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어디론가 떠나는 것
: 버킷 리스트와 두 질문
임경순 지음|146×217×20 mm|328쪽
16,500원|ISBN 979-11-308-1433-9 03980 | 2019.05.20
■ 도서 소개
여행 너머의 여행을 꿈꾸는 모험자의 길
임경순 교수의 여행 에세이 『인생이란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출간되었다. 버킷 리스트와 두 질문을 화두로 미국 대평원에서 샌타페이까지 자연·인생·역사·문화가 어우러진 여로 속에서 여행 너머의 여행의 의미를 찾기 위한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목차
■ 프롤로그 버킷 리스트와 두 질문
1부 호모 사피엔스, 진정한 ‘레인 맨’을 꿈꾸다
현재를 잡아라(카르페 디엠)!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거두라”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은 피할 수 없는가?:공생, 미소, 선한 천사
영원한 문명, 멋진 낙원의 신기루 그리고 ‘햇살이 춤추는 땅’
달을 향한 사다리의 꿈, 새로운 ‘레인 맨’을 위하여
2부 죽음의 고통을 넘어 인간에 대한 희망을 보다
전장을 기억하기:영웅들의 명멸, 그 시공간을 넘어서
죽음의 고통을 넘어서는 길: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행복하신가요? 외롭고 허무하신가요?:시간의 비밀을 찾아서
국경을 넘어선다는 것:인간 존재에 대한 가능성과 희망
아류 사무라이, 총잡이를 벗어나기:사라진 엄마와 아버지의 선물
3부 의미 있는 장소로 가득한 세상에 살기 위하여
재즈의 탄생:들판의 절규, 도시의 야성, 자유의 꿈틀거림
물질과 욕망을 넘어 생명의 비약을 꿈꾸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고 지리라!
부평초 같은 여행자인 우리들, 집이란 무엇인가
4부 모든 인간은 별이다, 희망을 꿈꾸는
당신의 가슴은 아직도 뛰고 있는지요?:모험의 근원을 찾아서
천국에 이르는 문은 어디에?:록의 뿌리를 찾아서
모든 인간은 별이다, 애타게 그리워하다 갈 고독한 별
꿈꾸는 자, 죽음 그리고 꿈을 지켜보는 자들을 위해!
자유와 평등은 어디에 있는가?:투표, 그것은 목숨과 같은 것
5부 삶과 죽음 사이에서 불꽃같은 순간들
혼들의 거대한 무덤, 다른 문화 사이의 진정한 소통은 가능한가?
늑대와 춤을! 나는 당신의 친구다! 당신도 항상 내 친구인가?
빛나는 불꽃, 사멸과 부활 사이에서 꽃을 보다!
아! 아버지, 당신의 아이들은 기차를 타지 말았어야 했나요
우리는 고통을 감내하며 감사할 수 있는가?
레퀴엠, 모래성 그리고 참으로 아름다운 순간!
사랑하는 아이의 목숨을 누군가 앗아갔을 때, 그를 용서할 수 있는가?
6부 살며 사랑하며 진정 바라는 것
냄새의 문화, 파이프 오르간 연주 그리고 두 할머니 연주자
우리의 전부인 아이와 아버지라는 자리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옐로스톤에서, 나의 사랑이여!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것, 살며 사랑하며 죽는 순간에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 영혼에게 진정 바라는 것
카우보이 프런티어를 넘어서기 위하여!
7부 목마른 세상, 시온은 어디에 있는가?
지금, 우리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도박을 하는 걸까?
누가, 두 눈을 뽑는 고통을 감내할 수 있을까?
진정한 이야기에 목마른 세상, 어느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
진정, 시온은 어디에 있는가?
8부 인생이란 어디론가 떠나는 것
길, 떠남 : 낯선 시간과 공간 속으로
여행, 일상으로부터의 탈주:존재의 충일함을 위하여!
지독하게 아름다운 밤,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걸까?
