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미디어 퍼포먼스
주현식 지음|푸른사상 학술총서 48|160×232×24 mm(하드커버)|448쪽
36,000원|ISBN 979-11-308-1420-9 93680 | 2019.4.30.
■ 도서 소개
'연행성'에 입각한 텍스트 미디어 퍼포먼스 이해
주현식의 『텍스트 미디어 퍼포먼스』가 <푸른사상 학술총서 48>으로 출간되었다. 저자는 인간의 삶과 행동 양식과 같은 끊임없는 상호작용과 연행성에 주목한다. 이러한 관점에 입각해 연극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텍스트와 미디어의 퍼포먼스적 속성과 연행성에 대해 새롭게 고찰한다.
■ 목차
■ 책머리에
제1부 비사실주의 희곡 텍스트와 퍼포먼스
1장 김우진의 <난파>와 폭발의 드라마, 폭발하는 무대
1. 표현주의에서 표현의 의미
2. 구조적 요소
1) 자연 형상과 기괴한 공간
2) 자궁 형상과 기괴한 등장인물
3. 주제의 지형학:낙타의 정신, 사자의 정신, 아이의 정신 그리고 무
4. 표현주의와 사실주의, 그 전망의 차이
2장 김우진 희곡에 나타난 야생의 퍼포먼스와 거주의 상상력
1. 녹색 김우진
2. <산돼지>:집 속 야생의 거주
3. <난파>:야생 속 집의 거주
4. 생태 희곡사의 가능성
3장 이현화 희곡 <오스트라키스모스>에 나타난 반복 충동과 연행성
1. 텍스트 형식과 독자의 욕망
2. 반복 충동의 증상들과 텍스트적 에너지의 생성
3. 반복 충동의 정치성과 전이 과정의 구성
4. 이현화의 후기 텍스트와 유복자 의식
4장 이현화의 <카덴자>와 오독의 수용사
1. 희곡, 독자, 그리고 연극 수용사
2. 이상적 관객과 역사화되는 공백의 경험
3. 실제적 관객과 역사화되는 기대지평의 경험
4. 생산자의 시대에서 수용자의 시대로:퍼포먼스하는 관객
5장 이강백의 <느낌, 극락같은>에 나타난 의식의 퍼포먼스와 리미널 공간의 경험
1. 연극 보기와 관객의 뇌
2. 인물들의 의식 수준과 의식의 리허설
3. 공간들의 이미지 스키마와 공간의 사이성
4. 체현된 정신으로서의 관객의 의식
제2부 사실주의 희곡 텍스트와 퍼포먼스
6장 1930년대 사실주의 희곡의 연행성과 시각적 논증의 수사학
1. 희곡사에서 1930년대의 위상
2. 유치진의 <빈민가>와 주관적 관찰자로서 관객
3. 함세덕의 <산허구리>와 원형적 내면의 응시자로서 관객
4. 김영수의 <단층>과 제한적, 충돌적 시선의 관객
5. 1930년대 사실주의극의 연행성과 ‘창(窓)’의 수사학
6. 감각의 변이 양상과 근대 희곡사
7장 유치진의 <한강은 흐른다>에 나타난 영화적 기법과 상호매체적 연행성
1. 유치진과 영화관
2. 의사-카메라의 조작과 움직이는 이미지
3. 관객의 시선 통제와 기대 형성의 정치학
4. 연극과 영화 사이, 상호매체적 연행
8장 고선웅의 <강철왕>과 마술적 사실주의
1. 새로운 연극적 글쓰기
2. 마술적 사실주의의 패러독스
1) 마술적 시공간과 사실적 시공간 사이에서
2) 인물 정체성의 마술성과 리얼함
3. 리얼리티의 전복을 위한 포스트모더니즘적 특징들
4. 마술과 사실의 대리보충, 의의와 한계
제3부 텔레비전의 허구적 양식과 퍼포먼스
9장 <싸인>의 시작 방식과 연행성
1.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시작부의 중요성
2. 일차 언술의 시작:첫 회의 시작과 생물적 몸 해부의 착수
3. 이차 언술의 시작:각 에피소드의 시작과 사회적 몸 해부의 착수
4. 삼차 언술의 시작:후속 회의 시작과 시청자 시선 해부의 착수
5. 텔레비전 드라마의 시작부, 장르적 관습과 혁신 사이
10장 <황금의 제국>에 나타난 대화의 연행성과 캐릭터화 기법
1. 텔레비전 드라마의 문체
2. 불공손어법과 주인공 ‘태주’의 캐릭터화 과정
1) 감정적 불공손어법:거칠고도 도전적인
2) 유희적 불공손어법:승부사적이면서도 냉소적인
