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주, <엄마의 연애>, 경향신문, 2014.7.23
먼 풍경처럼 오래도록 남는 시, 유희주 시인의 ‘엄마의 연애’
유희주 시인이 새 시집을 펴냈다. 시집과 같은 제목의 시를 포함해 ‘엄마의 연애’ ‘오렌지 마을 정류장’ ‘오래된 기질’ 등 60편을 수록했다.
이 시집에서는 자식을 키워내기 위하여 기꺼이 생활고와 연애를 하는 어머니의 삶을 이민자의 삶 속에 투영하여 풀어냈다.
시를 쓰는 것이 '내 어둠과 결별하기 위한 일'이었다는 유희주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는 상처, 슬픔과 같은 정서가 온몸을 관통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일상처럼 지나가는 언어들을 퍼즐을 맞추듯 하나의 풍경으로 만들고, 끝엔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슬픔의 몽우리를 독자들로 하여금 보듬게 만든다.
이처럼 유희주 시인은 ‘애(哀)’의 정서를 풍경으로 만드는 힘이 강한 시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저자는 그런 정서를 주되게 포착하여 한 폭의 그림으로 완성해내는 ‘그림 그리는 시인’으로도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진행 중이다/ 유일하게 계속되는 것은 사라지는 것/ 일 센티미터 싹을 틔운 수선화/ 사라지기 위하여/ 맹렬하게 땅 위로 솟는다/ 순간에 기대어/ 봄날이 핀다 (‘사라진다는 것’ 전문)
이산하 시인은 “유희주 시인의 작품은 종이에 베인 상처 같은 것이어서 아프지 않고 쓰라리다. 그 쓰라림과 덧없음으로 인해 ‘종이 위에 가지런히 놓인 부서진 뼈처럼’ 모국어가 슬퍼하고, ‘가시로 제 목을 겨눈 엉겅퀴꽃’처럼 아슬아슬하게 시가 피어난다‘고 평했다.
시인은 1963년에 태어나 2002년 ‘시인정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2007년 미주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부문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떨어져나간 것들이 나를 살핀다’가 있다.
현대해운의 지원으로 기증 도서 6000권을 운송하면서 메사추세츠에 한인 도서관을 개관할 수 있었고, 저자는 현재 ‘메사추세츠 한인 도서관’ 관장으로 민간 한국 문화원 설립을 목표로 일을 하며 집필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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