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문학(소설), 영미소설
그녀의 편지
케이트 쇼팽 지음|여국현 옮김|세계문학전집 7|146×210×14 mm|232쪽
16,900원|ISBN 979-11-308-1823-8 03840 | 2021.9.17.
■ 도서 소개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 케이트 쇼팽의 대표 단편작품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인 케이트 쇼팽의 대표 단편소설을 수록한 『그녀의 편지』(여국현 옮김)가 푸른사상사의 <세계문학전집 7>로 출간되었다. 미국의 여성 작가로서 전통과 권위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새로운 문학 영역을 개척한 케이트 쇼팽을 중심으로 19세기 후반 미국 남부 사람들의 삶을 담았다.
■ 저자 소개
케이트 쇼팽(Kate Chopin)
현대 페미니스트 문학운동을 촉발시킨 최초의 페미니스트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1850년 2월 8일 세인트루이스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캐서린 오플레허티(Catherine O’ Flaherty). 1866년부터 2년 동안 성심기숙학교를 다녔으며, 독일 문학과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다. 1870년 오스카 쇼팽(Oscar Chopin)과 결혼한 후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다니면서 여행 일기를 기록했다. 남편의 사업을 도와 결혼생활에 전념하다가 1882년 남편이 사망한 후 남편의 사업을 직접 운영했다. 1885년 어머니까지 사망하자 주치의인 콜벤헤이어 박사(Dr. Kolbenheyer)의 권유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888년부터 출판을 위한 본격적인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모파상(Guy de Maupassant)의 단편소설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직접 그의 소설을 번역했다. 1889년 시 「만약 그렇다면」과 처음으로 인쇄된 작품으로 「논점!」을 발표했다. 서부작가협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각성』(1899) 『실수』(1890) 『바이우 사람들』(1894)과 『아카디아에서 하룻밤』(1897) 등을 출간했다.
일기문을 포함한 다양한 번역과 기고문들을 루이지애나에서 발행되는 잡지에 기고하다가 1904년 뇌출혈로 자택에서 사망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캘버리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 옮긴이 소개
여국현
중앙대 영문학 박사, 시인. 시집 『새벽에 깨어』, 저서 『현대의 서양문화』(공저) 『현대 미국소설의 이해』(공저), 번역서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 『크리스마스 캐럴』(공역) 『종소리』(공역) 『하이퍼텍스트 2.0』(공역) 『블리스 페리-시론』(공역) 등. 현재 중앙대, 방송대 강사.
■ 목차
사랑의 힘
겨울이 지나고
내커터시의 안과 밖
아주 멋진 바이올린
아름다운 조래드
늙은 페기 아줌마
돌연한 깨달음
가정사
칠면조 수색
불로와 불롯
조랑말 티 데몬
테시 바이우의 신사
이집트산 궐련
베니토의 노예
슈슛 도련님을 위하여
성찰
작은 시골 소녀
아침 산책
사빈에서
그녀의 편지
● 작품 해설
● 작가 연보
● 역자 후기
■ 출판사 리뷰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미국의 여성 작가이자 페미니즘 소설의 선구자인 케이트 쇼팽은 전통과 권위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새로운 문학 영역을 개척했다. 그녀는 주로 미국 남부 지역의 소박한 삶과 여성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투쟁의 면면을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흔들고, 금기시되던 여성의 성적 욕망과 일탈을 다루며 당대 여성상에 맞지 않는 가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독자들의 비난을 받던 그녀는 여성 해방 운동 이후 재평가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진보적인 인식과 통찰, 생생하고도 세련된 문체 등은 오늘날까지도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여국현 엮음)에 이어 푸른사상사에서 두 번째로 펴낸 이번 작품집에는 19세기 중후반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소박한 사랑을 담은 짧은 이야기 20편이 실렸다. 「겨울이 지나고」, 「아주 멋진 바이올린」 등의 작품에는 바이우의 사람들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펼쳐지는데, 독특하고 이국적인 문화를 작품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특히 가난한 삶 속에서도 따스한 인간적 품성을 잃지 않는 인물들과 사랑과 연민, 진실한 삶에 대한 지향을 잃지 않음으로써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한편 이 작품집에는 남북전쟁의 폐해와 노예제의 민낯을 보여주는 작품도 등장한다. 전쟁이 끝난 후 노예 해방이 이루어져 자유의 몸이 된 이후에도 주인을 찾아가는 「늙은 페기 아줌마」의 페기는 당시 흑인들이 자립하기 어려웠던 시절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사랑과 갈등에 따른 남녀의 심리 변화를 그린 작품들에서 쇼팽 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쇼팽의 단편소설들은 여성의 주체성, 남녀 간 사랑뿐만 아니라 남부 사회의 인종적·계층적 차별,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과 사회적 양상을 다뤘다. 그녀의 선구적인 상상력은 시공간을 관통하여 오늘날에도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과 갈등을 해결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작품 해설’ 중에서
