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류 - 문학(소설)
비늘
이수현 지음|푸른사상 소설선 72|145×210×13mm|208쪽
18,500원|ISBN 979-11-308-2325-6 03810 | 2025.9.26
■ 도서 소개
가족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을
함께 치유하고 구원하는 이야기들
이수현 작가의 장편소설 『비늘』이 푸른사상 소설선 72로 출간되었다. 작품의 화자이자 주인공인 강도희는 가정폭력의 희생자였고 감정 무표정증 환자인 이혼 전문 변호사이다. 그는 가정폭력, 이혼, 양육비 소송 등으로 만나는 의뢰인들과 교류하며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치유하고 스스로도 치료받는다. 거대한 상처를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아물 것을 믿고 나아가는 작가의 희망은 아름답고도 인간답다.
■ 작가 소개
이수현
199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20년 『충북작가』 신인상,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2021), 세종문화재단 청년예술지원금(2023), 한국콘텐츠진흥원 뉴미디어 신기술 콘텐츠 랩 운영 지원사업(2025) 등에 선정되며 창작의 지평을 넓혀왔다. 소설집으로 『유리 젠가』, 에세이집으로 『기록하는 태도』가 있다.
■ 목차
작가의 말
1 배드 파더스
2 비늘 뒤의 얼굴
3 겨울의 끝자락
4 빈자리
5 비늘의 증명
6 물물교환
7 눈먼 진실
8 황금빛 축복
■ 작가의 말 중에서
어린 시절, 저는 종종 상처 위에 비늘이 돋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깊게 벗겨진 상처는 검붉게 부풀어 스치기만 해도 따끔댔고,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통증은 무뎌지지 않았어요. 딱지가 생기기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오래 걸렸기에, 차라리 살처럼 단단한 비늘이 차오른다면 더는 아프지 않을 것만 같았습니다.
달리다 넘어진 무릎의 상처뿐 아니라,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이 남긴 마음의 생채기, 차가운 시선과 비교, 질시의 언어들까지. 어쩌면 우리는 모두, 작고 연약했던 시절부터 보이지 않는 흔적을 품고 자라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치유되지 못한 감정은 시간을 거슬러 온기를 밀어내고, 끝내는 스스로를 차가운 고통 속에 가두곤 했지요.
『비늘』은 얼어붙은 마음에서부터 빚어낸 이야기입니다. 사랑받지 못한 인간이 타인의 상처를 마주하며, 조금씩 제 몫의 비늘을 벗겨내고, 누군가에게는 단단한 보호막이 되어주는 민낯의 이야기. 우리가 선 자리의 흔들림과, 아스라한 경계에서 느끼는 철저한 고립감, 그러함에도 타인을 향해 손을 내미는 순간을 기록하고자 했습니다.
■ 추천의 글
결정적인 것은 ‘비늘’과 ‘황금빛 인면어’의 형이상학이다. ‘비늘’의 중층적-다층적 의미 부여를 통해, 소설 장면 장면마다에서 독자들은 ‘동고로서의 연민’이라는 감정을 요청받는다. 요청이므로 ‘요청의 형이상학’이다. 『비늘』은 사회적 소설을 넘어 ‘형이상학 소설’이 된다. 그러므로 구원의 가능성이다. 개인 강도희의 구원, 그리고 강도희에 의해 고통의 나락에서 벗어난 자들의 구원이다. 동고적 연민은 과도해야 하고, 우리는 되도록 많이, 과도(過度)하게, 그것에 합류해야 한다.
― 박찬일
딱지는 언제고 떨어진다지만, 비늘은 이미 생살과도 같아서 평생을 따라붙는다. 그것을 어찌 벗겨낼 것인가. 어떻게 해야 그 비늘에서 벗어난 삶을 살 수 있을까. 소설의 주제와도 맞닿는 이 질문 앞에선 누구라도 속 시원히 답을 내놓기가 힘들다. 그만큼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전제로 써 내려간 소설. “내 안의 상처를 끌어안고도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강인한 마음”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소설을, 한 겹 한 겹 비늘을 벗기듯이 힘겹게 읽었다. 그럼에도 남아 있는 비늘이 있다면 그것은 이제부터 독자의 몫일 것이다. 나는 내 몫의 비늘을 보느라 벌써 괴롭다.
― 김 언(시인,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 교수)
■ 출판사 리뷰
“비늘은 상처가 아니라, 살아냈다는 증거야.”
이수현 작가의 장편소설 『비늘』(푸른사상 소설선 72)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폭력과 그로 인해 남겨진 상처를 직시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강도희는 가정폭력의 희생자이자 감정 무표정증 환자인 이혼 전문 변호사입니다.
그는 가정폭력, 이혼, 양육비 소송 등으로 만나는 의뢰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조금씩 치유의 길을 찾아갑니다.
소설 속에는 낯설고도 신비로운 존재가 스쳐 지나갑니다.
인면어. 인간과 닮았지만 물속에서 살아가는 그 형상은,
우리 안에 잠재된 고통과 생존의 본능, 그리고 어쩌면 다른 차원의 가능성을 은유합니다.
『비늘』은 리얼리즘적 서사 위에 SF적 환상성을 겹쳐 놓음으로써,
독자가 현실의 상처와 환상의 문턱을 동시에 경험하게 합니다.
도희와 의뢰인들이 지닌 ‘비늘’은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살아남아 온 흔적이며,
동시에 새로운 힘으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의 징표가 됩니다.
『비늘』은 묻습니다. 이 책의 무엇이 독자들의 심중을 깊이 파고드는 걸까.
많은 독자들은 제 살갗에 맞닿아 있는 비늘을 마주하며,
그것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용기와 살아낸다는 의지를 배웁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오래된 상처와 대면할 힘을 얻고,
또 어떤 이는 타인의 고통에 다가서는 연대의 손길을 배운다고 고백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왜 『비늘』을 읽어야 할까요.
가정 안에서의 폭력, 양육비 미지급, 무너진 가족 관계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그림자이기 때문입니다.
『비늘』은 그 어두운 강을 건너는 일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서로의 상처가 빛을 반사하며 구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상처를 직시하는 용기,
타인의 고통을 감각하는 연대,
그리고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희망.
『비늘』은 우리 모두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비늘은 어떤 모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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