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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간행도서

김현아, <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

by 푸른사상 2018. 7. 23.

 

 

 

분류--사회과학, 여성학, 노동문제

 

감정노동그 이름의 함정

 

김현아 지음여성학 총서 12147×217×12 mm(하드커버)200

18,000979-11-308-1355-4 93330 | 2018.7.20

 

 

■ 도서 소개

 

감정노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넘어서

 

김현아의 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이 푸른사상사 <여성학 총서 12>로 출간되었다. 대표적인 감정노동 직종으로 알려진 카드사 콜센터 상담원의 사례를 기초로 하여, ‘감정노동이라는 개념의 오용과 남용 아래 가려진 여성 노동과 서비스 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하고자 한다.

   

저자 소개

 

김현아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여성 인권 이슈와 교육을 연계하는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일해왔으며, 현재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위촉 성폭력 예방교육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목차

 

책머리에

 

1장 감정노동 다시 보기

1. 감정노동, 다시 봐야 하는 이유

2. 감정노동, 다시 보는 방법

1) 연구 대상

2) 연구 방법 및 과정

 

2장 감정노동 이해하기

1. 감정노동이란?

2. 감정노동 논의의 흐름

1) 감정노동 개념의 보완

2) 한국 사회 감정노동 논의

 

3장 한국 사회 감정노동 논의의 함정

1. ‘감정노동자개념의 등장

2. ‘감정노동개념의 사용

1) 새로운 노동의 범주

2) 작업장 폭력에 대한 노출

3) 규제해야 할 사회문제

3. 현행 논의의 한계

 

4장 콜센터 노동 이해하기희망카드 콜센터 이야기

1. 콜센터 상담원은 무슨 일을 할까?

1) 채용 및 신입 교육 과정

2) 직무 수행 과정과 그 특징

2. 콜센터 상담원은 어떤 조건에서 일을 할까?

1) 아웃소싱의 고용 형태와 실적 경쟁 체제

2) 작업장 폭력

3. 콜센터 노동에 대한 직무 분석 결과

 

5장 감정노동 문제의 해체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1. 직무 전문성의 비가시화

1) 콜센터 노동의 탈숙련화에 대한 오해

2) 감정노동의 비전문성에 대한 오해

3) 기존 통념의 내면화와 재생산

2. 감정노동의 문제에서 고용 형태와 작업장 폭력의 문제로

 

6장 감정노동 논의 바로잡기직무 수행 요소로서의 감정노동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리뷰

 

블랙 컨슈머, 악성 고객, 유행하는 말로는 갑질하는 진상고객에게 시달리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고충이 자주 언론에 보도되며 감정노동이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전문 기술이나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통념으로 인해 주로 여성들에 의해 많이 수행되는 서비스 노동들이 이제는 감정노동으로 통칭되곤 한다.

고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하거나, 부당한 갑질로 피해를 입거나 하는 것은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단편적인 모습일 뿐이다. 오히려 감정노동이라는 용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감정노동 자체와 서비스 노동의 직무 전반에 대한 왜곡된 이해가 양산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낮아 누구나 할 수 있고, 사업주의 지시와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스스로의 감정을 누르고 견뎌야 하며, 그러다가 쉽게 그만두고 또 쉽게 새로운 인원으로 충원될 수 있는 직종이라는 인식이 만연되어 있는 한, 그 분야 노동자들에 대한 근본적 처우 개선은 요원할 뿐이다.

감정노동, 그 이름의 함정은 주로 여성들에 의해 수행되는 대표적 감정노동 직종인 콜센터 상담원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한국 사회 감정노동 개념 오용의 결과를 확인한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스스로 카드회사의 콜센터 상담원으로서 활동하는 참여관찰법과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을 활용하여 그들의 구체적 노동 과정을 살폈다. 그러한 연구를 통해 저자는 감정노동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져 있던 서비스 노동의 가치를 재발견한다. 서비스 노동은 비전문적 노동이 아니라 상당 수준의 전문 지식과 숙련을 필요로 하는 직종이고, ‘감정노동종사자들이 겪는 문제는 악성 고객들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만이 아니며, 이에 따라 서비스직 노동의 가치는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책머리에 중에서

 

2000년대 초반 필자가 대학 시절부터 경험한 아르바이트는, 대체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고 간주되는 서비스직 노동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는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널리 통용되지도 않았고, 서비스직 종사자의 고충이 매스컴에 보도되는 것도 드문 일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대중을 경악케 할 만한 몇몇 사건이 연이어 매스컴에 보도되며, 서비스직 종사자의 열악한 근무 실태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감정노동갑질 논란이라는 용어와 함께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이제 감정노동이라는 말은 대중에게 더 이상 낯선 용어가 아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일상의 모든 감정 관리 행위까지 감정노동이라는 용어로 부르고 싶어 할 만큼, 감정노동은 대중적 언어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서비스직 종사자는 감정노동자라는 새로운 분류 체계로 구분되기에 이르렀다.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입법안이 지속적으로 발의될 만큼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뜨거웠고, 이 과정에서 서비스직 종사자는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약자로서 그려지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러한 한국 사회 감정노동 논의의 흐름에 대한 비판의식실제로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고 찜찜한 마음에서 시작된 연구의 결과물이다. ‘감정노동이라는 용어가 그동안 필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다양한 서비스직 노동을 포괄할 수 있는 범주적 개념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막연한 의구심은, 현재와 같은 감정노동 논의가 궁극적으로 여성 노동에 대한 인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이러한 물음의 해소를 위해 감정노동으로 범주화된 대표적 직군인 콜센터 상담원의 구체적 노동 과정을 살펴보았고, 이를 통해 실질적 서비스 노동과 감정노동 간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부족하나마 이러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 도출한 본 연구의 결과가 여성 다수에 의해 수행되는 서비스직 노동에 대한 왜곡된 이해를 바로잡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해되고 또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책 속으로

 

대표적 여성 집중 직종의 하나인 콜센터 노동이 오랫동안 표준화된 단순 반복적 업무로 간주되며 사회적으로 저평가되었던 것 또한 이러한 맥락 안에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콜센터 상담원에게 요구되는 자질인 의사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 친절함 등이 전통적 여성의 특성과 일치한다는 통념은 해당 노동을 여성에게 적합한 일, 혹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저숙련, 저임금의 노동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실제 희망카드 콜센터의 채용 공고에는 여성 우대의 조건이 고시되어 있었다. 신입사원 면접 당시 여성 우대의 이유를 묻는 필자의 질문에 면접관은, 콜센터 노동은 욱하지 않는 여성에게 아무래도 유리한 업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인식은 콜센터 상담원에게 요구되는 업무상 자질 중 하나인 감정 관리의 능력이 성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성격적 특성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 (153~154)

 

서비스직 종사자의 감정노동 수행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최근 서비스직 종사자를 보호와 치유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치유를 기업이 제도적으로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서비스 산업 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심리 상담 지원 프로그램과 각종 교육 프로그램, 힐링 캠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많은 기업에서 일종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 같은 상담, 교육 프로그램이나 캠프 등은 실질적으로는 직원들에 대한 일회성 복지 혜택인 경우가 많다. 다만 감정노동 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외면한 채, 힐링이라는 키워드를 적용한 근시안적이고도 뜬금없는 대책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회성 감정노동 대응책들이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포괄할 리는 만무하다.

이들이 당면한 문제가 그 각각의 정확한 이름으로 불려질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각각의 진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감정노동의 문제가 아닌, 서비스직 종사자들이 당면한 고용 형태와 열악한 근로 환경의 문제, 작업장 폭력의 문제, 평가절하된 직무 전문성의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17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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