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구중서 시조집 '세족례'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세족례 = 문학평론가 구중서의 시조집. 일흔을 넘겨 첫 시조집 '불면의 좋은 시간'을 펴낸 후 3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시조집이다.
시인은 책 머리에서 '(시조) 원래의 정형성은 복고적 구속이 아니고 민족 언어의 정서에 어울리는 리듬'이라며 '이 리듬의 숨결 안에서 삶과 역사의 현실을 진실되게 구사하는 시조를 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책에서 시인은 이러한 시조의 형식 틀 안에서 절제된 시어와 원숙한 시선으로 삶의 단면을 비춘다.
'들떠서 대문 밖 나서는 하루가 / 돌아오는 밤이면 뉘우치기 일쑤다 / 덧없이 서성인 날이 스스로 허전하다 // 밖으로 나가는 하나의 길이 있다 / 그것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 저절로 세상을 향해 문이 열릴 때까지'('안으로 들어가기')
문학평론가 염무웅은 추천사에서 '구중서 형의 이번 시조집은 그가 중후한 문체의 평론가라는 사실조차 문득 전생의 일처럼 잊게 만든다'며 '그의 시조를 읽는 것은 이제 놀라움을 넘어 큰 기쁨이고 위안'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책 중간중간 작가가 직접 그린 수묵화도 수록됐다.
고요아침. 94쪽. 9천원.
▲이미륵 박사 찾아 40년 = 정규화 지음. 독문학자이자 ㈔이미륵박사기념사업회 회장인 저자가 지난 40년간 '압록강은 흐른다'의 소설가 이미륵(1899-1950)의 자취를 더듬었던 기록을 정리한 책.
대학 시절 강의 시간에 이미륵의 이름을 처음 접한 저자는 이후 이미륵을 기억하는 여러 지인을 찾아 만나고 이들로부터 편지와 자료 등을 수집해왔다.
저자는 '이미륵이 독일 땅에 남긴 인간미와 따스함은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구석구석에 변하지 않은 채 절절히 배어 있었고 그런 작가의 발자취를 뒤쫓아 흔적 하나하나를 정리하며 보내온 그 긴 시간, 그것은 필자의 삶 대부분을 채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범우. 226쪽. 1만2천원.
▲나무, 나의 모국어 = 이기철 지음. 1972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의 열네 번째 시집.
'이곳에서 아직 누구의 시에도 쓰이지 않은 시 한 구절 만나고 싶습니다 설령 누가 쓰고 간 말이라도 두어 겹 생각의 은박을 입히겠습니다 (중략) 나는 각북에 산답니다 여러분은 각북에 오지 마십시오 돌아가는 길 행여 잃을까 저어됩니다'('나는 각북에 산답니다')
시인의 창작실이 있는 곳이자 작품 속에서는 이상향과 같은 공간으로 묘사되는 각북 마을이 그렇듯, 독자들이 현실 세계를 벗어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낯선 공간으로 안내하는 60편의 시들이 수록됐다.
민음사. 136쪽. 8천원.
▲2012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문학 교수들로 이뤄진 한국현대소설학회에서 지난 한 해 동안 발표된 소설 중 문제작 열두 편을 선정해 묶었다.
구효서의 '바소 콘티누오'와 김연수의 '인구가 나다'를 비롯해 김종은, 김중혁, 박형서, 백가흠, 염승숙, 윤고은, 이기호, 조현, 최제훈, 홍형진의 단편이 해설과 함께 실렸다.
푸른사상. 400쪽. 1만3천원.
▲민중문학상 수상작품집 = 이경자 외 지음. '민중의소리'가 제정한 민중문학상의 제1회 수상 작품집.
장편소설 '순이'로 본상을 받은 이경자의 자선 대표작 '언니를 놓치다'와 시·소설 신인상 부문 당선작들이 수록됐다.
민중의소리. 336쪽. 1만5천원.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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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8 10: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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