3) 강압적 불공손어법:냉혈한적이면서도 탐욕스러운
3. 캐릭터화의 주제적 의미
:자본의 정치경제학과 욕망의 정치경제학
4. 대화, 등장인물, 그리고 텔레비전 드라마의 미학
11장 메타 텔레비전 드라마 <온에어>의 반성성과 연행성
1. 텔레비전 드라마의 자기 의식성
2.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텔레비전 드라마:인공성과 불연속성 드러내기
3. 허구와 실제 사이에서
4. 텔레비전 드라마의 자기 조직화 경향과 연행성
제4부 텔레비전, 리얼리티, 그리고 시각적 문화
12장 현실을 연행하기, <정글의 법칙>의 리얼리티 효과
1. 텔레비전 리얼리티의 역설
2. 아프리카의 재현과 몰입의 시청 경험
1) 공간에로의 몰입과 함께 있는 여기의 환각
2) 시간에로의 몰입과 긴장감 있는 지금의 환각
3) 등장인물에로의 몰입과 진정한 감정 경험의 환각
3. 다큐테인먼트로서 자연:오락적 가상 리얼리티와 다큐의 실제 리얼리티 사이
4. 환각으로서 리얼함의 감각
13장 <한국인의 밥상>과 음식 다큐멘터리 TV의 연행성
1. 미디어화되는 음식 문화
2. 푸드멘터리로서의 재현 방식
3. 수용의 양상:음식에 관련된 진실을 학습하기와 TV 화면을 밥상으로 상상하기
4. 에스노그라피로서의 의의와 한계:푸드멘터리 TV와 대중문화
5. 상상적 먹기, TV의 소비를 통한 자아의 연행적 생산
■ 참고문헌
■ 발표지 목록
■ 찾아보기
■ 저자 소개
주현식(朱賢植)
「탈춤 연행의 반성성 연구」로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 경기대 미디어예술문화연구소 연구원. 주 연구 영역은 퍼포먼스 연구(Performance Studies)다. 희곡 텍스트의 퍼포먼스성(Performativity), 연행성을 분석하는 것으로부터 학문적 이력을 시작했다. 희곡 텍스트의 분석에 집중했던 초기의 연구는 미디어, 주로 텔레비전의 허구적,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에서 관찰되는 사회적, 문화적 행동 양식의 퍼포먼스적 특성을 분석하는 데로까지 이어졌다. 희곡과 공연, 문학과 문화, 물질과 상징, 몸과 언어, 인문예술과 과학기술을 이분법적으로 보려는 형이상학을 해체하는 연구를 계획 중이다. 이러한 연구를 위해 연행성이라는 개념이 인식론상의 핵심 개념이자 학문적 실천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 출판사 리뷰
필자는 텍스트와 퍼포먼스의 상호 작용성에 주목하여 저자의 권위에 귀속되지 않은 텍스트와 행위자와 대상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발하는 퍼포먼스를 연구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일상적 행동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의 행동을 이룩하며 이러한 과정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렇듯 인간의 삶은 다양한 개념과 행동 양식이 혼재되어 필연적으로 ‘연행성’을 띤다.
이 책의 제1부와 2부는 각각 비사실주의 희곡 텍스트와 퍼포먼스, 사실주의 텍스트의 퍼포먼스에 관한 논문들을 묶었다. 저자는 그동안의 비사실주의적 희곡 텍스트에 대한 일반적 비평과는 달리 퍼포먼스적 성질에 주목한다. 특히, 수용자에 대한 능동적 반응 촉발과 문학 외부 현실에 대한 자체적 대응에 대해 살펴본다. 한편, 사실주의 희곡 텍스트에 대해서는 기존의 리얼리티, 현실 반영론적 입장이 지시성의 오류이자 환각임을 지적하며 퍼포먼스적 효과에 입각해 리얼리티를 바라보는 관점의 구성을 밝힌다. 즉, 수동적 측면에서의 사실주의 희곡 텍스트의 의미를 간주하기보다는 상호 작용과 소통의 기능을 하는 화용론적 효과를 검토한다.
