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역사, 인문, 역사지리, 한국사
교하와 염하 사이 : 한강 하구 조강 이야기
윤기묵 지음|푸른사상 산문선 58|145×210×18mm|304쪽
22,000원|ISBN 979-11-308-2278-5 03910 | 2025.6.10
■ 도서 소개
백제, 고려, 조선에 이르는 긴 역사와 함께한 조강에서
이제 미래의 희망을 찾는다
윤기묵 시인의 역사에세이 『교하와 염하 사이』가 푸른사상 산문선 58번으로 출간되었다. 김포를 중심으로 조강이 시작되는 파주 교하에서 강화 말도까지의 산하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역사지리 이야기는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동시에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계승해야 할 것인가를 일깨워준다.
■ 저자 소개
윤기묵
2004년 『시평』에 시와 산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역사에세이 『만주 벌판을 잊은 그대에게』 『역사의 파편』 등과 시집 『역사를 외다』 『외로운 사람은 착하다』 『촛불 하나가 등대처럼』 『곰팡이도 꽃이다』 등을 펴냈다. 김포와 정선을 오가며 기계 공작소와 잼 공방, 맥주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 목차
■ 프롤로그
제1부 조강물참
물골을 찾아서
한강에 깃든 백제
오두잣 이야기
교하 천도론
통일한국의 수도
김포는 포구다
조강을 노래함
조강물참
제2부 갑비고차
소금강 염하
갑곶과 월곶 강화가 되다
귀양도 살기 나름
강화 고려왕릉
개경에서 한성으로
강화학파
강화, 조선의 근대를 열다
한말사대가
제3부 평화누리
염하 철책길
조강 철책길
한강 철책길
행주나루길
반구정길
율곡길
임진적벽길
■ 에필로그
■ 참고문헌
■ 프롤로그 중에서
“한강 하구 조강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교하와 염하 사이』는 김포를 중심으로 조강이 시작되는 파주 교하에서 강화 말도까지 우리 산하가 들려주는 역사지리 이야기이다. 남북이 분단되면서 접경지역이 되어버린 탓에 접근이 쉽지 않고 그나마 남아 있던 유적들도 군사적 목적에 의해 훼손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지역은 우리 역사의 보고라 할 만큼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더욱이 조강은 분단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북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역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곳이라서 ‘공유하고 공존하는 평화’의 산 교육장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비록 군사분계선을 나타내는 부표만 강물 위에 떠다니고 있지만, 언젠가는 배를 띄워 조강을 건널 날이 꼭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포에서 25년을 살았지만 조강의 역사성을 잘 알지 못했다. 한강 하구라는 지명이 더 익숙했고 접경지역이라 금단의 땅으로만 알고 있었다. 파주 오두산 전망대에서 김포 문수산성에서 그리고 강화 연미정에서 그저 바라만 보았던 조강이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서 민용 선박의 자유 항행을 허용하였지만 지난 70년 동안 뱃길은 전혀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2,000년 역사의 포구가 제일 먼저 사라졌다.
그사이 김포는 서울과 인천에 많은 땅을 내어주고 팽창하는 도시의 변두리로 밀려났다. 개발은 제한되었고 출입은 통제되었다. 이러한 김포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의 희망을 옛 포구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학술대회가 열렸고 보고서가 발간되었다. 통일한국이 도래하면 조강과 김포가 재차 한반도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을 확신하는 듯했다. 담론의 확산이 필요했다. 졸렬한 필치나마 담론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 이 글을 썼다.
■ 출판사 리뷰
920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하천이 모여서 이루어진 큰 강, 바로 한강이다. 그 이름 자체가 큰 강이라는 뜻이다. 장대한 규모 때문인지, 한강은 지역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랐다. 그중에서도 할아버지의 강이라는 뜻의 조강(祖江)이라 불렸던 한강 하구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한다. 조강은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파주 교하(交河)부터 김포와 강화 사이의 해협을 가리키는 염하(鹽河)까지, 여기에 예성강이 합류하는 큰 물길이다. 한성백제의 수도 위례성과 고려의 수도 개경, 조선의 수도 한성이 모두 연결되는,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물길인 것이다.
