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로그인
유시연 외 지음|138×188×15mm|232쪽
14,000원|ISBN 979-11-308-1434-6 03810 | 2019.5.27
■ 도서 소개
소중한 삶의 흔적을 찾아, 로그인!
10인의 여성 문필가들이 애장품을 주제로 한 합동 산문집 『문득, 로그인』을 푸른사상사에서 출간했다. 애장품에 대한 깊은 사색과 성찰을 통해 아련한 기억들을 로그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와 의미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들의 애장품에 얽힌 사연은 재미와 아울러 감동을 준다.
■ 목차
■ 책머리에
유시연│하늘 항아리
여행지에서 보내는 엽서
이신자│텔레비전과의 이별
내가 술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장현숙│당신은 웃어요, 내가 꽃으로 필게
큰할아버지의 시비를 따라가다, 통일의 길목에 서서
정해성│불멸, 심향 <별들의 들판>
맹목, 피아노
조규남│No, one dollar
세상에서 나와 가장 가까운 사이
조연향│돌확, 나의 소박한 연못
첫 시심(詩心)을 위한 연가
최명숙│감자칼과 달챙이숟가락
슬립, 무언의 메시지
한봉숙│연꽃 모양 바늘꽂이
나의 반려식물 군자란
황영경│똑같은 참외
총 맞은 코끼리
오영미│베르제 블랑샤르 그리프
커프스 버튼과 원피스
■ 해설 글쓰기 시대의 산문 쓰기_ 박덕규
■ 저자 소개
유시연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2003년 동서문학 신인상을 받았다. 소설집 『알래스카에는 눈이 내리지 않는다』, 『달의 호수』, 장편소설 『바우덕이전』, 『공녀 난아』 등 다수 있다. 정선아리랑문학상, 현진건문학상, 경남스토리공모전 수상했다.
이신자
서울 연희동에서 태어났다. 가천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하였고 현재 초등학교에서 논술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2012년 계간지 『서시』에 소설을 발표하였다.
장현숙
포항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성장하다 서울로 이주하였다. 내 문학적 토양은 경주에서의 추억에서 비롯된 듯. 이화여고 시절에는 음악 듣기와 그림 전시회를 즐겼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황순원 선생님을 만났다. 현재 가천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여전히 유유자적 여행하기를 좋아하고 발밤발밤 걸어 자유를 지향하고 있다. 탈일상을 꿈꾸면서. 저서로 『황순원문학연구』 편저로, 『황순원 다시 읽기』 『한국 소설의 얼굴』(18권) 등이 있다.
정해성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문체 연구 방법의 이론과 실제』 『장치와 치장』, 『매혹의 문화, 유혹의 인간』 등의 저서가 있다. 부산대에서 문체교육론, 현대소설론, 문학개론, 문예비평론 등의 과목을 강의했고, 현재 문화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조규남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성장했다. 방송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1998년 수필로 등단, 10년 후 소설로 등단하고 활동, 201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시를 쓴다. 소설집으로 『핑거로즈』가 있다.
조연향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4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계간지 『시와 시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저서에 『김소월 백석 민속성 연구』, 시집으로 『제 1초소 새들 날아가다』 『오목눈숲새 이야기』 『토네이토 딸기』 등이 있다. 현재 경희대와 육군사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최명숙
산 높고 골 깊은 산골마을, 언제나 그립고 가 앉고 싶은 그곳,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가정학과 유아교육을 전공하여 12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했고, 불혹의 나이에 꿈을 꾸던 문학을 공부하여, 동화작가와 소설가가 되었다. 가천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현재 가천대학교와 한국폴리텍대학에서 강의하며, 노년문학 연구와 창작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 『21세기에 만난 한국 노년소설연구』 『문학콘텐츠 읽기와 쓰기』 『문학과 글』, 산문집 『오늘도, 나는 꿈을 꾼다』가 있다.
한봉숙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무역학과 교육학을 전공하였다. 출판인으로 현재 푸른사상사를 설립하여 문학, 역사, 문화,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문학 잡지 계간 『푸른사상』의 발행인이다. 함께 쓴 책 『꽃 진 자리에 어버이 사랑』이 있다.
황영경
소설가. 신한대학 미디어언론학과 교수, 소설집 『아네모네 피쉬』와 산문집 『그 사람, 그 무늬』를 펴냈다.
오영미
서울 종로에서 태어나 명동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소설을 쓰려고 황순원 선생님이 계시는 경희대에 진학했으나 장터 약장수의 아크로바틱 쇼나 무대예술에 대한 관심 때문에 희곡 공부를 시작했고 그것으로 석사, 박사를 마쳤다. 현재는 한국교통대학교 한국어문학과에서 희곡과 영화 시나리오, TV 드라마 쓰기를 가르치고, 한국 시나리오 작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희곡작품집으로 『탈마을의 신화』가 있고, 저서로는 『한국전후연극의 형성과 전개』 『희곡의 이해와 감상』 『문학과 만난 영화』 『오영미의 영화 보기 좋은 날』 등이 있다.
■ 출판사 리뷰
애장품. 누구나 살면서 가슴에 품은 소중한 물건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설령 그것이 좋은 추억만을 담고 있지 않다고 해도, 지금은 그 의미가 퇴색해 버렸거나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해도 말이다. 이처럼 애장품은 그것을 떠올리는 순간 우리를 그와 관련된 아련한 기억 속으로 데려가 상념에 젖게 한다.
