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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간도서

강최현숙 시집, 『숲속 헌책방에서』

by 푸른사상 2025. 9. 18.

분류--문학()

숲속 헌책방에서

강최현숙 지음푸른사상 시선 212128×205×10mm16813,000

ISBN 979-11-308-2322-5 03810 | 2025.9.12

 

 

■ 시집 소개

 

흙냄새 나는 초록빛 사랑을 노래하는 시집

 

강최현숙 시인의 시집 숲속 헌책방에서가 푸른사상 시선 212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사람들의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는 헌책방의 서가 사이에서, 그리고 진한 흙냄새가 나는 자연 속에서, 가난했지만 사람의 온기를 잃지 않은 날들을 노래한다. 그 노래는 시인의 몸 안에 유전된 초록빛 사랑이다.

 

 

■ 시인 소개

 

강최현숙

경북 영주에서 살고 있다. 문학세계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 목차

 

1부 푸른 우물가

흙수저로 빚어주세요 / 장날 / 지구 이동 / 초록 / 푸른 우물가 / 품다 / 누구보다 당신이 필요합니다 / 그 여자 하이힐 / 수의에는 호주머니가 없다 / 하얀 눈 밟아서는 안 된다 / 휴지통 / 검정 잉크 / 쪽잠 / 태백 고지에서 / 삶에서 죽음으로 / 엄마와 아가 / 희방폭포

 

2부 엄마와 나팔꽃

술이 중얼거린다 / 숲속 헌책방에서 / 새벽 종소리 / 동생 / 엄마가 보고 싶으면 사과밭으로 간다 / 양말을 벗는다 / 여름 결핍 / 이런 생각도 하면서 / 엄마와 나팔꽃 / 인연 / 억지 춘양역 / 아버지를 읽다 / 이팝 / 쑥떡 쑥떡 / 손수건의 기록 / 손자 하미니 / 불면의 밤 / / 시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 엄마 손 두부

 

3부 부석사 노을

소나기 / 묵상 / 빨강 털실 / 부석사 노을 / 바다는 여름이었고 나는 겨울이었다 / / / 부부 / 바다 효과 / 몽당연필 / 만개 / 마라의 지배 / 비 오는 오후 / 바늘귀 / 목련꽃 아래에서 / 말 냄새 / 마른 꽃 / 무섬 외나무다리

 

4부 검정 교복

각설탕 / 은둔으로 오는 봄 / 강탁구 / 검정 교복 / 고등어 / 결혼 행진 / 그 십자가 / 들꽃 한 송이 / 그러한 것이 그러하다 / 따뜻한 슬픔 / 각설이 / 꽃씨 / 당신을 공부합니다 / 노랑 / 기다리겠습니다 / 달맞이꽃

 

작품 해설 : 전원과 도시적 삶이 교차하는 공간에서 부르는 노래 _ 구본결

 

 

■ 시인의 말

 

손톱처럼 자라나던 시간이 담겨 있고

입에서 자꾸 맴돌아 지울 수 없었다

 

반려 시

한 다발 묶어서 안부를 전하고 싶었다

그대 창가에 살짝 두고 오겠습니다

 

당신을 생각할 뿐 당신을 볼 수가 없다

 

누구나

기다림이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 추천의 글

  

강최현숙의 시 세계를 움직이는 사랑은 몸 안에 유전된 것이기에 흙냄새가 나고, 초록색을 띠어 외롭지 않다. 쉽게 부서지지 않는 손금 같은 운명에 흔들리면서도 나무처럼 바람 속을 걷는다. 숲이 숲속에서 숨결을 나누듯이 사람 속에서 온기의 품을 전한다. 이쪽에서 피고 저쪽에서 진다고 해도 서로 마주 보면 꽃이 되듯이 시인의 사랑은 슬픔을 감당하는 별처럼 어둠 속에서 빛난다. “한 가지를 위해 아홉 가지를 잃어버리는 다짐”(기다리겠습니다)으로 마른 손끝에 등불을 켜는 그 사랑이 통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얼마나 메마르고 무서운가? 아침이 오면 문을 나서듯 시인은 당신을 멀리할 이유가 없다고, 오늘 함께할 존재는 당신뿐이라고 지문 묻은 약속을 잊지 않고 꽃씨를 뿌린다. “캄캄한 새벽으로 오는 아침은 더 맑고 단단하다”(인연)는 것을 의심하지 않고 나팔꽃 같은 사랑을 부르는 것이다.

맹문재(시인·안양대 교수)

 

 

■ 작품 세계

  

강최현숙 시인이 엮어낸 창작시집 숲속의 헌책방에서는 농촌에서 성장기를 보내고 도시에서 대부분의 삶을 살아온 우리의 이야기를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어 한다.

