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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간행도서

눈부시게 새빨간 부겐빌레아 - 홍콩문학선집 2: 산문

by 푸른사상 2013. 1. 22.

 


 

옌훠ㅣ푸른사상ㅣ2012년 08월 25일

*저자소개


저자 옌훠(彦火, 1948~ )는 본명은 판야오밍(潘耀明)이고 다른 필명으로 아이훠(艾火)가 있다. 푸젠(福建)성 난안(南安)현 출신으로 10세에 홍콩으로 이주하였다. 산문 창작과 당대 중국 작가와 작품을 연구하는 데 전념하였고, 1994년 베이징 제6회 ‘해협정(海峽情)’ 원고공모특별상을 수상하였다. 산문, 수필 10여 종을 출판하였는데 산문, 수필에는 『생명, 끝없는 흐름(生命, 不盡的長流)』, 『이끼-옌훠 산문선(苔綠-彦火散文選)』, 『물고기 화석의 도장(魚化石的印記)』 등이 있고 문학평론집에는 『당대중국작가의 풍격과 면모(當代中國作家風貌)』와 그 속편이 있다. 현재 홍콩작가연합회 회장과 『명보월간(明報月刊)』의 편집인을 맡고 있다.

역자 박재우(朴宰雨)는 서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국립타이완대학 중문연구소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중국현대문학학회 회장과 한국중어중문학회 회장을 역임, 현재 특수법인 한국문학번역원 이사, 중국사회과학원 계간지 『當代韓國』 편집인, 한국대만홍콩해외화문연구회 회장, 한중문학비교연구회 회장, 한중문화포럼 조직위원장 등을 겸하고 있다. 저서로 『중국현대 한인제재소설의 통시적 고찰』, 『韓國的中國現代文學硏究通論』(중문), 『韓國魯迅硏究論文集』(중문, 공저), 『일제시기중국현대문학수용사 1, 2, 3』(공저) 등 20여 종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현대작가의 한인 항일투쟁에 대한 반영과 묘사』 등 50여 편이 있다. 역서로 『만사형통』(모옌, 톄닝 등 저, 공역), 『애정삼부곡』(바진), 『안계계절의 비가』(마오둔), 『중국현대소설유파사』(옌자옌) 등 10여 종이 있다.

역자 김윤진(金倫辰)은 고려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대만보인대 신문방송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 문화콘텐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동 대학원 중어중문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를 맡고 있으며, 문학을 비롯한 번역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중국출판 콘텐츠의 한국 내 번역과 수용 연구」와 「通過網絡小說察看飜譯問題-以可愛淘小說爲中心」, 「文學韓流和飜譯」, 「韓少功的散文隨筆《山南水北》和 孔枝泳的散文隨筆《孔枝泳的智異山幸福學校》比較硏究」, 「長篇隨筆和小說的界限-以韓少功的《山南水北》爲中心」 등이 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 『역도태』, 『즐거운 인생 1·2』, 『산남수북』, 『소설사마천』, 『친구』 등이 있으며, 공저로 『베이징 이야기』, 저서로 『황제의 꿈 베이징』이 있다.

* 추천의 말

 

사텐(沙田)의 디이청(第一城) 아파트 구역과 비타오화위앤(碧桃花園) 아파트 구역이 마주보고 있는 청먼(城門)의 강변공원에는 불꽃같이 붉은 부겐빌레아가 한 무리 활짝 피어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조깅을 하였다. 리위앤(瀝源) 공원에서 출발하여 자동차가 다니는 청먼강 다리를 가로질러 맞은편 강변에 이를 때까지 뛰었다. 뛰면서 눈길에 닿는 것은 모두 온몸에 타오르는 불덩어리를 걸치고 있는 것 같은 새빨간 부겐빌레아였다. 더욱이 몽롱하게 떨어지는 봄비 때문에 부겐빌레아는 더욱 아름답고 우아하게 보였다. 부겐빌레아는 마치 진홍색 원피스를 입은 스페인 여인 같았고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가 바람을 따라 춤추는 것 같았다. 부겐빌레아는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했고 기분을 고조시켰다.

부겐빌레아는 마치 용기 있게 사랑할 줄 알고, 동시에 과감하게 증오할 줄 아는 여인 같다. 제멋대로이며 온몸에서 원시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부겐빌레아는 생기 넘치는 시대를 노래하는 한 편의 시이며 그 시의 행간에는 시대의 격동과 광풍 같은 아름다운 전설이 출렁거리고 있다. 부겐빌레아는 담장을 넘는 붉은 살구나무처럼 한 뙈기 땅에 감금당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울타리를 벗어나 높은 담장을 뛰어넘어 한들거리는 자신의 자태를 인간세상에 드러내려 하는 것 같다. 부겐빌레아, 그녀는 분명 나쁜 여자는 아니고, 단지 용감하게 세상으로 뛰쳐나오려는 로라일 뿐이다.

