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장편우화소설 ‘DMZ 도그 하울링’ 발간
개농장 탈출한 유기견들의 긴박한 여정에 문명의 그늘 담아
한반도 분단 현실, 생태계 교란, 기후변화, 사회양극화 그려
유기견 보호소에서 세종시의 한 개농장으로 끌려간 유기견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이 개들이 탈출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른바 ‘왈패’가 된 유기견 무리는 운주산에 둥지를 틀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인근 마을의 가축을 습격한다.
이에 유해조수방지단이 소집된다. 불순한 종자들을 일망타진하려는 인간들과 살아남으려는 왈패들 사이에 대대적인 전투가 일어나면서 대부분의 왈패들이 학살당하고 6마리만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살아남은 그들은 동림산, 미호천, 차령산맥을 거쳐 남한강을 건너 DMZ(비무장지대)에 도착한다. 이제 그들은 유기견이 아니라 거친 하울링(Howling)을 하는 야생의 늑대나 다름없다. DMZ에서 그들은 평화를 누릴 수 있을까?
세종시 조치원읍이 고향인 소설가 최광(69·본명 최광식)이 장편우화소설 ‘DMZ 도그 하울링’(도서출판 푸른생각)을 출간했다.
그는 생존을 건 유기견들의 긴박한 여정을 통해 한반도 분단 현실과 생태계 교란, 기후변화, 사회 양극화 등 문명의 그늘에서 울려 퍼지는 여러 하울링을 그렸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DMZ는 습지, 초지, 하천, 산악 등이 고루 분포하고 식물들이 울창하게 자라며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생태계의 보고다. 분단된 현실로 인해 섬 아닌 섬이 돼버린 DMZ, 문명으로부터 소외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유기견들의 하울링에 귀를 기울여 보자.
애견인들이 늘어나면서 호칭은 ‘애완견’에서 ‘반려견’으로 격상됐지만 버려진 유기견들을 보는 것도 일상이 됐다. 작가는 유기견 보호소와 개농장을 찾아 그 실태를 직접 목도했다.
유기견들을 두고 벌어지는 어두운 현실을 알게 됐다는 그에게 유기견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소외되거나 낙오된 자의 메타포(Metaphor)로 다가왔다.
“우리는 낙오자인 줄도 모르고 소외의 그늘에 갇혀 있죠. 유기견들을 통해 견고한 DMZ에 작은 틈을 내고 싶었습니다. 아직 사람들의 얘기로 쓰기 어려워 우화로, 유기견들의 얘기로 에둘러 꺼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전쟁과 평화의 이중주를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1999년 ‘문학21’ 소설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한 최광은 소설집 ‘노크’와 시집 ‘글로벌 농법’을 펴냈고, ‘금강소설가들’, ‘세종문학’, ‘세종시마루낭독회’, ‘㈔지역과문화’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뉴스1, "최광 장편우화소설 ‘DMZ 도그 하울링’ 발간", 최일 기자, 2021.12.4
링크 : https://www.news1.kr/articles/?451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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