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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간행도서

정효구, <불교시학의 발견과 모색>

by 푸른사상 2018. 11. 22.




불교시학의 발견과 모색

 

정효구 지음푸른사상 학술총서 43160×230×24 mm(하드커버)456

35,000979-11-308-1384-4 93800 | 2018.11.16



■ 도서 소개


우리의 현실과 시세계를 넘어서도록

이끌어주는 미래적인 불교시학

 

정효구 교수의 불교시학의 발견과 모색<푸른사상 학술총서 43>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불교시학을 근원적이며 미래적인 시학으로 새롭게 발견해내고 그것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하며 탐구해 나아간 저서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교적 시각으로 시의 이론에서부터 시인론 및 작품론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오래된 시사에서 현재의 시단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며 진지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 저자 소개


정효구(鄭孝九)

1958년 출생.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한국문학신인상을 수상하며 문학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럿거스대학교의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에 방문교수로 체류한 바 있다.

저서로는 상상력의 모험 : 80년대 시인들, 몽상의 시학 : 90년대 시인들, 시 읽는 기쁨 1-3, 한국현대시와 평인(平人)의 사상, 마당 이야기, 맑은 행복을 위한 345장의 불교적 명상, 일심(一心)의 시학, 도심(道心)의 미학, 한용운의 님의 침묵, 전편 다시 읽기, 붓다와 함께 쓰는 시론, 신월인천강지곡(新月印千江之曲), 님의 말씀, 다르마의 축복등 다수가 있다. 2016년 현대불교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목차


책머리에

 

1부 불교시학의 심층

 

1장 일심(一心) 혹은 공심(空心)의 시적 기능에 관한 시론(試論) 공감의 구조와 양상을 중심으로

1. 서론

2. 공감의 구조와 그 양상

3. 결론

 

2시적 감동에 관한 불교심리학적 고찰

1. 문제 제기

2. 속제(俗諦), 식작용(識作用), 유아의식(有我意識)대립과 구속

3. 진제(眞諦), 전식득지(轉識得智), 무아의식(無我意識)자유와 해방

4. 진속불이(眞俗不二), 일심(一心), 대아의식(大我意識)울림과 감동

5. 결어시적 감동의 새로운 의미와 우리 시가 나아갈 길

 

3장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의 고제(苦諦)’의 해결 방식과 그 의미

1. 문제 제기

2. 불교에서의 고제의 문제, 그리고 님의 침묵

3. 님의 침묵에서의 고제의 해결 방식과 그 의미

4. 결어

 

4장 구상의 그리스도 폴의 강과 불교적 상상력

1. 문제 제기

2. 실상(實相)과 실유(實有)의 상상력

3. 회심(回心)과 수행(修行)의 상상력

4. 예토(穢土)와 정토(淨土)의 상상력

5. 결어

 

5장 불교유식론으로 본 이승훈 시의 자아탐구 양상

1. 문제 제기

2. 유아(有我)의 유식무경(唯識無境)비대상의 시

3. 유아(有我)의 의타기성(依他起性)자아소멸의 시

4. 원성실성(圓成實性) 혹은 무아(無我)의 의타기성과 자아불이의 시

5. 결어

 

6장 조오현 연작시 절간 이야기의 장소성 고찰 절간을 중심으로

1. 문제 제기

2. 본론

3. 결어

 

7장 최승호 시집 달마의 침묵에 나타난 글쓰기의 양상 물 위의 글쓰기를 중심으로

1. 문제 제기

2. 글쓰기의 목적

3. 글쓰기의 방법

4. 결어

 

8장 정일근의 시받아쓰는 마음과 받아 적은 내용

1. 받아쓰는 마음

2. 받아 적은 내용

 

9장 한국 현대문학에 그려진 원효(元曉)의 삶과 사상 소설문학을 중심으로

1. 몇 가지 문제 제기

2. 한국문학이 불러낸 원효의 의미

3. 결어한국문학과 원효의 미래

 

10장 한국 근현대시에 나타난 자화상시편의 양상 근대적 자아인식의 극복을 위한 하나의 시론

1. 문제 제기

2. 자아의 영역과 대상

3. 자아의 해석과 평가

4. 결어

 