인생이란? 역마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
■ 에필로그 다시, 여행 너머의 여행을 꿈꾸며
■ 여행과 함께한 작품들
■ 참고문헌
■ 저자 소개
임경순(林敬淳)
김제에서 태어나 징개맹개(김제·만경) 외배미를 가로지르며 누볐다. 초등 4학년생인 그는, 어느 날 말로만 듣던 서쪽 바다까지 왕복 120리 길을 자전거를 타고 무작정 달렸다. 그의 경이롭고 고달픈 첫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고향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대학을 다니겠다는 소망과 달리, 그는 어쩌다 서울에 유학을 가게 되었다.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받고, 수십 편의 논문을 썼다지만, 어린 시절 그가 바다에서 느낀 짜릿함과 견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교수로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독서와 토론의 즐거운 여행을 하면서, 언제든 더 젊고 넓은 세상 속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복은 있어 그는 한중인문학회 회장과 김유정학회 회장을 겸하고 있다. 최근 그가 다녀온 지적 여행 가운데 『서사, 연대성 그리고 문학교육』이 대표적이다.
■ 출판사 리뷰
미국 여행길에서 작가는 인생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끝없이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방황하고 새로움을 향해 모험하며 여행 너머의 여행을 꿈꾼다. 여행지에서 만난 다양한 영화, 소설, 노래 등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작품들은 감상의 영역을 확대하여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신은 인간의 영혼을 천국으로 보낼지 지옥으로 보낼지를 결정하기 위해 두 가지 질문을 한다고 한다. 하나는 ‘인생의 기쁨을 찾았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느냐?’이다. 작가는 여행자로서 여행을 통해 얻는 기쁨을 넘어 후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나’만이 아닌 ‘남’의 기쁨을 위해 계속해서 묻고, 깨닫고, 실천하며 성찰한다.
그래서 우리는 인생을 위해 여행을 떠나고, 여행의 길에서 또 다른 여행을 떠난다. 독자들은 『인생이란 어디론가 떠나는 것』을 통해 인생의 기쁨과 의미를 찾는 여행길에 한 발 내딛게 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왜, 많은 사람들은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서야,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걸까? 심장이 힘차게 뛰는 시절, 우리들은 생을 의미 있는 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곤 한다. 그래서 굴레, 명령, 복종, 굴욕, 고독…… 이 모든 것들로 인해, 비록 우리들의 삶이 고달플지언정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을 쉽사리 여기지 않는다. 학교를 나와 직장에 다니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아이들이 우리의 품을 떠나갈 즈음, 우리네 부모들도 우리 곁에 있지 않게 되고, 마침내 우리는 황량한 벌판에 서게 된다. 그리고 결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발자국을 돌이켜보면서 회한 속에서 남은 생의 여정을 생각한다.
신은 인간의 영혼을 천국으로 보낼지 지옥으로 보낼지를 결정하기 위해 두 가지 질문을 한단다. 하나는 ‘인생의 기쁨을 찾았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느냐’이다. 살다 보면 놓치기 쉬운 질문일 뿐 아니라, 그 누구도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에드워드는 어려운 질문이라며,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보라 대답한다. 카터는 다시 ‘자네에게 물었노라’고 묻는다. 우리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여행자들은 여행을 통해 인생의 기쁨과 의미를 찾으려 한다. 그러기에 그것을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인생을 가치 있게 사는 길의 하나로 여긴다. 우리는 ‘여행하는 인간(Homo Viator)’이지 않은가! 그런데 인생의 기쁨과 의미를 찾는 것이 여행이 되었든 또 다른 그 무엇이 되었든, 자기만족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자기 인생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느냐’는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어느 한 가지만으로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이야기에는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와 지혜가 농축되어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누구나 죽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잊고 산다. 그러다 누군가로부터 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때서야 자신의 삶을 진지하게 돌이켜보게 된다. 남은 시간은 1년일 수도 있고, 3개월일 수도 있을 터이니, 시간의 두께는 그 돌이킴과 함께 간다.
다행히 하늘의 도움으로, 우리는 아직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그렇다면 천만 다행이다. 더 늦기 전에,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기 전에,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마도 그 목록에는 여행이라는 두 글자도 적혀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남을 기쁘게 하는 일들도 들어 있을 것이다. 카터와 에드워드에게 ‘인생에서 기쁨을 찾았는지’,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했는지’를 묻고, 깨닫고, 실천하게 되는 계기가 여행이었다면,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성찰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이제 우리는 끝을 알 수 없는 여행을 떠나련다. 우리는 아직 젊고, 생을 마감하기에는 너무나 할 일이 많고, 딸린 부모 자식이 많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여행이라는 목록을 호출해서 감행하고자 한다. 여행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찾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길을 나서련다. 카터가 에드워드에게 한 두 질문을 가슴에 담고서……. 여행의 진정한 이유를 찾기 위해…….