첫 번째 단편집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푸른사상사, 2019)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품집에도 19세기 중후반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사람들의 소박한 삶과 사랑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주제와 소재 면에서 이번 작품들은, 소박한 바이우 사람들에 대한 묘사, 남부 특유의 흑인 노예와 주인의 현실적 관계에 대한 스케치, 그리고 쇼팽 소설의 중요한 소재인 남녀의 사랑, 그에 얽힌 갈등과 복잡한 심리에 대한 섬세한 터치 등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중략)
바이우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묶어 분류할 수 있는 작품으로는 「겨울이 지나고」, 「아주 멋진 바이올린」, 「돌연한 깨달음」, 「가정사」, 「칠면조 수색」, 「불로와 불롯」, 「테시 바이우의 신사」,「작은 시골 소녀」, 「사빈에서」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작품에서는 다양한 바이우 사람들의 생생한 초상화가 그려지는데, 특히 가난한 삶 속에서도 따스한 인간적 품성을 잃지 않은 소박한 인물들에 초점이 맞춰진다. (중략)
이 작품집에는 남부 지방의 노예제도와 그 영향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등장한다. 특히, 노예였던 흑인과 백인 주인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에서 이러한 점은 두드러진다. 아주 짧은 장편(掌篇) 「늙은 페기 아줌마」의 페기는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해방이 되어 자유인이 된 다음에도 주인을 계속 찾아간다. 이는 한편으로는 당시에 문제가 되었던 해방노예들의 자립 불가능성과 종속의 속성을 보여준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페기와 주인 내외와의 관계에는 노예와 주인의 종속 관계만이 아니라 상호 신뢰와 믿음이라는 인간적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 쇼팽의 시선이 담겨 있다고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다.
■ ‘역자 후기’ 중에서
케이트 쇼팽의 첫 번째 단편집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푸른사상사, 2019)에 이어 또 다른 단편들을 묶은 두 번째 단편집을 내놓는다. 케이트 쇼팽은 『각성(Awakening)』이라는 장편을 통해 페미니스트 작가로 국내에 알려졌고,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A Story of An Hour)」, 「데지레의 아기(Desiree’s Baby)」 같은 뛰어난 단편이 영문학 강의실에서 읽히기는 했지만, 그녀의 많은 작품들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셀레스틴 부인의 이혼』을 통해 그녀의 단편들을 처음으로 엮어내고 자세한 해설을 통해 케이트 쇼팽을, 특히 그녀의 단편들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했다고 자부하는 역자로서는 두 번째 작품집의 출판이 더욱 뜻깊다.
푸른사상사와 함께 케이트 쇼팽의 100여 편에 가까운 단편 전체를 번역하여 국내에 소개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는 역자에게 한 편 한 편 작품을 옮기고, 이렇게 한 권의 작품집으로 묶어내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일은 참으로 기쁘고 의미 있는 작업이다.
■ 작품 속으로
대부분의 여성들은 결정적인 고백을 하는 순간에 얼굴을 가리고 만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녀는 똑바로 앞을 응시했다. 두 사람은 페버햄이 그녀에게 브라우닝의 시를 읽어주었던 커다란 단풍나무 아래 앉아 있었다. 날은 이미 어둑하게 저물기 시작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그가 이전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환한 빛이 어려 있었다. 그가 한 번도 밝혀본 적 없었던 찬란한 빛이었다. 그 빛은 그가 한 번도 도달하지 못했던 그녀의 깊고 깊은 영혼 속에서 환하게 비쳐오고 있었다.
(「사랑의 힘」, 16쪽)
전쟁이 끝났을 때, 늙은 페기 아줌마는 주인에게 말했다.
“주인님, 저는 절대로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겝니다. 늙고 기력도 쇠한 데다 슬프고 죄 많은 이 땅에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죠. 전 그저 조용히 마지막을 기다릴 수 있는 조그만 땅 귀퉁이 하나만 있으면 됩지요.”
주인 내외는 페기의 애정 어린 마음과 충성스러운 말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남부가 항복한 직후 이어진 대대적인 농장 재건 과정에서 노파를 위해 근사한 오두막 하나를 흔쾌히 마련해주었다.
(「늙은 페기 아줌마」, 77쪽)
오직 그 강만이 알고 있다. 강물이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었다. 그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강은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은 모든 것을 약속했다. 그는 들을 수 있었다. 위무하는 목소리로 평화와 달콤한 평안함을 약속하는 강물의 소리를. 그는 들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을 쓸고 가며, 그를 부르는 강물의 노랫소리를.
(「그녀의 편지」, 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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