2부 불교시학의 확장

 

1장 의상(義湘) 스님의 법성게(法性偈)와 심보선 시인의 강아지 이름 짓는 날

1. 법성게와 환지본처(還至本處)

2. 강아지 이름 짓는 날과 방하착(放下着)

 

2장 불가의 공양게(供養偈)’와 정진규 시인의 밥시시편들

1. 공양, 공양게, 공양미학

2. , 밥시, ‘뜨거운 상징

 

3장 오도송(悟道頌)과 열반송(涅槃頌) 그리고 서시(序詩)와 종시(終詩)

1. 오도와 오도미학/열반과 열반미학

2. 서시와 종시, 그리고 그 미학의 세계

 

4장 불교 경전 속의 게송과 문학비평가들의 시 쓰기

1. 불경의 수사학과 게송의 미학성

2. 비평의 수사학과 시 쓰기의 미학성

 

5카르마-다르마-파라미타’, 그 시학과 미학

1. 카르마, 유아(有我), 근대시의 미학

2. 다르마, 무아(無我), 영원성의 미학

3. 파라미타, 대아(大我), 감동의 시학

 

6장 여름문명의 극단을 사유할 때우리 시의 나아갈 길 자연과 영성의 회복을 기대하며

1. 2000년대 시를 위한 이해 혹은 변명

2. 가던 길을 멈추고 원론을 숙고해야 할 때

3. 거대도시를 제대로 공부해야 할 때

4. 디지털 세계를 다시 공부해야 할 때

5. 자연과 영성(도심)을 회복해야 할 때

 

7장 대지의 도리와 덕성 그리고 21세기 우리 시

1. 현대 도시 문명인의 난제

2. 천지음양(天地陰陽)의 대지성 혹은 여성성

3. 지수화풍(地水火風)의 지성(地性) 혹은 토성(土性)

4. 생장수장(生長收藏)의 대모지신(大母地神) 혹은 순환성

5. 21세기 우리 시와 대지성의 결핍

 

8장 선비정신과 한국현대시 근현대시 100년과 그 이후를 생각하며

1. 문제 제기

2. ()으로서의 시

3. 극기복례(克己復禮)와 본성(本性)회복으로서의 시

4.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로서의 시

5. 마무리

 

9장 꽃들의 화엄(花嚴) 혹은 화엄(華嚴)

 

10장 에덴동산과 무상(無償)의 꿈꾸기 그리고 화엄세계 비평을 하며 걸어온 30여 년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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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리뷰 


삶 속에서도, 시 작품 속에서도, 감동의 경험은 드물고 귀한 것이다. 그만큼 감동이 찾아오는 시간은 적고 감동이 주는 효력은 대단하다. 그러나 이 드물고 귀한 경험에 의지하여 인간들은 범속한 의식의 표층 아래 아주 심오한 마음의 세계가 진실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직감한다. 감동의 경험은 이와 같은 인간 존재의 심층을 알려주는 소중한 체험이자 전달자이다.

불교시학의 발견과 모색에서는 이 감동의 문제가 시의 중심 문제이자 존립기반임을 전제하고 그것을 불교심리학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이런 논의의 과정을 통하여 독자들은 인간의 마음 구조를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적 감동의 실상과 작동기제를 파악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제1부에서 한용운, 구상, 이승훈, 조오현, 최승호, 정일근 등의 시를 불교적 관점에서 읽어내며 그 의의를 밝히고 있다. 또한 현대문학이 불러낸 원효의 삶과 사상이 지닌 의미에 대해 천착하고 있으며, 우리 근현대시사의 한 흐름을 이루고 있는 자화상시편들의 분석을 통하여 근대적 자아인식의 특수성과 한계, 그리고 그 극복 가능성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다. 2부에 이르면 저자의 불교시학은 좀 더 확장되고 자유로워진다. 그는 우리에게 당도한 현실과 시학의 중요한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불교적 관점으로 읽어내고 진단하며 치유해 나아가고자 한다. 그것은 근대는 물론 후기 근대라는 말로도 설명이 부족한 우리의 삶의 현실과 인류사적 단계를 지혜롭게 열어가고자 하는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