제3부와 4부에서는 미디어, 특히 텔레비전을 중심으로 다룬다. 미디어는 연행과 연행성의 핵심적 장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3부에서는 타자와의 주된 소통 통로가 된 텔레비전의 위상을 인정하고 드라마 텍스트와 시청자 간의 상호작용의 효과와 ‘연행성’에 입각한 문화적 담론 전개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4부에서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수용자에게 발생시키는 몰입의 경험과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퍼포먼스적 속성을 규명하여 리얼리티의 시각성이 매체에 의해 연행적으로 이해되고 생산되는 방식을 탐색한다.
■ 책머리에 중에서
이 책에서 정의하는 ‘텍스트(Text)’는 특정 수용자에게 소통할 목적으로 생산된 모든 인공물을 가리킨다. 그러나 텍스트는 자족적, 폐쇄적, 완성된 실체가 아니다. 그와 같은 성질의 실체란 저자의 권위에 귀속된 작품(Work)에 불과하다. 반면 텍스트는 가변적, 개방적, 불완전한 기표의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작품을 통해 독자는 저자의 최종적인 의도를 해석하려 애쓰지만, 텍스트를 통해 수용자는 각자 자신만의 의미를 유희적으로 생산한다. 작품의 의미는 해석에 의해 권위적 기의로서 폭로되나, 텍스트의 의미는 놀이에 따라 자유롭게 발화되는 기표들을 퍼트린다.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환원될 수 없는 저자의 독백적 목소리인 반면, 텍스트에서 전경화되는 것은 수용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다시 쓰게 되는 텍스트의 복수적 의미다. 작품의 해석을 따라 독자는 저자를 경배하고 그의 아버지로서의 목소리에 복종한다. 허나 텍스트의 유희에 참여하는 수용자는 아버지의 기입 없이 주이상스적 기쁨과 함께 텍스트의 의미를 통과하여 무한한 의미론적 효과를 새롭게 퍼트린다.
(중략)
이 책에서 언급되는 퍼포먼스는 가장 단순하게는 ‘행동’ 혹은 ‘행위’로 정의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예각화해서 설명해보자면 퍼포먼스는 어떤 방식이든 타자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효과를 염두에 둔 행위다. 이 효과에 의해 퍼포먼스적 행동은 현실과 구분되는 제2의 세계를 구축한다. 정해진 행동 ‘틀’의 관습을 수용하고 때로는 위반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퍼포먼스적 행위는 구성한다. 따라서 퍼포먼스는 자연스럽게 그 행동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면서 행위자와 대상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발한다. 상호작용성의 퍼포먼스적 행위는 ‘사이(between)’에 있는 행위, 경계론적 전이상태(Liminality)에 있는 행동이다.
퍼포먼스 스터디는 연극 연구의 확장된 버전이다. 무대 위 연극적 행동은 타자인 관객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제2의 세계를 구축하고 연극적 관습을 따르면서도 위반하여 배우와 관객 사이에 존재하게 되는 대표적인 사이성의 행동인 까닭에서다. 그래서 퍼포먼스를 연극적 행위, 줄여 연행으로 명명하고, 그 퍼포먼스적 성질(Performativity)을 연행성으로 이름 붙일 수 있다. 인간의 삶은 필연적으로 연행적이다. 우리의 행동은 연극적 행동처럼 특정 공간 내에서 타자가 보는 하에 타자에게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 전시되며 문화적, 사회적 규범을 재현하기도, 깨트리기도 하는 과정 중에 자리한다. 그러한 리미널한 순간의 행동 속에서 과거로부터 전승된 일상의 규범이 권위적으로 재차 확립되기도 하고 미래로부터 유입된 반규범적 잠재력이 찰나적으로 현현하기도 한다. 희곡과 공연의 관계가 그렇듯, 자아와 사회, 자아와 타자, 과거와 미래, 규제와 혁신, 일상적 행동과 변화의 행동은 명확하게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관계를 구성한다. 언어로 분절화될 수 없는 카오스적 양상이 우리 삶의 모습이다. 때문에 인간 삶의 혼재된 사회문화적 행동양식과 그 산물을 규명하는 데, 다양한 개념들을 횡단하면서 복수화된 의미의 새로운 관계를 생성하는 연행과 연행성 개념이 유효하게 기능할 수 있다.