역사에세이 『교하와 염하 사이』는 이곳 조강의 역사성을 조명한다. 천 몇백 년 전 역사에 묻힌 한성백제 시절부터 활발한 물류의 거점이었고 전략적 요충지였던 조강은 한반도 역사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조선시대에는 천도론이 불거지기도 했던 교하, 고려 대몽항전기의 임시 수도였고 구한말에 이르러서는 외세의 침입에 시달렸으며 양명학으로 시대의 변화를 이끈 강화학파가 활동했고 마침내 일본과 체결한 강화도조약의 현장이 된 강화도, 수십 개의 포구로 둘러싸인 수운의 중심지였던 김포에 얽힌 역사적 사실을 풀어낸다. 현대에 이르러서 조강은 북한과의 접경지역이 되어 물길은 막혔고 남북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역이라는 건 명목뿐이지만, 작가는 194킬로미터에 이르는 평화누리길을 답파하며 아득히 북녁이 바라보이는 통일전망대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져본다.
■ 책 속으로
『삼국사기』에 기록된 관미성의 입지 조건을 보면 ‘사면이 가파른 절벽으로 바닷물이 둘러싸고 있다’고 하여 마치 바닷가 섬에 위치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이로 인해 학자들 중에는 강화도의 하음산성과 교동도의 화개산성을 유력한 관미성 후보로 비정한 이도 있다. 오두잣은 바다가 아닌 강가에 위치하고 있어 기록의 입지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조강은 밀물과 썰물의 높이 차이가 무려 9미터에 이르는 세계적으로 조차의 규모가 큰 강이다. 밀물로 인해 오두잣이 바닷물에 둘러싸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거나 아니면 조수간만의 차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부족하여 바닷가 섬에만 주목했던 것은 아닐까? (50쪽)
최창조 교수의 바람대로 우리나라가 통일된다면 통일 수도로서 교하가 선택될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처음 주장으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지금 교하에는 운정 신도시가 건설되었으며 계속해서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고 있다. 교하의 너른 벌판에 평지룡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도 통일한국의 수도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통일한국에는 당연히 새로운 수도가 필요한데 남북한의 민심이 하나 되고 통일한국이 세계의 강국이 되는 풍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과 평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개발이 안 된 바닷가의 처녀지”를 풍수 조건으로 제시하며 서울, 교하, 김포, 강화도의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김포를 지목했다. (71쪽)
고분군이 발견된 마을은 여전히 ‘능골’이나 ‘고려장터’로 불리는 곳이 많다. 마을 주민들의 전언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때부터 최근까지도 도굴이 빈번히 행해졌다고 한다. 그때마다 청자 파편과 더불어 종종 석상이 발견되곤 했는데 노출되지 않은 유구가 어디에 얼마나 묻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노출되어 있는 무덤은 대부분 활석조 석곽묘지만 개중에는 판석조 석관묘도 있어 피장자의 신분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39년의 짧은 강도 시절 고려 역사의 파편을 강화도는 아직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158쪽)
강화도가 다시 경기도로 환원되어 우리 역사에서 차지했던 위상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재정 자립도 차원이라면 신도시 조성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와의 통합도 고려해볼 만하다. 대도시 특례를 받고 있는 김포시의 인구는 벌써 50만이 넘었다. 강화도가 섬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김포와 연결된 두 개의 다리(강화대교, 초지대교) 때문이므로 생활권도 김포와 일치한다. 무엇보다도 통일한국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김포와 강화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하나로 결집시킬 필요가 있다.(296쪽)
'2025 신간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사람 청소년시집, 『나는 너의 빨판상어였어』 (4) | 2025.06.18 |
---|---|
윤기묵 시집, 『곰팡이도 꽃이다』 (3) | 2025.06.13 |
이길환 역사소설, 『후백제의 한』 (5) | 2025.06.05 |
이윤영 외, 『애니메이션만 봐도 공부가 된다』 (7) | 2025.05.29 |
신웅순, 『추사 김정희 서화에 빠지다』 (6) | 2025.05.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