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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간행도서

[푸른생각] 류재엽 평론집, <은유의 사회학>

by 푸른사상 2021. 8. 20.

 

 

분류--한국문학, 문학비평

 

은유의 사회학

 

류재엽 지음|223×153×18 mm|304쪽|28,000원|ISBN 978-89-91918-99-3 03800 | 2021.8.12

 

 

■ 도서 소개

 

문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무엇인가

 

문학평론가 류재엽 교수의 평론집 『은유의 사회학』이 푸른생각에서 출간되었다. 인간이 행복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가 바로 문학의 화두라는 저자의 문학론을 그가 논하는 시와 소설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사물시와 이미지

언어의 감수성 키우기

자연시에 나타난 삶의 의지

존재 가치와 존재 이유

생명력의 끈질긴 분출

사랑의 고뇌를 말한다

노년과 우주 질서

허상의 이데아와 바람

서정시와 자연성

시적 감수성과 지적 자아

 

제2부

원초적 슬픔과 존재의식

자아 탐구를 위한 내적 성찰

초월적 존재를 꿈꾸다

낯설게 하기의 시학

햇살로 응축된 정조

신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

참신한 은유 찾기와 언어의 심화

근작시 평설 세 편

일상에서 찾는 형상들

아궁이에서 굴뚝까지

 

제3부

황순원 단편소설의 다면성

오영수 소설의 향토성과 휴머니즘

백성의 스마트소설과 풍자성

최신해 수필의 사회성과 유머

조경희 수필에 나타난 소박함과 정겨움

설성제 수필의 서정미학

 

■ 찾아보기

 

 

■ 저자 소개

 

류재엽 柳在爗

경북 안동 출생.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 『꽃 꺾어 산 놓고』 『한국근대역사소설 연구』 『한국문학의 지평』 『이성의 문학 감성의 문학』 『우리 시 우리 시인』 『무관심 시대』 등이 있다. 비평문학상, 동국문학상, PEN문학상 등을 받았다.

 

 

■ 출판사 리뷰

 

문학의 본질을 끊임없이 참구하는 문학평론가 류재엽은 평론집 ?은유의 사회학?에서 문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를 이야기한다. 감동, 자유로움, 아름다움, 참됨, 예술성과 윤리성. 그 무엇도 문학의 본질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다. 류재엽의 결론은 인간이다. 인간이 행복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가 바로 문학의 화두라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매달 저자가 만난 신작시들에 대한 평론이다. 사물시, 자연시, 생명시 등 동시대 시인들의 치열한 시적 실험을 추적하며 평론가 역시 다채로운 주제에 따라 문학을 논한다. 2부에서는 백성, 임애월, 오현정, 홍계숙, 김창범 등의 시세계를 탐색한다. 3부에서는 황순원과 오영수의 소설 해석, 최근의 스마트소설론, 그리고 수필 평론을 만날 수 있다.

“반성하는 작업이야말로 문학 본질로 가는 유일한 길”이며 ”문학은 단순히 진, 선, 미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 책머리에 중에서

 

문학작품은 그것을 읽는 독자들에게 정서적 반응을 요구합니다. 그 정서적 반응에는 모든 감정이 다 포함됩니다. 독자들은 자신의 삶도 하나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어떠한 작품이 어떠한 계층의 독자를 감동시키며, 어떤 계층의 독자들에게 분노, 놀라움의 감정을 유발하였는가를 연구하는 것은 문학 사회학의 중요한 부분을 이룹니다. 어떠한 부류의 작품들도 그것이 공감되는 순간 그 나름의 독자를 갖게 마련입니다.

문학작품은 형식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지도 않으며 내용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문학은 인간 정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폭넓은 공간입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중요한 것은 정신의 자유로움입니다. 물론 장르에 따라 내용과 형식이 미리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위대한 정신은 언제나 그러한 제약을 뛰어넘습니다. 자신을 정확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정신을 문학적으로는 주제와 형식의 일치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문학이 아름다운 형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진실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형식은 미리 만들어진 상태로 주어지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기존의 낡은 형식 자체를 부정하려는 강인한 정신과의 부단한 싸움 끝에 얻어집니다.

또한 문학이 참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진실입니다. 그러나 참된 것 역시 아름다운 것과 마찬가지로 누가 그냥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신을 억압하고 축소시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인간을 보다 큰 정신의 지평 속에서 생활하게 만든 공간을 지키려는 투쟁에서 획득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입장에서는 아름답고 착한 것이, 어떤 사람의 입장에서는 착하고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그것이 무슨 의미를 띠는 것인가를 반성하는 작업이야말로 문학 본질로 가는 유일한 길입니다. 문학은 단지 진실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닙니다. 문학은 단순히 진, 선, 미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것입니다.