■ 책 속으로
20세기에 막 접어들 무렵, 눈보라치는 뉴욕의 예술인 마을. 가난해도 예술을 사랑하면서 연인에 대한 순수한 사랑마저 꿈꾸었던 여류 화가 존시. 그녀는 실연을 당하고 급성 폐렴에 걸려 사경을 헤맨다. 그녀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은 오직 그녀가 살고자 하는 의지뿐. 그녀의 나이 스물한 살. 스물한 개 남은 담쟁이 잎이 떨어질 때마다 그녀는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 마지막 남은 담쟁이 잎과 그녀의 생명이 다하는 날 밤, 자신의 그림은 아무런 뜻을 전하지 못하는 3달러짜리 화가에 불과하다고 자책하는 쉰 살의 베어먼은 혼신을 다해 담쟁이 잎을 그려 넣는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살아나고, 그는 죽는다.
우리는 죽어가는 존시에 연민을 느낄 수도 있었고, 그녀의 미련한 생각에 안타까움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무능력한 베어먼의 행동을 비난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주목한 것은 장사꾼인 화상(畵商)도, 젊은 화가인 존시도, 그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 늙어버린 화가 베어먼이 한 인간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바쳤다는 데에 있다. 그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어떤 대가를 받고자 한 것도 아니고, 강제로 그런 것도 아니며, 더구나 ‘영웅’이 되고자 한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즉각적으로 아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럴지라도 왜 그/그녀가 그런 감정을 느끼고 겪는지를 모른다면 그 사람의 기쁨과 슬픔에 공감하고 그것을 함께 나누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전쟁터에서 죽어간 수많은 장병들의 죽음, 존시의 아픔과 베어먼의 죽음, 일상 속에서 만나는 숱한 죽음과 고통 그리고 기쁨들. 그들이 겪은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노력하는 여정이 삶이자 여행이 아닐까?
(71~72쪽)
산 아래, 저 멀리 보이던 그랜드 프리즈매틱 스프링이 다가온다. 언젠가 사진으로 봤을 때 색과 모양이 빚어내는 오묘한 신비로움에 빠져버렸던 그곳이다. 이제 그 장엄한 실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름이 113미터, 깊이가 37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퍼런 물구덩이에선 옅은 물안개를 뿜어내면서,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노랗고 붉은 물감이 가장자리에서 사방으로 꿈틀거린다. 이 거대한 수채화가 내 앞에 놓일 때 심장은 빨라지고, 숨소리는 잦아진다. 길을 벗어난 곳에 중절모가 놓여 있다. 그 찬란한 광경에 경외를 나타낸 것일까?
한참을 보고 있으니 점점 더 시퍼런 사파이어 물웅덩이 한가운데로 빨려 들어간다. 아무도 가보지 못한, 갈 수도 없는 지구 내부의 심연으로…….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온천수와 박테리아, 그리고 석회암이 만들어내는 색깔도 조금씩 달리 보인다. 미적 감각의 경험 세계에 균열이 생기고, 마음이 요동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놀라움과 두려움 사이에서 손을 잡고, 사진에 담는다. 이곳을 두고 안내 표지판에 빛의 프리즘, 생명의 스펙트럼(Prism of Light, Spectrum of Life)이라 쓰여 있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우리는 작은 웅덩이(Opal Pool) 앞에 주저앉는다. 마음을 추스르기에 적당한 곳이다. 온천수의 따스함과 해발 2,000미터 높이에서의 햇빛을 받으며, 우리들의 얼어붙은 마음은 녹아내린다. 우리는 그렇게 곁에 있음에 대하여 묵묵히 서로 감사하면서 눈꺼풀이 무거워진 느린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지금,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옐로스톤에서, 곁에 있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 믿고 싶다. 어쩌면, 살며, 사랑하며, 죽는 순간까지 곁에 있음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견고한 믿음의 성을 쌓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239~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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