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신준수, <꽃나무가 중얼거렸다>

“똑똑, 꽃나무 한그루 배달왔어요”
충북여성문학상 출신 신준수씨, 시집 <꽃나무가 중얼거렸다> 출간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충북여성문학상 출신의 신준수(59·사진·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시인이 최근 두 번째 시집 <꽃나무가 중얼거렸다>를 출간했다. 

<꽃나무가 중얼거렸다>는 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매운 방> 출간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으로 총 47편의 시가 수록됐다.

시편들은 주로 자연과 삶의 생태학적 관계를 조망하고 있다. 

시집 속에는 아기똥풀, 앉은부채, 수양버들, 랄리구라 등 다양한 식물이 등장한다. 시인은 식물과 꽃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깊다. 2002년부터 숲해설가로 활동해온 시인의 남다른 이력 덕분이다. 

시인은 시를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시집을 펼치면 마치 꽃송이들이 수런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자연물에 대한 묘사와 참신한 상상력이 눈에 띈다. 

‘독을 겨누었다 침묵하고 있던 랄리구라스, 꽉 조인 발에 온기가 증발해버리는 자유를 꿈꾸었을 때,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꿈꾸었을 때, <중략> 꽃잎의 폭소, 달의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독을 삼킨 나는, 몇 줄 갈겨쓴 유서를 찢어버리고 돌아서는데 먹먹한 귀 산위 룽다에 걸어놓은 귀가 파닥파닥 발굽소리를 내며 뛴다’ -‘릴라구라스’ 중에서 

공광규 문학평론가는 “꽃과 식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서 지식과 이해가 풍부한 시인은 모든 시의 재료를 채취한 뒤 가능한 꽃과 식물로 변용한다”며 “모든 사물과 사건을 꽃과 식물로 치환해서 보여주려는 노력과 진술 방식은 신준수 시인의 특기이자 개성이다”고 평했다. 

신 시인은 “시 속의 꽃과 식물에는 나 자신을 비롯해 아버지, 동생, 친구의 이야기가 녹아있다”고 “독자들에게 꽃나무 한그루를 선물하는 마음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강원도 영월 서강 자락에서 태어나 자연을 놀이터로 뛰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201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2012년 시 ‘싱싱한 방’으로 7회 충북여성문학상에 선정되며 이름을 알렸다. 

시집으로 <매운 방>을 펴냈고 생태에세이집 <토끼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와 <껌 먹는 두더지>를 발간했다. 현재 충북작가회의 회원, 시천 동인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동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푸른사상. 119쪽. 9000원. 

 

동양일보, “똑똑, 꽃나무 한그루 배달왔어요”, 김미나 기자, 20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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