■ 책 속으로
관객의 동의하에서만 연극이 시작되고, 관객에게 어떤 효과를 주는지에 따라 공연의 의의가 달라지는 것이라면, 중요한 것은 공연 텍스트 자체의 의미가 아니게 된다. 그보다 관객이 공연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경험’하는가가 공연의 의미를 결정하게 된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공연 텍스트의 의미는 ‘공연 텍스트+관객’이다. 그렇게 해서 공연 텍스트가 전달하려는 의미는 그것을 관찰하는 관객의 외부에서 발생하는 리얼리티로서가 아닌, 지각자인 관객에 의해 이미 경험되는 리얼리티로서 재위치화된다. 관찰하는 주체로서 관객은 관찰되는 객체인 공연에 참여하는 참여자가 되는 까닭에, 지각 주체인 관객이 경험하는 리얼리티가 지각 대상인 공연의 의미를 구성하게 된다. 공연 텍스트의 메시지에 대한 수신자인 관객의 경험이야말로 공연 텍스트의 의미, 메시지 자체다. (102쪽)
본고의 목적은 시각적 논증의 양상에 주목함으로써 30년대 사실주의 희곡의 연행성을 규명하는 것이다. 사실주의 양식에 관한 대부분의 기존 논의에서 리얼리즘은 재현의 새로운 과학적 양식, 인식론적 측면을 가리키거나 억압적인 사회적 리얼리티에 대한 윤리적 발견, 이데올로기적 측면을 함의한 것으로 언급되었다. 그러나 언어가 투명하지 않고 독자적인 의미를 생산하는 불투명한 매체라면 사실주의가 자신의 본원적 속성으로 주장하는 재현에의 신뢰, 진실한 것에의 정확한 묘사, 그리고 리얼한 세계와의 일치는 검증불가능하다. 글쓰기를 넘어 현실과 소통할 수 있다는 리얼리즘의 가정은 언어와 사물의 일치로부터 연원한다고 볼 수 없다. 그보다 사실주의 픽션에서 진실은 진실에 대한 믿음으로 생산되고, 진실에 대한 감각으로 전달된다. 진실의 미메시스는 오직 언어의 미메시스에 의해서 가능한 바 이런 ‘진실 효과’에 의해 사실주의극의 관객은 외적 리얼리티에 대한 지식과 계몽, 그리고 자각의 능력을 획득한다. (171쪽)
물론 텔레비전 드라마에 내재된 서사적 연행의 차원을 좀 더 확대하고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텍스트의 시작부를 대상으로 하여, 시청각적 스타일 및 편집 기법을 분석하고 장르적 문법을 연구하는 일이 수반되어야 한다. 또한 시작부의 ‘착상’ 단계가 실제로 본론에서 어떻게 ‘배열’되며 종결 부분과는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전체 서사적 패턴을 고찰하는 작업도 시작 부분의 서사 구조와 기능에 대한 총체적 이해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꼭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텔레비전에서 발화되는 것은 “시장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민주주의라 불리는 것의 조건, 모든 사람이 공적 공간에서 어떤 대상에 대해서든, 어떤 사람에 대해서든 자유롭게 표현할 조건”이다. 이제 타자와의 주된 소통 통로가 된 텔레비전의 위상을 인정하고, 그것을 온당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텔레비전 드라마와 시청자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벌이는지, 그 연행적 국면의 독자적 성격이 학문적으로 규명되어야 한다. 본고의 논의가 이러한 전망에 대한 개별 사례로서 의의를 지닐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86~287쪽)
오늘날 <한국인의 밥상>을 비롯한 수많은 푸드 프로그램들을 통해 텔레비전 화면에서 먹는 모습을 보려는 욕망이 범람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미디어를 경유한 먹기, 보기, 소비, 생산의 복합적 네트워크 속에서 감정, 감각, 기억과 같은 차원에 의하여 자기 효능감을 발생시키거나 타인과의 구별 짓기를 형성하는 식으로 중층적으로 매개되고 있는 것은 주체-대상, 자아-타자의 관계에 대한 욕망 자체다. 현재 텔레비전의 공익성과 상업성이 새롭게 재편성되고,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예능의 경계가 혼성화되는 상황 속에서 텔레비전 쿠킹 프로그램의 대중성을 주목해야 할 까닭도 이러한 점에서 연원한다. 대중문화는 비유컨대 음식처럼 친밀한 것들에 관한, 감각적, 감정적, 기억의 이데올로기화된 키친이며, 그중에서도 텔레비전 화면이야말로 최적화된 주방이다. (413~4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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