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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간행도서

이청, <파르마콘, 몸의 소설>

by 푸른사상 2018. 11. 5.



파르마콘, 몸의 소설

 

이청 지음현대문학 연구총서 52153×224×18 mm304

23,000979-11-308-1379-0 93800 | 2018.10.31



■ 도서 소개


신체를 통해 드러나는 소설과 사회의 관계맺기

 

이청 교수의 파르마콘, 몸의 소설<현대문학 연구총서 52>로 출간되었다. 이상, 오정희, 조세희, 손창섭, 장용학, 하근찬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각각의 시대와 사회가 한국 현대소설 속에 담긴 신체표징과 어떤 관계를 맺고 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 저자 소개


이청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텍스트 안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상식에 포박되거나 안주하지 않기 위해 모험을 지속하고 있다. 소설, 영화, 그림책 관련 논문과 비평 작업을 이어가면서 강단에서 글쓰기와 현대소설, 영상문학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현재는 고려대학교와 청주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저서에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 영화관에 들어서다(공저)가 있다.

 


■ 목차


책머리에

 

총론신체표징과 파르마콘의 역설

 

한국 소설과 신체표징

신체표징의 사적 탐색

 

1부 결핵·불임·기형의 몸과 저항의 제스처

 

1장 이상 소설의 신체표징과 탈주 욕망

1. 사회로부터의 일탈과 결핵

2. 근대적 질서 추구와 절름발이

3. 글쓰기에 대한 집착과 죽음의 유보

 

2장 오정희 소설의 신체표징과 여성적 자아

1. 여성 욕망의 잉여와 불임

2. 여성의 출산 거부와 낙태

3. 불모의 관계와 생식에 대한 환상

 

3장 조세희 소설의 신체표징과 물화된 세계

1. 자본주의의 부작용과 난장이

2. 산업사회의 환경오염과 질병

3. 물화되는 성과 세습되는 노동

 

2부 공포·허무·도착의 온상, 전쟁 트라우마

 

1장 손창섭 소설의 신체표징과 사회병리

1. 혼란한 사회와 불구적 그로테스크

2. 전망의 부재와 병적 허무주의

3. 성적 트라우마와 도착적 증후

 

2장 장용학 소설의 신체표징과 터부 와해

1. 병든 정상인, ()에 갇힌 수인(囚人)

2. 역설의 전략과 신체 부정의 메타포

3. 전쟁과 터부의 와해, 원시 자연으로의 회귀

 

3장 하근찬 소설의 신체표징과 전후 의식

1. 전쟁과 불구의 신체1950~60년대

2. 훈육과 노동의 신체1970년대

3. 예술과 죽음의 신체1980년 이후

 

4장 한국 전쟁 소설의 혼혈 표상

1. 경멸과 공포의 혼혈 의식

2. 은폐와 외면의 혼혈 표상

3. 동정과 참회의 혼혈 표상

 

 

결론신체표징, 부정의 현실을 경계하는 환상적 역설

 

참고문헌

찾아보기


■ 출판사 리뷰 


파르마콘, 몸의 소설은 신체, 질병, 장애, 전쟁, 혼혈 문제 등 몸에 관한 병리적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 현대소설의 사회적 의미를 탐색한 연구서이다. 소설에는 인물이 등장하고, 신체는 그 인물의 존재를 증명하는 근거이다. 그러므로 저자는 소설 속 신체가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그 신체가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추적함으로써 소설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굴해냈다.

이 책에는 이상, 오정희, 조세희, 손창섭, 장용학, 하근찬 등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들과 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나는 신체표징의 양상이 정리되어 있다. 또한 그것이 각각의 시대,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또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살펴볼 수 있다. 문학의 영역에서 신체적 글쓰기는 신체에 문신이 새겨지는 과정에 비유된다. , 신체는 사회적 사건을 육화함으로써 하나의 읽혀질 수 있는 기호가 되고, 독자는 그 기호의 의미를 해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책머리 중에서 