문학을 비롯한 모든 예술은 인간의 총체성을 다룹니다. 문학은 어떤 개인이 인간의 한 측면만을 붙잡고 씨름함으로써 인간을 피상적으로, 그리고 단편적으로 파악할지도 모를 단점을 넘어서 인간을 총체적으로 보게 합니다. 우리가 인간을 단편적으로 파악하려고 하면 반드시 거기에는 건강치 못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그러나 문학은 그러한 불균형을 인간의 총체성을 제시함으로써 교정시킵니다. 문학이 삶에 대한 태도를 교정한다는 진술은 문학이 인간의 총체성을 제시하여 자신의 편협한 인간관을 수정케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의 윤리나 도덕은 절대적인 가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항상 변화합니다. 인간에 대한 치열한 반성이 없는 윤리란 완고한 독선입니다. 윤리의 최고 상태를 미리 설정하여 어떤 시대나 어떤 사회에도 그것이 유용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깊이 반성해야 될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문학 이론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문학의 예술성과 윤리성을 별개의 것으로 보게 만들었습니다. 내용은 좋은데 표현이 나쁘다든지, 표현은 좋은데 내용은 나쁘다는 문학 비평은 예술성과 윤리성의 최고 상태를 관념적으로 설정하여 그것에 가까운 것만을 최고의 문학으로 보려는 경향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러나 완성된 윤리가 불가능하듯이 완성된 예술도 불가능합니다. 작가가 속한 사회가 그에게 요구하는 금기를 관찰하고 반성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또 문학을 읽는 독자들은 그것을 통해서 작가가 살고 있는 사회의 진실한 구조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윤리성이나 예술성이 문제가 된다면 그것을 문제시하고 있는 사회 자체가 문제입니다. 이 사회는 어떤 배분 원칙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가, 또 그 사회는 어떤 도덕을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배분 원칙과 도덕이 과연 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유용하고 필요한 존재인가라는 따위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작가의 치열한 윤리 의식 혹은 치열한 문학정신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인간이 행복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명제가 문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입니다.

 

 

■ 책 속으로

 

 

좋은 시인일수록 관념을 직접 전달하려고 하거나 혹은 윤리적 목적을 의식하며 시를 창작하지 않는다. 시인은 설교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인은 작품으로써 감동과 영감을 주는 존재이다. 그렇다고 시가 철학적인 명제를 포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는 어떤 사실이나 사상을 직접 말하지 않고 이미지와 리듬을 통해 암시를 구하는 점을 본령으로 한다.

(22쪽)

 

시에 쓰이는 언어는 단순하지 않다. 그것이 일상적인 언어일 수 있고, 전문적 용어나 철학적인 용어일 수도 있다. 요즈음에는 구어뿐만 아니라 비어까지 시어로 사용된다. 표준어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사투리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시인은 매우 감각적인 언어를 골라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 토속적인 언어를 즐겨 쓰기도 한다. 또는 구체어를 쓰는가 하면 추상어를 쓰기도 한다.

정지용은 감각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박목월은 자연적인 언어를 많이 사용하였고, 같은 청록파의 조지훈은 전통미를 곁들인 토속적 언어를 즐겨 사용하였다. 이처럼 즐겨 사용하는 언어는 시인의 시적 관심 대상이 어디에 있는가 알게 하고, 시의 성격을 찾아내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시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시인이 가지고 있는 시작 태도를 알 수 있다.

 (158~159쪽)

 

소설이 짧아지고 있다. 장편은 800매 내외의 분량, 단편도 60매 정도의 분량밖에 안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설가 김솔은 ‘짧은 소설’이라는 이름으로 36편의 작품을 묶어 『망상, 어』를 출판하였다. 기존의 단편소설과 비교해 3분의 1의 길이에 불과하다. 이 밖에 이기호, 조경란, 차민석 등 여러 작가가 소위 ‘짧은 소설’로 이루어진 작품집을 간행하였다. 이들은 모두 40대로서 문단의 중견 소설가로서 새 형식의 소설을 실험하고 있다. 소설이 짧아지는 경향은 독자의 기호와 맞물려 증가되는 추세를 보인다. 소셜 미디어 등의 영향으로 요즘 젊은 독자들이 긴 호흡의 문장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짧은 소설’은 초단편(超短篇), 엽편소설(葉篇小說), 장편소설(掌篇小說)로도 불린다.

엽편소설은 보통 구성의 단계 중 결말 부분을 생략하는 게 보통이지만, 초단편 소설집 『후후후의 숲』을 펴낸 소설가 조경란은 “소설에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단계가 있다면 초단편은 이 중 하나만 떼서도 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이 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 발단이나 전개 부분만으로는 부족하다. 오 헨리(O. Henry)의 작품 대부분이 절정강조법을 사용하고 있는 점도 우린 주목해야 된다.

(250~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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