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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신간도서

박미현 시집, 『체위에 관한 질문』

by 푸른사상 2025. 8. 14.

분류--문학()

체위에 관한 질문

박미현 지음푸른사상 시선 210128×205×9mm15212,000
ISBN 979-11-308-2316-4 03810 | 2025.8.20

 

 

■ 시집 소개

 

슬픔의 서정성과 사회적 상상력

 

박미현 시인의 시집 체위에 관한 질문이 푸른사상 시선 210번으로 출간되었다. 시집 전체를 지배하는 정서는 슬픔이지만, 시인은 개인적인 슬픔에 함몰되지 않고 사회적 존재로서 살아가는 의미로 인식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며 함께 슬퍼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을 깊은 성찰과 시적인 형상화를 통해 일깨워준다.

 

 

■ 시인 소개

 

박미현

경기도 포천에서 태어났다. 시집 일상에 대한 모독』 『그리하여 결핍이라 할까, 그림산문집 혼자를 위하여가 있으며, 개인전시회 <박미현 시인의 그림으로 쓴 시(), 감정주의자> <기억과 기억의 숲> 외 단체전을 열었다. 한국문인협회와 부천미술협회 회원, 시온(ON) 동인과 부천신인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천시민연합과 크라스키노포럼 공동대표 등을 역임하는 등 시민운동을 하며 살고 있다.

 

 

■ 목차

 

1

슬픔의 방 / 혼자의 혼자 / 이중생활 / 작은 시 / 슬픔에 대하여 / 길 위에서 / 보문사에서 / 항공기() / 가을 / 같다 / 식물성 / 주소 / 이기적인 슬픔 / 향일암에서 / 죽음에 관한 보고 / 꽃이 피다 / 나는 조금 슬프다

 

2

너무 단순하고 아득한 / 숲의 날들 / 체위에 관한 질문 / 모모 / 창문 넘어 / 안녕 소나타 / 사라지는 모든 것 / ‘’ / 서로의 혼자 / 인간성 / 여행처럼 / 아프니까 씁니까 / 방심 / 들꽃 / / 헤어질 순간

 

3

오래된 슬픔 / 사회생활 / 구멍 / 잡초 / 벽제에서 / 슬픔은 항상 옳습니다 / 무슨 말이든 하는 게 좋습니다 / 아마도 / 그들도 우리처럼 / 디지털 자본주의 / 오래된 고독 / 평범을 위하여 / 오래된 내일 / 거리 / 오래된 미래

 

4

기일 / 딩딩딩 / 가족 / 여자의 여자 / 아메리칸 스타일 / 중년이 되어 / 이선균 / 가이드 / 아는 여자 / 고전적인 생활 / 아파트 / 그해 겨울 / 화투 치는 밤 / 우리 사랑 그 어느 날에 만날까

 

작품 해설 : 슬픔의 사랑론 _ 맹문재

 

 

■ 시인의 말

 

많고 많은 별들 중에서

  은하계 가장 변두리에 있다는

    지구라는 별에서 태어난 나는

       자주,

사랑하지 못해 불안했다

 

 

■ 추천의 글

  

박미현 시인은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기타 치며 노래하는 등 예술적으로 다재다능한 작가다. 더불어 억압적이고 비민주적 사회를 바꾸어보려는 모임이나 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시민운동가다. 이런 시인이 독자에게 나의, 너의, 우리의 체위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것은 비유다. 육체적 체위가 아닌 존재론적 체위다. 진실하게 진정성 있는 삶을 살고 있느냐는 질문이다. 대개 거짓으로 분칠한 가면을 쓴 삶을 산다. 그래서 시인은 독자에게 안간힘을 다해/소리다운 소리를 지른 적/아득한 깊이에 닿은 적/온전히 자신이 되어본 적 있으세요?”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에 대답을 준비하려면 성찰을 위한 혼자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인가? 시인은 광장으로 가는 지하철에서/혼자들과 따로 같이/나는 혼자였다고 고백한다. 그는 혼자를 방해하지 않혼자끼리” “혼자를 배려하는 서로의 혼자를 사유한다. 궁극의 건강한 사회는 비이성적 집합이 아닌 이성적 혼자가 모인 집합일 것이다. 박미현의 시를 만나 건강한 혼자를 사유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공광규(시인)

