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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간도서

유민영 학술서, <북한 연극사>

by 푸른사상 2024. 12. 5.

 

 

분류-- 북한 연극, 연극사

 

북한 연극사

: 김일성 원작, 김정일 총연출의 70년 공연사

 

유민영 지음|학술총서 66|160×232×30mm(하드커버)|496쪽

48,000원|ISBN 979-11-308-2194-8 93680 | 2024.12.5

 

 

■ 도서 소개

 

북한 연극의 변천 과정을 최초로 심층 연구한 북한 연극 통사

 

연극평론가 유민영 교수(단국대학교 명예교수)의 『북한 연극사』가 푸른사상사의 학술총서 66으로 출간되었다. 식민지 시기에 발생한 프롤레타리아 연극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주체성’이라는 미명 아래 독특한 연극 양식을 구축해온 북한 연극의 변천 과정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그 한계와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 저자 소개

 

유민영

경기도 용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및 같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연극학과에서 수학하였다. 연극평론가이며 문학박사. 한양대학교 국문학과 교수와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방송위원회 위원, 예술의전당 이사장,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장 및 석좌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단국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연극산고』(1978) 『한국현대희곡사』(1982) 『한국연극의 미학』(1982) 『전통극과 현대극』(1984) 『한국연극의 위상』(1991) 『한국근대연극사』(1996) 『한국근대극장변천사』(1998) 『20세기 후반의 연극문화』(2000) 『격동사회의 문화비평』(2000) 『문화공간 개혁과 예술발전』(2004) 『한국인물연극사』(전2권, 2006) 『한국연극의 사적성찰과 지향』(2010) 『한국근대연극사 신론』(전 2권, 2011) 『인생과 연극의 흔적』(2012) 『한국연극의 아버지 동랑 유치진-유치진 평전』(2015) 『한국연극의 거인 이해랑』(2016) 『무대 위 세상 무대 밖 세상』(2016) 『예술경영으로 본 극장사론』(2017) 『풍성한 문화예술계의 명암』(2019) 『사의 찬미와 함께 난파하다–윤심덕과 김우진』(2021) 『21세기에 돌아보는 한국 연극운동사』(2022) 등이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 서론 : 프로극의 발생으로부터 21세기 현황까지

 

제1부 분단 이전의 프롤레타리아 연극

 

제1장 프롤레타리아 연극의 출발

제2장 해방 직후의 프로연극운동

 

제2부 분단 초기의 북한 연극

 

제3장 희곡으로 본 분단 초기 북한의 실상

제4장 분단 직후 북한의 연극

제5장 한국전쟁과 연극의 변화

 

제3부 김일성 우상화 수단으로서의 연극

 

제6장 1970년대 연극의 혁명

제7장 혁명가극 시대의 개막

제8장 연극예술 시책과 드라마투르기

제9장 <성황당>식 연극 방식의 새로운 시도

 

제4부 급변하는 정세 속 북한 연극의 과제

 

제10장 1990년대의 정치적 급변과 주체연극의 행로

제11장 21세기의 북한 연극

 

■ 결론 북한 연극은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 참고문헌

■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남북한을 통틀어서 2024년 가을에 드디어 남한 쪽에서 오랜만에 북한 연극 통사가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책이 나오는 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왜냐하면 어느 분야든 역사 서술에는 풍부한 사료가 기본이고 저자는 자유로운 환경에서 사실을 기술할 수가 있어야 하는데, 지난 시절 남북한 양측 모두는 그 두 가지를 충족할 수 없는 악환경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당사국인 북한에서 건국 80년이 가까워 오는데도 제대로 된 연극사가 나올 수가 없었던 것은 아무래도 역사 서술의 두 가지 기본 조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일 것 같다.

한편 남한에서도 남북의 경직된 대치 상황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 서적만 소지해도 불온문서로 취급되어 엄한 법에 저촉되었기 때문에 북한 연구는 생각도 못 했었다. 그런데 단 한 번 1970년대 중반에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단법인 북한연구소(소장 김창순)가 각 분야 학자들을 동원, 처음으로 북한의 전 분야 연구를 시도함으로써 북한정치론, 북한경제론, 북한국방론, 북한외교론, 북한문화론 등의 책자를 처음 발간한 적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공연예술에 관한 테마를 의뢰받아서 「북한의 무대예술」이란 논문을 발표하여 북한 연극 연구의 단초를 제시했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흐른 뒤에 남한은 개방사회가 되어 북한의 사료들을 자유롭게 관람하고 연구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필자는 북한 연극사를 쓰기에는 좀 더 시간이 지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2000년대 들어서 조금씩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고, 곧바로 본격 작업에 들어가 장장 5년여 만에 드디어 집필을 완료케 되었다. (중략)

이처럼 몸이 망가지면서까지 나는 학자로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너무나 허망했다. 왜냐하면 저들의 연극 행위란 결국 극장국가(劇場國家)인 북한이라는 극장 안에서 김일성이 쓴 희곡들로 김정일이 연출한 작품을, 동원된 인민 2천만이 관람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령 혁명가극이니 <성황당>식 혁명연극 같은 것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 연극사라는 것도 압축해 보면 김일성 원작, 김정일 총연출의 70여 년 공연사라고 규정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바로 그 점에서 북한에서 하고 있는 이러한 연극 행위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출판사 리뷰

 

분단 70년, 남북한 간의 이질성이 점점 심화될수록 북한의 사회 문화를 연구해야 하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연극학자이자 평론가인 유민영 교수는 식민지 시기에 발생한 프롤레타리아 연극부터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주체성’이라는 미명 아래 독특한 연극 양식을 구축해온 북한 연극사와 희곡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 그 한계와 전망을 제시한다. 김일성 원작, 김정일 총연출의 70년 공연사를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한 것이다.

