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5 신간도서

이사람 청소년시집, 『나는 너의 빨판상어였어』

by 푸른사상 2025. 6. 18.

분류--문학(), 청소년문학

나는 너의 빨판상어였어

 

이사람 지음청소년시집 8128×210×8mm12815,000

ISBN 979-11-308-2285-3 43810 | 2025.6.20

 

 

■ 시집 소개

 

우리 모두 누군가의 바다를 함께 건너는

빨판상어 같은 존재일 거야

 

이사람 시인의 청소년시집 나는 너의 빨판상어였어가 푸른사상의 <청소년시집 8>로 출간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중한 친구에 대한 우정과 사랑 사이 그 어디쯤의 설레는 감정을 시인은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삶에 대한 이치를 깨달아 가는 청소년기의 성장 과정을 세밀한 감각과 시어로 그렸습니다.

 

 

■ 시인 소개

 

이사람

2016매일신문신춘문예에 동시, 2014동양일보신인문학상에 동화, 2013시산맥신인상에 시로 등단했다. 동시집으로 아빠는 쿠쿠 기관사』 『혼자가 아니야』 『학교 사용 설명서, 동화책으로 새들의 세탁소』 『너의 이름은 해리, 시집으로 지구에서의 마지막 여행이 있다.

 

 

■ 목차

 

시인의 말

 

1부 나는 너의 빨판 상어였어

우산 / 착각 / 꿀벌 / 공약수 / 몽돌 / / 매듭 / 함께 걷던 길 / 너라는 위로 / 돌아오는 길 / 그림 그리기 / 나는 너의 빨판상어였어 / 사랑 / 그땐 그랬지 / 사과

 

2부 단추의 꿈

거북이 / 절친 / 진로 / 우리의 사계절 / 괜찮아, 너 정도면 / 선입견 / 계란으로 바위 치기 / 장애물이 아닐 거야 / 단추의 꿈 / 호랑이 사냥 / OMR / 이용 / 장애 / 삼각 김밥 / 사막

 

3부 엄마의 자동차 경주

인형 뽑기 / 꽃에 물 주기 / 시간이 필요해 / 병원 가는 길 / 엄마의 자동차 경주 / 애착 인형 / 힘들었겠다 / 보풀이 피던 날 / 흐린 날 / 첫 단추 / 혼자 있기 / 비스듬히 / 현관 거울 / 선인장 / 편지

 

4부 아직 오지 않은 우리들의 안녕에게

마중물 / 미련 / 마지막 메시지 / 아직 오지 않은 우리들의 안녕에게 / 추억 / 지각 / 낙엽 편지 / 사랑이란 / 책갈피 / 녹지 않는 눈사람 / 언덕 위의 한 그루 나무 / 너 없는 풍경 / 달랐을 뿐이야 / 다이소 / 구불구불한 길

 

해설너와 나의 안녕을 위하여_박덕규

 

 

■ '시인의 말' 중에서

 

살다 보면 진짜 마음이 쉽게 상하고 관계가 생각처럼 안 풀릴 때 많잖아. 그냥 별거 아닌 일이었는데 그땐 왜 그렇게 크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 근데 나만 그런 거 아니더라.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그런 시기를 한 번쯤은 겪었을 거야. 그때는 진짜,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쿵 내려앉고, 괜히 계속 생각나고…… 마음이 쉽게 아팠지. 근데 그게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아. 그만큼 진심으로 누군가를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했단 뜻이니까. 아마도, 우리가 서로를 너무 가까이서 들여다보려고 했던 거 아닐까? 그러다 보니 작은 일도 크게 느껴지고, 서운함도 오래 남고 그랬던 거지.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 마. 그런 마음들도 언젠가는 모두 사라질 테니. 마치 새벽에 내린 첫눈처럼, 언제인지도 모르게 그치고 따뜻한 햇살에 녹아내리듯이. 지금 느끼는 그 서운함이나 아픔도, 사실은 우리가 자라고 있다는 신호일 거라 생각해. 진심이 있었다는 증거니까. 괜찮아질 거야.

 

 

■ 작품 세계

  

이사람의 청소년시는 이처럼 어른스럽다. 그냥 어른 흉내가 아니다. 청소년으로서 내적 성숙 과정에서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진리에 도달해 가는 과정을 내재화한 것이다. 이사람 청소년시집은 시적 화자나 대상에게 성별을 부여하지 않고 감정 상태를 드러내는 데 익숙하다. 그 덕분에 청소년들 사이에서 생기는 친숙 관계를 우정과 사랑 사이의 것으로 절묘하게 그려 낸다. 한편 청소년기에 세상에 대한 이치를 깨달아 가는 성장의 과정을 세밀하고 미세한 언어 감각으로 드러낸다. 또한 자칫 청소년기에 자신의 실제 감정을 숨기고 짐짓 어른스러워하는 태도로 자신을 위장하는 습관을 진정 긍정적인 성장 과정으로 치환해 한 편 한 편 모양 좋은 시적 형태를 얻어 낸다. 이사람의 청소년들은 아직 오지 않은 우리들의 안녕을 진정한 안녕으로 기대할 수 있는 성숙한 청소년이다.

  박덕규(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 해설 중에서

 

 

■ 시집 속으로

 

나는 너의 빨판상어였어

 

아무도 모른다

내가 너에게 기생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네가 나에게 사랑을 주었고

내가 네게 사랑을 주었지

 

네가 외롭고 어두운 바닷길을 갈 때

난 항상 너와 함께였어

 

먼 훗날 어느 바다 골짜기에

네가 자신을 버려 두고 움직이지 않을 때

비로소 너를 떠나는

 

네가 더는 외로움을 모를 때

깊고 어두운 그 바닷길을 되돌아오는

나는 너의 빨판상어였어

 

 

절친

 

짜장면 먹을 때

단무지처럼

 

라면 먹을 때

김치처럼

 

너를 만나면

다른 친구 생각이 안 나는데

 

다른 친구를 만나면

꼭 네 생각이 나

 

 

마지막 메시지

 

아주 한참이나 지나서

잘 지내지, 라는 문자가 왔어

 

너무 야속한 마음에

아무렇지 않은 듯

평상시처럼 잘 지낸다고 답했어

 

그랬더니 잠시 후에

잘 지내 줘서

고맙다는 짧은 답장이 왔어

 

만일

다시 문자가 오면

 

솔직하게

나 너무 힘들다고 말할 생각이었어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그 후로

다시는 문자가 없더라

 

 

 

추억

 

함께한 시간이

서로에게 거짓이었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

 

그건

얼룩으로 남겠지만

 

함께한 시간이

서로에게 진실이었다면

 

시간이 지난 후에

 

그건

무늬로 남을 거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