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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동시선

성환희 동시집, 『궁금한 길』

by 푸른사상 2013. 4. 11.







<푸른사상 동시선> 7번으로 성환희 시인의 『궁금한 길』이 출간되었습니다. 10년 만에 내는 첫 동시집입니다. 시인은 삶에서 만난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아름다운 인연을 동시집에 담고 있습니다. 시인의 동시를 읽은 첫 독자로서 딸(이아람)이 그림을 그려주었습니다.




1. 시집 내용(목차)




제1부

담배 연기

걱정

봄방학

가족 회의

외삼촌

고모

첫눈

이사 떡

끄덕끄덕

봄날

열대야 1

열대야 2

사진 찍기


제2부

시합

눈 온 새벽

어떤 연주회

비둘기 놀이터

은율이

안과 밖

감자

책들이 나에게

우산

눈의 목소리

고드름과 진눈깨비

개미랑 운동하기

선물

용기를 내 봐


제3부

소풍

할매집

탄다

모기 자명종

바람 부는 날

만우절

수박 먹은 날

1박 2일

주원이 아빠 좋겠다

궁금한 길

시간들

나는 도둑고양이처럼 걸었어


제4부

지진

외할아버지

꽃봉오리에게

휴식이 필요해

산골 버스

버스를 탄 김치

새싹

큰집

꽃샘추위

두 마음

햇빛맞이

동상과 아기

독후 활동

칠판 우체통




2. 시인 소개




경남 거창군 깊은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때부터 시인이 되는 것을 꿈꾸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아동문예』 동시부문 신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한우리 독서 지도사, ‘환희 글방’ 글쓰기 지도, 다문화센터 독서치료 수업을 했습니다.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면서 따뜻하고 맛있는 동시 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시세계




성환희 시인의 동시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따뜻하고 긍정적인 인식입니다. 또한 시는 사물과 사람의 말을 받아쓰기 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듯이 진정성 있는 상상력이라고 하겠습니다.


농협 입구 화단 앞

오늘도 어김없이

뱀들이 출몰했다

쉬익 쉭

혀를 낼름거린다

내 코를 노리고 있다

나는, 손가락으로 코를 꽉 쥐고 뛴다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도

길 건너 골목길에도

뱀들이 우글거린다

거리에

금연표지판 가로수를 심으면 좋겠다

마음 놓고 숨 좀 쉬고 싶다

―「담배 연기」전문


학교 가는 길 담배를 피며 직장으로 출근하는 어른들을 만나는 일은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얼굴을 찡그린 채 코를 막고 숨을 멈추고 냅다 뛰어야 하는 일을 경험한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렇다면 이 동시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 무심코 하는 행위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큰 괴로움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동시입니다.


번개가

시작종을 치면

빗방울들의

달리기 시합 시작이다

소리는 요란한데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다

일등이 누군지

하느님은 아실까?

―「시합」전문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며 빗방울들의 시합을 상상했습니다. 발자국이 사라진 비의 자취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일등이 누군지 하느님은 아실까요? 묻고 있지만, 결코 궁금하지 않은 재미있는 시합임이 느껴집니다.


천천히 가라

넘어진다

아빠가 말합니다

등 뒤에서

얘야, 조심해라

할머니가 말합니다

아빠한테

쉬엄쉬엄 가세요

어머니

엄마가 말합니다

할머니께

―「소픙」전문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소풍’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은 즐거운 소풍이어야 하며 그 소풍은 가족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입니다. 가족이란, 가장 원초적인 관계이지요.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4. 추천의 글




성환희의 동시는 생생하다. 시집 속에 나오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고, 어른들의 목소리도 생생하다. 뿐만 아니라, 현장성을 담은 사물의 목소리며 자연의 목소리까지 생생하다. 따라서 한 편 한 편이 진솔한 재미와 감동을 준다.

“자꾸/눈살 찌푸리지 마/얼마 전까지/난/밥이었어/김치였어/된장이었어”(「똥」)와 같은 작품에서 보듯 역발상의 재미 또한 만만찮다.

- 박방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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