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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간행도서

황선열 평론집, <서정의 파문>

by 푸른사상 2023. 1. 27.

 

분류--문학평론, 문학비평

 

서정의 파문

 

황선열 지음|푸른사상 평론선 39|153×224×17mm|352쪽

29,500원|ISBN 979-11-308-2011-8 03800 | 2023.1.27

 

 

 

■ 도서 소개

 

끝없는 파문의 여정에 놓여 있는 서정시의 근원에 대한 탐색

 

황선열 문학평론가의 『서정의 파문』이 <푸른사상 평론선 39>로 출간되었다. 서정을 근원으로 한 다양한 시의 지평을 살펴본 글들을 묶었다. 시와 철학의 문제에 천착한 시인의 삶을 통해 시의 근원이 무엇인지, 아울러 서정의 힘이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근본이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변주를 거듭하는 서정시의 파문을 볼 수 있다.

 

 

■ 저자 소개

 

황선열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영남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되면서 문학평론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계간 『동화 읽는 가족』 기획편집위원, 청소년 문예지 『푸른글터』 편집주간, 『작가와 사회』 편집주간, (사)한국작가회의 부산지회 지역문학위원장·국제교류위원장·부산지회 지회장, 신생인문학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인문학연구소 문심원 원장, 계간 『신생』 편집위원이다. 저서로 『경계의 언어』 『회통의 시학』 『동양시학과 시의 의미』 『동화의 숲을 거닐다』 『아동문학의 근원』, 번역서로 『문심조룡』이 있다.

 

 

■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시인 허만하의 철학과 사유

시의 근원을 잃지 않는 서정의 힘― 시의 소통에 대하여

여순의 기억, 확대와 심화

 

제2부

깨달음과 실천궁행의 길― 시인 오정환의 유고시

마술의 언어, 언어의 마술사― 송찬호의 근작 시편

순수의 품성, 그 흰 바람벽― 이해웅 시의 지평

존재의 인식과 화엄으로 가는 길― 이월춘의 시세계

낯선 비유로 유영(遊泳)하는 언어의 심연― 배옥주의 시세계

부드러움에 스며 있는 강인함― 강정이의 시세계

아득한 적요(寂寥) 속에 피는 꽃― 박이훈의 시세계

생명에 대한 역동적 사랑― 오미옥의 시세계

섬농한 사랑의 힘― 주명숙의 시세계

부동(不動)과 변동(變動)의 어울림― 남기태의 시세계

사물의 형상을 비유로 끄는 힘― 최순해의 시세계

자연주의 시학의 확장― 박희연의 시세계

식물성의 시학― 김태의 시세계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시란 무엇일까? 시를 읽고 또 분석을 하면서도 늘 의문처럼 떠도는 물음이다. 시를 쓰는 행위만큼이나 힘들고 고단한 일이 시를 읽고 분석하는 것이다. 해묵은 시론들과 최근의 시론들을 두루 읽어보아도 시의 근원에 대한 물음은 시인들의 시만큼이나 다양하기만 하다. 시의 형식론이나 방법론의 준거를 따지지 않는다면, 시란 인간의 성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문학의 한 갈래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언어 기호가 다르고, 그 언어를 전달하는 방식도 다르니 시란 말 그대로 천차만별의 그림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의 품격도 다양하듯이 시도 그만큼 다양하다는 말일 것이다. 허리 구부리면 모두 시라고 하니 길가의 걸리는 돌부리만큼이나 많고 이름 모를 풀들만큼이나 다양한 것이 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시론도 다양하듯이 시의 방법론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끝없는 의문의 파장만 일어난다. 시의 행방을 찾아서 시집을 읽고 또 분석하면서 이제 시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 근원으로부터 생기는 파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서정시는 인간의 정서를 풀어낸다는 근본 취지에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형식의 변주를 거쳐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서정시는 끝없는 파문을 일으키며 변화하고 발전해왔다. 이번 평론집은 그동안 서정을 근원으로 한 다양한 시의 지평을 살펴본 글들을 한곳에 모은 것이다. 오랫동안 시와 철학의 문제에 천착한 시인의 삶을 통해서 시의 근원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피기도 했고, 서정시의 근원을 잃지 않으면서 서정의 힘이 무엇인지를 탐색한 시인들의 시를 살펴보기도 했다. 인간의 정서를 보다 나은 곳으로 향하게 하려는 시의 역할이 점차 다양하게 변화되어가고 있다. 서정시가 변화하더라도 그 궁극의 실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 근원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근본이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변주를 거듭하는 서정시는 끝없는 파문의 여정에 놓여 있다. 서정시가 시론과 비평, 시의 원리, 현실과 시의 대응과 같이 그 지평이 확장되긴 했지만 여전히 시는 서정이라는 근본 문제를 벗어나서 생각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이번 평론집에서는 서정시가 확장되고 있는 다양한 파문들을 담아보려고 했다.