격동의 시대, 극심한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겪은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되었고, 예술계 또한 좌우로 양분되었다. 남쪽에서는 반일·반공을, 북쪽에서는 반일·반외세(반한·반미)를 바탕에 깔고 각각의 연극 양식을 구축했다. 저자는 북한의 희곡을 통해 북한 연극의 연출, 무대, 음악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사회의 변화에 북한 연극이 어떤 방식으로 조응하는지 살펴본다.

한국 연극은 혁명과 산업화, 민주화의 과정을 거치며 세계연극 조류를 받아들여 다양하게 발전한 데 반해, 북한 연극은 마르크스·레닌 세계관에 입각하여 김일성을 우상화하는 이념의 도구 및 무기로 전락했다. 송영, 신고송 등 월북작가들이 일제강점기 독립투쟁을 중심 소재로 프로연극을 전개하며 북한 연극의 토대를 마련했으나, 1946년을 분기점으로 북한 공산주의는 모든 문화예술 활동에 엄격한 통제를 가했다.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예술은 국가 이데올로기를 선전‧선동하는 수단이 되었다. 김일성이 항일혁명투쟁 시기에 직접 쓴 각본을 1960년대 말부터 김정일의 지도로 다시 가극으로 각색한 혁명가극이 북한의 예술계를 주도하기도 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기초하여 혁명적인 주제와 내용을 독창적인 표현방법으로 만든 나름의 무대양식을 창조한 것이다.

어느 시대 어떤 사조나 형태의 연극이든 그 본질은 변함없이 세상사 제반 문제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때, 적어도 북한에는 보편적 의미의 연극은 없고 껍데기만 존재한다고 이 책의 저자는 지적한다. 나아가 북한 사회와 연극의 전망, 남북이 회복하고자 하는 문화적 동질성에 대한 답을 연극에서 찾아봄으로써 남북 문화교류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자 한다.

 

 

■ 책 속으로

 

이 시기 김일성이 ‘모든 것을 전후 인민경제 복구에로’라고 제창했듯이 모든 정치·사회·문화의 역량을 폐허화된 경제의 복구에 집중하면서 그 선전선동의 도구라 할 공연예술 기반 조성에 나섰다. 전쟁으로 파괴된 공연장과 영화관을 복구 수리하고, 작가들에게 복구건설 투쟁에 궐기한 선진적 노동계급을 형상화하도록 권유했으며, 작품의 테마는 6·25전쟁 미화와 대외적으로 소련 및 중공과의 친선을 선전하는 한편, 소위 미제의 만행을 규탄한다는 내용들로 꾸미도록 했다. 또한 이 시기에는 교조주의적 문예사조의 경향을 제거하는 데 주력하였고 전쟁으로 인한 민생고와 경제위기의 불평 불만을 무마하기 위하여 사상 교양에 중점을 두고 김일성 우상화에 적극적인 박차를 가하도록 했다. (118~119쪽)

 

북한에서 공연예술이 큰 전환점을 이루는 것은 1971년의 소위 혁명가극 출현부터이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집체적 창작 방법은 1970년대에 와서 통념화되는데 김일성만은 예외의 경우였다. 즉 김일성에 의해 주창된 1960년대의 혁명적 대작은 1970년대에 와서 혁명가극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리고 혁명가극을 중심에 놓은 본격적인 집체 창작의 시대가 전개되는 것이다. 북한이 집체 창작을 권장하게 된 것은 소위 중지를 모은다는 의미에서였으며, 집체 창작이 개인 창작의 제약을 극복하여 당의 정책을 실현시키는 수단으로 삼기가 편리하고 인민을 궐기시키는 동원적 역할을 수행하기에 적당하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개인 창작에는 그 작가의 감성과 주관에 따른 개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집체 수단으로 이를 제거할 수가 있다고 본 것 같다. 물론 이따금 예외도 두었는데, 그마저도 김일성과 몇 작가에 한정했다. (173쪽)

 

이어서 김정일이 한 일은 연극 개혁인데, <성황당>식 연극이 바로 그런 것이라 하겠다. 1978년 여름에 혁명가극을 대체한 새로운 연극으로 <성황당>이 국립연극단에 의해 무대에 올려졌는데, 조선예술총동맹 중앙위원회는 1928년에 카륜의 자쟈룬에서 첫 공연의 막을 올렸던 불후의 고전적 명작 <성황당>을 50돌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올리게 된 것이어서 뜻깊은 일이라고 선언한다. 이는 곧 김일성이 젊은 시절 항일독립투쟁을 하면서 창작했던 작품이었음을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성황당>은 주체시대에 맞는 새 형의 혁명연극의 시원을 열어놓은 기념비적 명작으로서 이 연극이 무대에 다시 오른 것은 북한의 연극예술 발전 역사에서는 물론 인류 문예사에 금문자로 아로새겨질 역사적 사변이라고 했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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