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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시선

봄에 덧나다 - 푸른사상 시선 16

by 푸른사상 2012. 4. 27.

 

봄에 덧나다

조혜영 저 | 111쪽   B6 |  ISBN : 9788956409115

 

 

 

 햇볕이 따사로운 봄날, 무심히 푸성귀를 다듬던 시인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산꿩의 울음소리에 "가슴이 데인 듯 아프다"(「봄에 덧나다」). 노조 활동으로 전경과 구사대에 어깨뼈가 부러질 정도로 얻어맞고 끌려가 성희롱당하고 해고당한 일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직장 폐쇄를 막지 못한 일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인 여성 노동자로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기에 품었던 분노며 슬픔이며 낙담 등이 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인은 수술대에 오르는 아픔 속에서도 노동자와 노동문학을 향한 의지와 신념을 놓지 않았다. "무언가에 자신을 걸기엔/두려운 나이가"(「남은 사람들」) 되었지만, 자신의 나약함을 반성하면서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껴안은 것이다. 이 시집에 수록된 교동도의 생활을 담은 5편의 연작시와 정신병동의 체험을 그린 32편의 연작시가 그 구체적인 산물이다. 특히 폐쇄 병동에서부터 개방 병동에 이르기까지 우울증, 조울증, 약물 중독, 기억 상실증, 강박증 등으로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의 사연을 그려낸 정신병동의 연작시는 시인의 민중의식을 자 보여주고 있다. "무슨 일이든 10년의 길을 걸으면/기능공"(「시가 안 써지는 날」)이 될 수 있다고 믿고 마치 제품을 정성들여 만들 듯 공들여 쓴 시인의 작품들은 가장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물을 감동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맹문재(시인, 안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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