이 책은 우리 현대소설 속에서 몸이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아본 연구 작업이며 그중에서도 특히 신체가 어떤 상징성을 지니는지에 대해 다룬 것이다. 우선 인간의 신체가 소설 속에서 특정한 상징 작용을 할 것이라고 가정했다. 1930년대 이상의 각혈하는 몸은 그저 병든 청년의몸이 아닌 현실 탈주 욕망을 파행적 글쓰기로 표출한 창백한 낭만이라는 이미지를 덧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시기를 예민하게 받아들인 작가들이 다룬 신체와 사회의 코드(code)가 만나는 지점을 드러내보려 하였다. 소설을 공부하면서 왜 하필 신체를 중요히 다루어야 한다고 판단했는지 확실히 답하기 어렵다. 다만 그것이 내게는 소설을 보는 안목의 중심 즉 코어(core)와 같은 것이었다. 몸의 중심 근육이 강화되어야 균형이 무너지지 않고 다른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는 코어 운동의 논리처럼 신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접근할 때 안정감을 가지고 소설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신체는 언제나 소설의 중심이었다. 신체는 존재를 증명할 유일무이한 증거이자 가장 강력한 존재의 근거이기 때문이다. 만약 신체와 관련 없는 이야기만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 이야기는 굉장히 막연하고 어려워질 것이다. 소설은 인간을 다루고 인간은 신체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니 신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인간을 그리고 소설을 어떻게 이해하는지가 달라진다. 다행히 신체의 상징들이 잡히면 소설을 읽는 즐거움이 배가되었기 때문에 신체표징들에 집착했고 그 결과 나름대로 소설 속에 신체표징이 갖는 질서와 의미를 정리해내게 됐다.

    


■ 책 속으로  


이 책은 한국 현대소설에 나타난 신체표징(標徵)을 검토하여 한국 현대소설이 사회와 관계 맺고 있는 양상과 그 의미를 살펴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신체는 사회성을 체현하고 함축하는 담론 생성의 장()이다. 개인의 신체는 사회와의 깊은 관련 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고 또 변화한다. 신체와 사회는 각각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소설 속에 나타나는 신체표징은 그 소설이 창작되던 시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신체표징 분석을 통해 소설이 어떻게 사회를 표현하고 또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해명할 수 있다. (중략)

소설과 신체표징 사이에는 사회라는 매개항이 설정되어 있다. 표징을 통해 드러나는 신체는 개인의 특수성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비유로 작용함으로써 고유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소설에 나타나는 신체표징은 지금까지의 문학이 보여주었던 그 어떤 기법이나 장치보다 더 사회를 잘 드러낸다. 그것은 사회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은 아니다. 그러나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상징이 때로는 직접적인 발언보다 더 실효성을 갖기도 한다. 소설에 나타난 사회적 메타포로서의 신체표징은 은유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독자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고민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15~17)

 

질병은 현대 문학의 중요한 모티프 중 하나이다. 문학에서 질병의 은유는 하나의 기호이다. 그것은 일종의 상징이며 상징을 해석한다는 것은 어떤 기표가 가지고 있는 표면적인 의미 너머의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질병을 상징화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사회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신체를 다루게 된다. 예술의 영역에서 사회의 부정적인 현상들이 신체적 고통을 통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토대가 되는 이유는 신체와 사회의 비유적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때 병든 신체는 사회적 상황으로부터 일탈하고자 하는 의식과 관련된다. 예술적인 메타포로서의 신체적 질병은 위태로운 외부 현실을 표현해 내고자하는 작자의 의도를 위해 사용되며,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현실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전략을 숨기고 있다. 따라서 이상의 소설에 등장하는 질병 및 신체에 대한 표징을 천착해보는 것은 그의 문학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유효한 방식이 된다.

(54~55)

 

혼혈 문제는 문학적인 것보다 더 광범위한 문화적 차원의 문제임을 전제해야 한다. 문화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구조를 지니며 문화가 지닌 그런 성격은 그 문화에 접근하는 태도나 양식을 다양하게 허용하도록 만든다. 한국 전쟁 소설의 혼혈 표상을 연구하는 과정의 궁극적인 과제 역시 문화의 심층적인 내용들을 분석해 내는 것이다. 그러한 문화의 분석을 위해서는 문화 담론 생성의 관습적인 면과 현재의 문화 현상이 만나는 지점의 담론 구조와 의미가 규명되어야 한다. 혼혈 현상은 단순히 한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메라시안(Amerasian)이나 코시안(Kosian)이라 불리는 혼혈인의 정체는 개인의 특수성보다는 한국+α에서 α에 해당하는 문화권의 보편성으로 확대되기 마련이다. 이 개인과 문화권의 동일시로 인해 발생하는 편견과 배제의 심리가 어떤 것인지를 찾기 위해서라도 변화하는 문화 인식에 주목해야 한다.

(24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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