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송지은, <푸른 고양이>

[책]벼랑 끝에 내몰린 인물들 그 순간 마주한 삶의 민낯

춘천 출신 송지은 작가 첫 소설집 `푸른 고양이'

춘천 출신 소설가 송지은씨(사진)가 자신의 첫 번째 소설집 `푸른 고양이'를 상재했다.

2015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 모두 7편의 단편을 소개하고 있다.

대학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표제작 `푸른 고양이'는 기초의학을 전공한 촉망받는 의학도가 부조리하고 열악한 사회 환경에서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열등감과 박탈감에 사로잡힌 한 젊은 대학원생의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 문단 데뷔작인 `알라의 궁전'은 생존을 위해 한국에 온 방글라데시 유학생 티푸가 실험실의 약품을 빼돌리려다 저장 창고 안에 갇히고 나서야 자신의 파괴된 삶을 되돌아본다는 내용을 풀어낸다. 이외에도 소설집에 담긴 각각의 작품에는 내밀하면서도 일정한 방향성이 작품 전체의 얼개에 침착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는 섭씨 4도의 냉장 창고 안, 화천의 오지, 문이 잠긴 7층 발코니, 침대 밑 등 폐쇄적인 공간에 갇혀 궁지에 빠진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의 상황은 독특한 서사와 버무려지면서 긴장감을 자아내게 한다.

극한의 위기, 박탈을 경험하게 되는 등장인물들은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고 삶의 민낯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 너머 자신이 가야 할 또 다른 길을 찾아낸다. 이러한 상황들은 자칫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야기 전개에 대한 흡입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김나정 문학평론가는 “송지은의 소설은 인물들의 한계상황에서 출발한다”며 “독자는 인물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이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주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송 작가는 “첫 소설집은 나에게 매우 특별한 일이며 처음 소설 쓰기를 시작한 때처럼 심정 또한 꽤 비장하다”며 “이 책이 당신의 가슴에 어떤 온도를 남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푸른사상 刊. 223쪽. 1만5,000원.

강원일보, "[책]벼랑 끝에 내몰린 인물들 그 순간 마주한 삶의 민낯", 오석기 기자, 2020.05.15

링크 : http://www.kwnews.co.kr/nview.asp?s=601&aid=22005140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