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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간행도서

김종태, <운명의 시학>

by 푸른사상 2015. 2. 16.




도서 소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김종태 교수의 문학평론집이다. 『운명의 시학』이라는 제목에서는 운명적으로 시를 만나 평생 그 길을 버리지 못하는 시인들의 삶이 느껴진다.

1부에서는 김소월, 한용운, 정지용, 오장환 등 일제강점기에 활약한 시인에 관해 논의했고, 2부에서는 이기철, 하종오, 김신용, 박무웅, 이정섭 등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남성 시인들에 관해 논의했다. 3부에서는 최문자, 김영은, 정영숙, 이인자, 한정원, 전서은, 정재분 등 여성 시인을 논했고, 4부에는 일제강점기에 나온 방(房)을 소재로 한 시라든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 형식인 디카시, 그 외에 소설이나 연극에 관한 논의들이 실려 있다.


도서 목차


제1부 낭만과 역설


시혼의 정수를 타고난 낭만가객

넋을 깨우는 애틋한 샤머니즘

색즉시공과 자타불이를 지향한 역설의 시

죽음 앞에서 넥타이를 바로잡은 시인

모성과 이념을 향한 염세와 낭만의 시정신


제2부 성찰과 상상


네가 있어 삶은 과일처럼 익는다

화해로운 지구 공동체를 향한 성찰과 전망

결핍의 꽃과 처연한 바람

뿌리와 날개의 상상력

본원의 섭리와 열락의 지평

환멸과 해체의 시학

제3부 실존과 신생

목마른 시의 길, 쓰디쓴 사랑의 길

순수를 꿈꾸는 자유의 시정신

수성(水性)의 상상력과 성소 희구

정갈한 성찰과 시원의 그리움

무상과 실존의 시학

고독한 신생을 위한 낭만의 시정신

여성적 죄의식에서 인고적 모성성으로

제4부 유랑과 승화

유랑의 공간과 성찰의 시정신

디카시의 문학사적 의의와 발전을 위한 제언

민족 계몽을 향한 사랑의 승화

혼탁한 세상에 대한 고발과 성찰

동화적 비현실성 속에 깃든 상처 받은 영혼들의 죄의식


◖참고문헌

◖발표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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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종태 金鍾泰


1971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정지용 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이후 시인과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연구서 『한국현대시와 전통성』(하늘연못, 2001) 『정지용 시의 공간과 죽음』(월인, 2002) 『대중문화와 뉴미디어』(2인 공저, 월인, 2003) 『한국현대시와 서정성』(보고사, 2004) 『문화콘텐츠와 인문학적 상상력』(3인 공저, 글누림, 2005), 평론집 『문학의 미로』(하늘연못, 2003) 『자연과 동심의 시학』(보고사, 2009), 시집 『떠나온 것들의 밤길』(시와시학사, 2004) 『오각의 방』(작가세계, 2013), 시나리오창작집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하늘연못, 2005), 교과서 『고등학교 문학 I, II』(7인 공저, 천재문화, 2012) 등을 간행하였다. 제4회 청마문학연구상, 제3회 시와표현작품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호서대학교 문화콘텐츠창작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책 머리에


세 번째 문학평론집 『운명의 시학』을 엮는다. 2003년에 간행한 『문학의 미로』, 2009년에 간행한 『자연과 동심의 시학』에 이어 나오게 된 이번 책은 2009년 이후에 발표한 글을 중심으로 엮었다. 유행하는 풍조나 이념을 좇기보다는 작품 자체에 대한 세심한 분석에 힘쓰는 것이 내 비평적 글쓰기의 신조이다. 이는 내가 서구 철학이나 사상에 그리 밝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문학 작품은 그 철학과 사상이기 이전에 문학 자체로 존재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의 결과라 할 수도 있겠다.

제1부 ‘낭만과 역설’은 일제강점기에 활약한 시인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하였고, 제2부 ‘성찰과 상상’은 동시대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남성 시인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하였고, 제3부 ‘실존과 신생’은 역시 동시대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시인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하였으며, 제4부 ‘유랑과 승화’는 방(房) 소재 시, 디카시, 근대소설, 연극 등에 관한 논의를 중심으로 하였다. 각 부의 제목은 그 부에 실린 글의 제목에서 발췌해서 만들었는데, 엮고 보니 이번 평론집도 시와 시인에 관한 논의를 위주로 하게 된 셈이다.

이번 저서를 위해 글을 모으면서 시인의 삶과 운명에 관하여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어떤 사람이 시인이 되는가. 훌륭한 시인은 어떤 시인을 뜻하는가. 시인은 시인이 아닌 사람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 시인이 된 사람은 그 길을 쉽게 버리지 못하면서 평생 시인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또 무엇인가. 시인은 무엇을 위하여 시를 읽고 쓰는가. 이러저러한 질문들이 뇌리를 스쳐지나갈 때 불현듯 운명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삶의 난관 같은 것에 봉착하여 마땅한 해답을 찾지 못할 때마다 나의 화두가 되는 단어가 이 운명이기도 하다. 운명이라는 단어만큼 무모한 동시에 황홀한 말이 있을까. 시인은 운명적으로 시를 만나고 운명적으로 시를 쓴다고 생각할 때 여러 가지 의문들이 어느 정도 풀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도 이번 평론집의 제목을 ‘운명의 시학’이라 붙였다.

1998년에 등단한 이후 문단 생활을 하면서 훌륭한 시인들이 발표한 좋은 작품을 만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모호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들의 내면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상상력을 따라가고자 부단히 애를 쓰기도 하였으나 이런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나의 해석은 언제나 명명백백한 오독이 아니었을까 걱정이 든다. 무모하기까지 했던 내 비평적 글쓰기가 이분들의 작품에 누가 되지 않았기를 바랄 따름이다. 역시 비평 작업은 어렵고 또 두렵다.

가장 고마운 분들은 이 책에 실린 시인이다. 이분들의 존함을 한 분씩 조용히 읊조려 본다. 때로는 내 마음을 황홀하게 사로잡기도 하였으며, 언제나 내 삶의 의미를 충만하게 만들어주었던 분들이시다. 너그러이 나의 오독을 받아들여 주신 분들이기도 하다. 여기에 실린 시인들 외에도 고마운 분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분들의 조언과 격려가 없었다면 아둔하고도 둔중한 이 발걸음을 어찌 예까지 끌고 올 수 있었을까. 그분들이 주신 크나큰 사랑과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괴물 같은 자본의 힘이 이다지도 비대해진 타락의 시대에 정신의 고고함을 잃지 않고자 분투하는 가난한 시인들에게 삼가 이 책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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