  


■ 책머리 중에서 


나는 한동안 인간세상의 인위적인 것을 바꾸면 세상도 삶도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인간과 인류를 믿었고, 그들의 이성과 지성을 믿었으며, 인간사와 인류사의 진전에 대한 꿈을 순정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이 얼마나 단견인가를 깨닫게 되는 때가 왔고, 그 깨달음은 아픔과 더불어 새로운 모색의 길로 나를 나서게 하였다. 그런 가운데 나는 아주 단순하지만 간명하게 인간들의 중생심(衆生心)’이 타파되지 않는 한 어떤 삶도 다른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진단 위에서 나는 그 해결을 위하여 어설프지만 진지한 발걸음을 계속 내디디게 되었다.

불교시학에서의 불교는 신앙이나 종교 이전에 하나의 철학이자 사상으로 보더라도 우리가 처한 현실과 시세계의 한계를 넘어서도록 하는 데 훌륭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족하지만 나의 글과 더불어, 아니 불교 및 불교시학의 내면과 더불어 삶과 시가 밝아지고 맑아지는 시간이 생성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 책 속으로  


독자가 시 작품을 읽는 일의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손꼽힐 수 있는 공감의 문제에 대하여 불교의 유식심리학을 근거로 삼아 그 구조와 양상을 살펴보았다. 이와 같은 공감의 문제를 살펴본다는 것은 넓은 의미로는 문학의 수용이론 및 독자중심비평의 한 측면을 밝혀본다는 뜻을 가지며, 보다 직접적인 의미로는 독자들이 시 작품을 읽고 좋다’ ‘인상적이다’ ‘마음에 든다’ ‘감동적이다등과 같이 막연하게 표현해 오던 독자 반응의 실제를 밀도 있게 살펴보는 일이 된다. 이 글은 독자 반응이 일어나는 공감의 근거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 기인한다고 보았다. 그 하나는 제7식인 마나스식에서 비롯되는 자기중심적 유아의 출현에 근거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런 자기중심적 유아 너머에 존재하며 작용하는 보다 심층적인 자아초월적 무아의 작용에 토대를 둔다는 것이었다. 전자가 분별과 시비로 이루어진 자아상의 작용이라면, 후자는 일심과 공심이 구현되는 초아의 세계이다.

(54)

 

그렇다면 자화상시편을 중심으로 드러나는 이런 근대적 자아인식은 계속되어야 할까. 만약 근대적 자아인식이 더 이상 시대적, 본질적 유효성을 잃었다면 어떻게 이 점을 극복하여야 할까. 탈근대와 21세기의 시대와 문명은 이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는 여기서 불교 경전, 노자 도덕경, 장자, 주역, 천부경등에서 보여주는 우주적 진리, 다르마, (), 영성 등의 가치를 재인식함으로써 근대적 자아인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말을 하고자 한다. 이들은 서로 조금씩 다른 측면을 갖고 있으나 공통점은 세계를 분리와 차별 이전 혹은 이후의 세계인 일체와 일심의 장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일체와 일심으로서의 자아인식은 좁았던 자아의 영역을 무한까지 확대시키고, 분리되었던 자아의 고립상태를 무진의 관계망 속에서 인식하게 하며, 차별로 위계화되었던 중심주의를 평등심으로 바꾸어놓고, 부정적이었던 자아인식을 절대긍정의 바탕 위에서 재고하게 한다. 

(322~323)

 

나는 이 글에서 불경의 게송을 분석하거나 연구하는 데 뜻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불경의 수사학에서 시의 일종인 게송이 이토록 자유자재로 사용되고 있어 미학성을 드높이고 있다는 점과 그것이 경전의 산문성과 교학성이 지닌 한계를 보완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게송이 문장 속에 녹아드는 일이 이토록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시대와 환경을 다시금 지금, 이곳에 불러내어 살아 숨쉬게 하고 싶은 것이며, 과도할 정도로 언어가 산문화되고 소음처럼 변해버린 이 시대의 언어 환경을 반성하며 성찰해보고 싶은 것이다.

(36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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