필자들은 『문득, 로그인』에서 그렇게 자신의 인생에 중요한 한 꼭지가 되는 애장품에 얽힌 이야기를 써냈다. 때로는 기쁨과 감동을, 때로는 슬픔과 아쉬움을 주었던 소중한 물건을 통해 사색에 잠기다 문득 시작된 성찰을 담았다. 그렇게 지금과도 맞닿아 있는 과거의 기억은 로그아웃된 뒤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삶의 의미와 지혜, 방향성을 제시한다. 10인 필자들의 각기 다른 애장품에 얽힌 세세한 사연들은 읽는 재미와 아울러 뜻 깊은 의미를 선사한다.
■ 책머리에
‘문득, 로그인’ 하기 전에!
굳이 “열려라, 참깨!”를 외치지 않아도 어느 날 문득 그 단단했던 빗장이 스르르 열리는 보물창고, 그 찬란한 광채에 그만 눈시울이 젖는다. 전혀 손상되지 않고, 원석 그대로 빛나는 존재의 형태들.
매몰된 일상에 갇혀서 팽개치다시피 했던 존재의 질료들. 잊어버려도 그만인 것을, 우리는 왜 굳이 복기하려는가. 새롭고 산뜻한 것이 넘쳐나는 만능의 물질 시대에, 첨단의 유행이 급물살을 타는 초스피드 시대에 ‘아무것’도 아닌 걸 왜 버리지 못해 부여잡고 애면글면하는가.
복고풍도 아니고 페티시즘도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손때 묻은 옛 물건에 애착하는 습성까지는 숨길 수가 없다. 거기에 새겨진 우리들 삶의 흔적마저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기억하는 능력을 통해서, 흘러가버리고 마는 삶과 시간의 파괴성을 극복하고 결코 사라지지 않는 자기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으며, 그런 상기의 힘은 구원으로까지 연결된다고 했다. 그렇다, 여기 모인 사물들은 오랫동안 잠가놓았던 우리들 심연의 세계로 다시 들어가는 문고리이며 스위치이다.
빈티지 취향이면 어떠랴? 지난 시간들이 문득 그리워질 때 기억과 추억 속의 애장품들을 더듬어 클릭을 하고, 로그인한다.
격물치지(格物致知), 하찮게 생겨먹은 그것 하나에도 타고난 진면목이 있겠고, 세상의 그물코에 걸린 뜻이 있겠거니. 모든 물상(物象)이 다 귀하고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도 이 책을 함께 내면서 얻게 된 우리들의 큰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 해설 중에서
필자들은 대부분 대학이나 사회단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거나 그런 지위에서 일하고 있다. 당연히 글쓰기에 대해서는 남다른 경험과 현실감각을 지닌 분들이다. 또한 이들은 지난해(2018) 어버이날을 앞두고 의기투합해서 『꽃 진 자리에 어버이 사랑』(푸른사상사)이라는 산문집을 내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이들이 다시 모인 것은 그런 뜻깊은 일을 해낸 결집력의 우정 어린 지속이라는 의미도 있겠고, 나아가 지난해와는 또 다른 생산적 의미를 찾고 싶어한 것으로도 짐작된다. 그리고 이들은 앞선 ‘어버이 사랑’처럼 정서적 감흥을 불러오는 데 익숙한 것이 아닌 주제를 모의했고, 오늘 그 결실을 보게 되었다. 이걸 그냥 ‘10인 여성 문필가의 테마 수필집’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식의 기획을 행하기가 어려운 출판 현실을 고려하면 그 정도 명명은 너무 소박한 의미 부여가 될 것 같다. 더구나 이들의 오늘 주제는 ‘애장품’. 이는, 선비들이 흔히 내적 품격을 외적으로 드러낼 때 즐겨 다루던 전통적 소재에 대한 현대 여성으로서의 대응이 될 테마이자 오늘날 인간의 유전자마저 복제되는 세태에 대한 남다른 해석이나 적어도 세속인들이 소장품을 통해 드러내온 아비투스(habitus)에 대한 뜻깊은 성찰을 유도할 좋은 매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에게는 실로 내 삶과 함께했던 애장품들이 없지 않았다. 성장 과정을 함께했던 피아노, 내 일상의 미각에 호응하고 있는 커피 머신, 내 몸의 표현에 위안을 주는 장신구, 이동의 편리를 안전하게 도모해주던 자동차, 내 가족들과의 추억을 담은 사진이나 물건 등등……. 그러다 보면 그것들에 깊은 정이 가서 버릴 때가 되어도 버리지 못하고 여전히 지니게 되는 그런 물건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중에는 정말 내 곁에 있으면서 내 내면에 안정과 자긍심을 주어온 진정한 애장품도 있게 된다. 어느 날 문득 애장품이라는 테마가 몰고 온 가벼운 사색이 어느덧 깊은 성찰로 이어져 이렇듯 자신의 내면에 놓인 진정한 애장품과 만나는 과정을 드러낸 것이다. 이 책의 산문들은 모두 이렇게, ‘애장품’이라는 테마 앞에서 문득 시작된 성찰의 과정과 그 결과로 만난 ‘애장품’의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 박덕규(문학평론가,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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