부겐빌레아의 향기로운 흔적은 곳곳에 있다. 중국 푸젠 사람들이 저우푸(州府)라고 부르는 필리핀의 한 산 정상에는 중국인의 외딴 널판지 집 혹은 필리핀 사람의 높이 엮어 세운 집들이 있는데, 이곳에는 모두 부겐빌레아가 한두 그루 심어져 있다. 부겐빌레아는 중국인 집이든 가난한 사람의 집이든 상관하지 않고 번화하게, 찬란하게 피어난다.

- 눈부시게 새빨간 부겐빌레아중에서


*목차

 

책을 내면서

제1부
아버지(父親)│베이다오(北島) 김윤진 역
대사막의 혼백(大漠魂)│차이이화이(蔡益懷) 박재우 역
중년은 오후의 차다(中年是下午茶)│둥차오(董橋) 김윤진 역
거울상의 대리만족(鏡像之魅)│거량(葛亮) 김윤진 역
- 메이드 인 홍콩의 ‘올드 상하이’ 영화
고향의 용수나무(故鄕的榕樹)│황허량(河浪) 박재우 역
진융에 대한 세 가지 이야기(說話金庸)│뤄푸(羅浮) 김윤진 역
홍콩의 추억 세 가지(三個香港)│리쾅(李匡) 김윤진 역
예링펑을 추억하며(記葉靈鳳)│류이창(劉以) 박재우 역
양서 읽기(讀好書)│류이창(劉以) 박재우 역
구랑위의 마지막 신사(鼓浪嶼的最後紳士)│수페이(舒非) 김윤진 역
고도의 유적지(故都點滴)│수샹청(舒巷城) 박재우 역
이별 이야기(離的故事)│타오란(陶然) 박재우 역
카이탁 공항의 마지막(絶響)│타오란(陶然) 박재우 역

제2부
홍콩 이야기(香港故事)│샤오쓰(小思) 박재우 역
교하고성(交河)│시시(西西) 박재우 역
눈부시게 새빨간 부겐빌레아(那一身燦爛的紅)│옌훠(彦火) 박재우 역
사람 죽이는 봄날(要命的春天)│옌훠(彦火) 박재우 역
천 일 동안의 이야기(一千零一夜)│예후이(葉輝) 박재우 역
봄비(春雨)│예후이(葉輝) 박재우 역
아름다운 봄 삼월에 양저우에 내려가│예링펑(葉靈鳳) 박재우 역
(煙花三月下揚州)
거꾸로 달리는 기차(逆行的火車)│예쓰(也斯) 김윤진 역
- 상투를 벗어난 이창동(李滄東)의 영화
소설의 예술(小說的藝術)│예쓰(也斯) 박재우 역
내 가상의 적 네 명(我的四個假想敵)│위광중(余光中) 김윤진 역
개와의 인연(狗緣)│중링(鐘玲) 박재우 역
미식 생활(美味人生)│저우미미(周蜜蜜) 박재우 역
수이웨이 마을에서의 아침식사(早餐, 在水圍村)│황웨이량(維樑) 박재우
대형서점이 없는데 어디서 책향내가 날까│황웨이량(維樑) 박재우
어린 시절의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한산비(寒山碧) 박재우 역
(寄給童年時代的戀人)

해제│어두운 이면의 소통과 트라우마의 치유를 위해


* 도서소개

 

옌훠, 베이다오, 차이이화이, 둥챠오, 샤오쓰, 예링펑 ……

홍콩의 대표작가 22인의 산문선

지난 세기말 <아주주간(亞洲週刊)>에서는 “20세기 중화소설 100을 발표하였는데, 그중에는 홍콩 작가의 소설이 10여 종 포함되어 있었다. 홍콩문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놀랄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활 리듬의 스피드가 빠르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넘쳐나는 홍콩에서 문체와 주제, 작가, 독자의 기호에 부응하는 측면 등에서 가장 변화무쌍하고 풍성한, 빛나는 문학형식으로 산문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홍콩의 산문은 홍콩문학의 정수이자, 방대한 화제(話題)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홍콩문학선집2 산문편 눈부시게 새빨간 부겐빌레아에는 홍콩문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산문 중 빼어난 산문작가군 22명 작가의 주옥같은 작품 총 28편을 수록하고 있다. 산문작가로는 수샹청이나 샤오쓰처럼 홍콩에서 나고 자라, 홍콩에 강한 애정을 품고 그 토착성에 천착하는 작가군도 있지만, 홍콩이 타지인 작가군도 포함한다.

홍콩에서의 산문은 그 편폭에 있어 초현대적이고 국제적인 도시 홍콩에서 바쁜 일상에 허덕이는 다양한 계층의 독자에게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형식이자, 발 빠르게 홍콩 사회의 모습과 현실생활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창작의 주체에 해당하는 괄목할 만한 산문작가군과 글쓰기 소재나 주제의 다양성 역시 산문을 독보적인 위치로 자리매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간 홍콩문학에 대해 쉽게 접해볼 수 없었던 한국 독자들에게 홍콩문학선집2 산문편 눈부시게 새빨간 부겐빌레아는 홍콩문단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작가와 이들의 유수한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그동안 내면적으로 서로 잘 소통하지 못했던 그들과의 대화와 소통의 문을 열면서 서로 다가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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