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곽효환 '구보 박태원의 시와 시론' 발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올해 월간 '문학사상' 10월호에 구보 박태원(1910-1986)의 시 19편 모두를 처음으로 공개한 시인 곽효환(44)씨가 관련 연구 성과를 담은 문학 학술서 '구보 박태원의 시와 시론'(푸른사상 펴냄)을 내놨다.
곽 씨는 책 머리말에서 모더니즘 소설가로 알려진 박태원의 시 세계를 조명하게 된 계기부터 소개했다.
그는 "구보 박태원의 새로운 면모를 접하게 된 것은 2009년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준비하면서였다"며 "박태원의 장남 박일영, 차남 박재영 두 분을 만나면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혹은 알려지지 않은 구보의 낯선 면모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박태원의 유족이 가져온 자료 뭉치를 검토하던 곽 씨는 박태원이 소설가이기 이전에 시인이었다는 점에 관심을 갖게 된다.
곽 씨는 "그의 문학적 출발이 시에 있었다는 사실에 한동안 말을 이을 수 없었다"고 희귀 자료를 접한 느낌을 전했다.
박태원은 1925년 9월7일자 조선일보에 '할미꽃'<이하 꽃의 ㄲ은 'ㅅㄱ'>을 발표하면서 공식적으로는 처음 시를 선보였다.
"나는들로다니며/꽃을차졌다/님일흔이내몸의/알만는꽃을 (중략) 님일흔이내몸에/알만는곳은/건너벌판할미꽃/그거로구려으!"('할미꽃' 중)는 내용의 시다.
이어 박태원은 1926년 3월 '조선문단'에 시 '누님'이 당선되면서 17세의 나이에 문단에 데뷔하게 된다. 또 1927년 '아들의불으는 노래' 등 두 편, 1929년 '외로움' 등을 잇따라 발표했다.
곽 씨는 "그는 이미 십대 후반에 1백여 편 이상의 시를 왕성하게 창작한 문학청년이었고 춘원(이광수)에 의해 여러 지면에 시를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설을 발표하면서도 시 창작은 꾸준히 이뤄졌고 1930년에는 1월과 2월 사이에 '窓(창)' 등 8편의 시를 '동아일보'에 선보이기도 했다.
책은 1부에서 박태원의 시 19편을 모두 담았고 2부에서는 구보가 남긴 시론 등 산문을 실었다. 3부에서는 곽 씨가 시 19편을 분석한 논문 '진과 미와 열을 아로새긴 성명(性命)의 시-구보 박태원의 시 연구'를 담았다.
곽 씨는 이 논문에서 "이러한 시론과 시 세계를 박태원 문학세계 전체에 넣어서 볼 때 (중략) '소박한 리얼리즘을 품은 시인'→'새로운 기법과 형식으로 모더니즘의 새 장을 연 소설가'→'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을 아우르며 자신만의 세계를 추동해 나간 소설가'로 더 크고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책은 박태원의 작품 연보와 연구 서지를 정리했다. 장남 박일영 씨가 집필한 '구보, 남조선문학가동맹 평양시찰단 일원으로 북에 가다'도 부록으로 담았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3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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