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근 시인, 등단 24년 만에 첫 시집 '공중에 갇히다' 출간
불교 색 짙은 시어에 삶의 깊은 의미 담아
사물과 현상 앞에 몸 낮추는 '시인의 경전'
충북작가회의 김덕근 시인(57)이 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시작(詩作) 활동을 한 지 24년 만에 첫 시집 '공중에 갇히다'(푸른사상 刊·117쪽)를 출간했다.
그는 통신문학 형태인 '엽서시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전국의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이름을 알린 시인이다.
이번 첫 시집에는 '공중에 갇히다'를 비롯해 '자화상' '알아서 봄' '무심천' '망월' '통점(痛點)' 등 62편의 시를 실었다.
시어 하나하나가 깊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군더더기 없는 시들로 꽉 짜인 시집이다.
현미경 같은 눈으로 바라본 사물과 현상 앞에서 몸을 낮추려는 자세가 시 속에서 촘촘히 드러난다.
특히 불교 용어를 토대로 쓴 시집 3부의 시편은 시로 경전(經典)을 편찬한 느낌마저 든다.
어쩌면 시인은 자신의 세계인 시를 통해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저 길이/천근 몸이다//용화사 미륵님/벚꽃 단청에/진탕 주무시고//경전을 길어/별 헤며 걷는 사이//꽃비 재워/설법을 지우며 간다.<'무심천' 전문>
이 시에 나타난 용화사, 미륵, 단청, 경전, 설법을 비롯해 다비, 하산, 화엄, 천수천안, 오체투지, 무심, 공양간, 다비장, 묵언수행, 찰나, 나비보살, 괘불 등 불교와 관련한 다양한 용어가 3부 시편의 시어로 등장해 있다.
이처럼 불교적 사고를 토대로 고통의 통점에서 빚어낸 그의 시편은 담담하면서 섬세하다.
시집 해설을 쓴 정재훈 문학평론가는 "시의 역사 속으로 뛰어든 시인은 인간의 대표자로서 낯선 세계로부터 흘러나온 말을 지금도 기록하고 있으며, 황량한 뭍에서 일상을 견디고 있다"라고 김 시인에 관해 설명했다.
추천의 글을 쓴 함기석 시인은 "통점이 낳는 기억의 지문들이다. 가을바람이 적막한 들길에 뿌려놓은 녹슨 몸의 잔해이고 마음의 아픈 비늘들이다"라고 그의 시 세계를 읽었다.
청주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대학에서 글쓰기와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1995년 '청주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내일을 비추는 거울' 등 몇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먼 길 돌아왔다. 바람에 물어도 다시 그 자리다. 낙엽보다도 빨리 등을 돌렸다. 덕분에 손바닥만 한 흠 몇 점 묻었지만 나는 오직 두렵고 모를 일이다"라고 시인의 말을 적었다.
NEWS 1, "김덕근 시인, 등단 24년 만에 첫 시집 '공중에 갇히다' 출간", 김기준기자, 2019.11.13
링크 : http://news1.kr/articles/?3767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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