시란 무엇인가? 문학의 한 장르로서 운율과 리듬, 이미지를 통해 인간의 다양한 정서 사랑 슬픔, 기쁨, 분노 등을 함축적, 성찰적으로 표현하여 독자를 설득하고 감동을 주어 마음을 정화시키는 행위의 노래라고 생각된다. 독일 존재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오늘날 세계는 사물들이 고유하고 신비로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곳이 아니라 욕구와 욕구 충족의 수단으로 착취당하고 있으며, 이런 시대에 인간의 소명은 시인으로서 지상에 거주하는 것이며 인간과 사물과의 신비를 경험하면서 존재의 소리를 듣고 이를 대변하여 노래하는 삶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며 이렇게 살 경우 우리에게 참된 기쁨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우리의 70년대 80년대는 아직 소가 밭을 가는 자연이 건강하게 숨 쉬고 인간이 자연의 품에 안기듯 살아가던 시대였으며, 이런 시대를 살아낸 우리에게는 지금 젊은이들이 경험할 수 없는 가난했지만 건강한 정서가 가슴에 깊숙이 깃들어 숨 쉬고 있다고 생각된다.

(중략)

강 시인은 독서를 좋아하는 시인이다. 누가 책을 들고 있으면 그 사람보다 책의 표지를 먼저 살피고 궁금해하는 성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숲속 헌책방에서라는 시에 시인의 이런 성향이 잘 드러나 있다. 책이 좋아 자신이 서가에 꽂혀 책과 친구가 되고 말을 나누고 싶은 시인.

책 속에는 지구 위에서 살다 간 인간들 삶의 이야기가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헌책방 서가와 서가 사이에서 이 강물을 물끄러미 바라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는 시인이 보이는가? 누군가가 훗날 밑줄을 치며 읽어줄 시 한 줄을 구상하는 시인의 고민이 가슴에 와닿는가? (후략)

구본결(문학평론가 · 시인) 해설 중에서

 

 

 

■ 시집 속으로

 

숲속 헌책방에서

 

 

멈추었던 시간이 누워서도 앉아서도 기다리고 있다

숲은 잠들어 있어도 많은 말들을 품고 있다

 

긴 침묵은 누구의 입속에서 말이 될 수 있을까

 

역사는 흘러오고 흘러가고 시간 밟고 걸어온 사상이

아직도 못다 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 곁에 있어야 빛이 되는 것들이 있다

죽은 사람 책 곁에도 빛이 났다

 

별처럼 빛났던 언어 새것이 없는 하늘 아래에서

남은 이야기는 무덤 안에 흰개미로 더듬거리고 있다

 

그 누군가 내려놓음은 가지려는 자에게 돌아오려는 환희이며

긴장된 것들로 소용돌이치며 절박했던 순간 그 통증을 지나서

지금은 휴전 중이다

 

서가와 서가 사이를 지나며 말을 잠그고 한 권 책이 되어본다

 

세월은 흘러버린 것이 아니라 동일하게 유행처럼 여전히 지금도

과거가 될 준비를 하고 돌고 돌아갈 시간

여기에서 경계의 순간은 늘 출발이며 재구성이다

 

그 누가 서서 생각에 잠겼을 그 자리에 나도 지금 서 있다

먼 훗날

그 누군가 나를 읽고 밑줄 칠 그 행간에 서 있는 것이 아닐까

 

 

 

엄마가 보고 싶으면 사과밭으로 간다

 

 

그곳에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 표지가 있다

엄마 수채화가 그려져 있다

 

양손에는 나무 무늬가 묻어 있었고

증발시킨 시간들은 늘 그 자리에서 맴돌며 풍경이 되었다

 

가을빛은 선명하고 분명하고 충분해서

빨강 윤곽 모서리는 예민하지만 단단하다

 

사과가 익어간다

연약한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가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면 되는 것이다

 

푸른 몸 안으로 햇살이 들어가 붉은 등을 만들고

하얀 사과꽃잎은 살 속으로 유영하고 있다

 

숱한 환상을 어기며 비바람이 지나가도록 기다려준 시간

바람이 불면 붉은 사과가 떨어질까 하루가 흔들렸다

 

상처 모양이 지나간 자리 새들의 깃이 묻어 있다

 

쉽게 부서지지 않는 사랑을 가르치고 있다

 

사과는

꽃에서부터

나무에서부터

사람에게서부터

사과였을까

스스로 있었던 것일까

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엄마는 홍옥처럼 살았다

엄마를 먹으면 맛이 있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무작정 사과밭으로 간다

 

붉기 전에도 사과는 사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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