 

 

■ 출판사 리뷰

  

시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시대에 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시인과 문인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이다. 시는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는 하나의 그릇으로서 인간 정신의 산물이며, 그 정신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한국 현대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적 경향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서정시는 그의 본령을 잃지 않고 시의 근원을 추구해왔다. 이러한 시점에 시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 근원으로부터 생기는 파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문학평론가 황선열은 인간의 감정은 다채로울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시로 풀어내는 방식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서정시의 근원은 이 궁극을 찾아가는 데 있다. 인간의 정서를 풀어낸다는 근본적인 성격에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양한 형식의 변주를 거쳐 변화하고 발전해온 서정시는 끝없는 파문의 여정에 놓여 있다. 이번 평론집에서는 서정을 근원으로 한 다양한 시의 지평을 살펴본 글을 묶었다. 오랫동안 시와 철학의 문제에 천착한 시인의 삶을 살펴보았고, 서정시의 근원을 잃지 않으면서 서정의 힘이 무엇인지 탐색한 시인들의 시세계를 조명했다. 서정시의 양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어봄으로써 한국 서정시단의 깊이와 지평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1부에서는 시와 철학, 시와 비평, 서정시의 근본을 탐색한 글들을 모았다. 문학의 길을 삶의 바탕으로 삼고 끊임없는 사유의 길을 걸었던 시인 허만하의 시론과 예술론을 살펴보았고, 시의 소통 문제에 관해서도 고찰했다. 아울러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 중의 하나인 여순사건을 문학으로써 어떻게 승화되고 심화할 수 있는지를 살폈다. 2부에서는 시인 오정환, 송찬호, 이해웅, 이월춘, 배옥주, 강정이 등 서정시를 쓴 시인들의 다양한 시의 변주를 살펴보았다.

 

 

■ 책 속으로

 

시인 허만하의 삶과 문학의 길은 삶 자체가 문학과 철학 속에 영글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의과대학 교수로 병리학을 연구한 의학도로서 사물을 관찰하는 방법론이 현미경과도 같이 정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는 사물을 언어로 구현하는 예술이라고 할 때 그의 시는 이러한 사물과 언어의 관계에 있어서 치밀한 언어야말로 시어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되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와 더불어 시에서 철학적 사유의 세계를 드러내는 것도 마땅한 일이다. 시가 운율의 문제에만 국한될 때 시의 지평은 더 이상 확대될 수가 없다. 운율은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는 그의 시론으로 볼 때 산문시는 외려 현대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산문시에 나타난 수직의 이미지와 존재의 의미들은 한국 현대시의 한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오랫동안 숙성된 채로 발표된 두 번째 시집 이후 그의 시집은 서정과 운율이라는 보편적인 시적 방법론을 벗어나는 획기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다. (84쪽)

 

서정시의 근본은 무엇일까? 시적 방법론은 비유, 혹은 은유의 방식이며, 시의 내용은 인간의 감성에 근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혜강의 「성무애락론」에서 말하는 인간의 감성이 먼저냐 시가 먼저냐의 문제를 떠나서 시에는 근원적으로 인간의 감성을 건드리는 내용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지훈은 『시(詩)의 원리(原理)』에서 시의 언어를 정의하면서 시의 본질은 “감성으로 받아들이는 생명, 감성으로서 표현하는 생명, 감성에 자극하는 생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생명은 자연의 미학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만, 어떻든 시는 하나의 생명을 가진 문예작품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시가 생명이라는 말은 시에는 감성이 들어 있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감성이 있는 존재는 생명이 있는 존재이고, 생명이 있는 존재는 감성을 드러낸다는 말이다. (93~94쪽)

 

비유는 사물의 형상을 빗대는 방식이다. 사물의 형상을 어디에 빗대어서 표현하느냐는 시인의 시안(詩眼)이 얼마만큼 사물의 궁극에 이르고 있느냐에 따라 그 깊이와 농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시는 사물의 형상을 비유로 끌어내는 탁월한 능력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흥(興)은 비유의 방식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사물의 비유를 통해서 시적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비에서 흥에 이르는 길은 사물을 보는 시적 안목으로부터 그 의미를 증폭시켜가는 과정을 말한다. 탁월한 비유로부터 시적 감흥을 일으켜 시적 의미의 궁극에 다다르는 것이 시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순해의 시들을 읽고 있으면 사물의 형상을 비유로 끄는 힘과 감흥을 일으키는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308~3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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