 

 

■ 작품 세계

  

박미현 시인은 누군가의 슬픔에 기대어 울기도 했지”(슬픔에 대하여), 결코 슬픔에 함몰되지 않는다. 오히려 슬퍼할 의무와 책임”(작은 시)을 인식할 정도로 슬픔을 껴안는다. 시인은 슬픔을 감상적이거나 비관적이거나 염세적으로 대하지 않고, 슬픔으로 인해 소외를 느끼지 않는다. 슬픔을 부정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슬픔의 존재 자체를 인정한다. 슬픔을 자기반성이나 극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동행한다.

슬픔에 대한 시인의 자세는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것으로 한정할 수 없다. 시인은 슬픔을 발생시키는 환경과 상황에 대해 주체적으로 대응한다. 슬픔을 타기하기보다 슬픔을 발생시키는 요인을 주시하는 것이다. 작품들에 나타난 슬픔은 시인의 감정 형태가 아니라 판단 형태이다. 시인이 바라는 희망과 열망이 여실히 반영된 것이다.

(중략)

시인의 슬픔 인식은 인간 존재의 근원은 물론 사회적 존재성을 일깨워준다. 시인을 둘러싸고 있는 시대와 사회에 적응하는 사람들의 삶의 의미를 인지시킨다. 결국 시인은 슬픔의 서정성을 토대로 사회학적 상상력을 추구하는 것이다.

맹문재(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 해설 중에서

 

 

■ 시집 속으로

 

체위에 관한 질문

 

체위를 가진 적 있으세요?

 

안간힘을 다해

소리다운 소리를 지른 적

아득한 깊이에 닿은 적

온전히 자신이 되어본 적 있으세요?

 

더 더

갈 때까지 간 적

다 다

벗은 적 있으세요?

 

아 아

느끼는 척

좋은 척

 

그럴듯한 비유와 상징으로

구멍을 속이고

상대를 속이고

 

관계를 유지시킨 적

그런 적 있으세요?

 

시를 쓴 적 있으세요?

 

 

서로의 혼자

 

혼자가 되고 싶은 혼자는

혼자 떠납니다

 

또 하나의 혼자가 곁에 있어도

혼자끼리는 말을 걸지 않습니다

 

혼자를 방해하지 않습니다

혼자끼리는 혼자를 배려합니다

 

혼자는 혼자 시간을 잘 보낼 궁리를 합니다

실없이 기침을 하고 책을 읽고 영화를 봅니다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 허리를 비틉니다

 

창밖으로 시선을 두거나

생각을 끄집어내서 뒤집어봅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가까이에 있는 혼자를 위해

혼자는 혼자가 되기 위해 애를 씁니다

 

혼자들은

혼자들 속에서

서로의 혼자가 되어줍니다

 

 

슬픔은 항상 옳습니다

 

요일입니다

혼자라고 혼자 말하는

시간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뭐라도 되고 싶었던

평범 혹은 욕망 뒤의

깨달음은 언제나 늦게 도착하고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고

말을 하면서 말을 멈추고 싶고

나무 아래서 비를 피한 후부터

세상 모든 나무가 우산으로 보이고

비명을 지르며

우리들이 향하는

플라스틱처럼 나쁜 세계는 끊을 수 없고

너무 오래된 미래

나는 나를 믿을 수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인간을 잃어버린

우리를 견딜 수 없지만

우리는 우리를 구하지 않습니다

혁명이 죽고 세상이 죽고

죽었는데 죽지 않고

우리는 지은 죄를 또 짓습니다

요일입니다

슬픔은 항상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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