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산책]출세
출세
/신미균
참깨과자 부스러기를 먹으려고
개미들이
기어가고 있다
줄은 문 앞에서 무서리를 따라
방 끝을 넘어 마루를 가로질러
땅바닥까지 이어져 있다
줄 맨 끝에 있는
개미 한 마리를
핀셋으로 집어 올려
과자 바로 앞까지
옮겨주었다
― 신미균 시집 『웃기는 짬뽕』, 푸른사상
출세’라는 말에 우리는 목말라있다. 여기서의 출세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나 신분에 오르거나 유명하게 됨’을 이른다. 출세의 배경에는 ‘경쟁’이란 단어가 버티고 있다. 경쟁은 공정해야 한다. 누군가 핀셋으로 집어 앞자리에 옮겨준다면 이것은 올바른 경쟁인가? 진정한 출세인가? 그러나 세상엔 이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늘 시끄러운 사건이 발생한다. 출세란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기분’으로 규정하면 어떨까. 순간순간 출세하고 타인의 출세에 아낌없이 축하해주는 세상,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이미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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