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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신간도서

<계간 푸른사상 2024 여름호(통권 48호)>

by 푸른사상 2024. 6. 25.

 

계간 푸른사상 2024 여름호(통권 48호)

 

153×224×14mm|200쪽|14,000원|ISSN 2092-8416 | 2024.6.20.

 

 

■ 도서 소개

 

‘재일조선인 문학’을 특집으로 한 『푸른사상』 2024년 여름호(통권 48호)가 간행되었다. 고명철 문학평론가는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의 한글 단편소설에서 ‘탈식민-냉전’의 서사적 문제의식을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제2차 대전 후 미국 주도로 형성된 샌프란시스코 체제와 그 하위인 ‘6년 체제’에 대한 서사적 응전을 주목했다. 하상일 문학평론가는 역사적·정치적으로 재일의 현실을 비판하고 저항해왔던 김시종의 문학을 중심으로 제주 4·3의 기억과 그것의 시적 사유와 실천을 살펴보았다. 창작란은 금시아, 박현우, 윤재훈, 이성혜, 장은, 정원도, 조재도, 조혜영, 조희, 최일화 시인의 신작 시를 비롯해 박소명, 이성우 시인의 신작 동시, 이덕화 소설가의 신작 소설로 풍성하게 마련되었다. 기획 연재인 김준태 시인의 「시 70년 오디세이」가 25회를 맞이했고, 「젊은 평론가가 읽는 오늘의 시」(2회)는 이은란 평론가가 맡았다. 카프카 100주기를 맞아 김응교 교수는 저임금·저숙련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 계급을 가리키는 신조어 ‘프레카리아트’를 주목하여 카프카의 대표작 「변신」을 읽었다. 「김남주 읽기」(2)는 김남주 시인과 함께 남민전 운동을 펼쳤던 박석삼 국제포럼 대표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맹문재 시인과의 대담으로 기록했다.

 

 

■ 목차

 

특집 | 재일조선인 문학

고명철_ 김석범의 한글 단편소설, ‘탈식민-냉전’과 ‘65년 체제’에 대한 응전

하상일_ 제주 4·3의 기억과 ‘재일’의 틈새를 통해 본 ‘비평’으로서의 서정

 

신작 시

금시아_ 머구리 K

박현우_ 배동

윤재훈_ 핵비가 내린다

이성혜_ 어느 자서전

장 은_ 흰 종이 위에서

정원도_ 썩은 모과를 모시며

조재도_ 가난한 사람

조혜영_ 효도폰

조 희_ 한몸처럼 흔들리는 초록들

최일화_ 나의 산책로

 

신작 동시

박소명_ 파란 해가 떴으면 좋겠어

이성우_ 곰아 일어나

 

시인이 읽는 소설

이덕화_ 달빛

 

기획 연재

김준태_ 시 70년 오디세이(25) 통일시의 출발 주자 박봉우와 신동엽 시인

이은란_ 젊은 평론가가 읽는 오늘의 시(2) 비사물의 디스토피아와 ‘아이들’의 애니미즘

 

카프카 100년

김응교_ 프레카리아트, 그레고르 잠자

 

김남주 읽기(2)

대담 박석삼·맹문재_ 김남주는 해방전사다

 

 

■ 책 속으로

 

김석범의 문학세계의 중핵을 이루는 식민주의 및 냉전에 대한 저항과 극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탈식민-냉전’에 대한 서사적 문제의식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는 김석범의 한글 단편들이 ‘탈식민-냉전’의 서사적 문제의식을 어떻게 실현하고 있는지, 2차대전 후 형성된 미국 주도의 샌프란시스코 체제와 그 하위 체제인 ‘65년 체제’에 대해 김석범식 서사적 응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명철, 「김석범의 한글 단편소설, ‘탈식민-냉전’과 ‘65년 체제’에 대한 응전」, 11쪽)

 

남과 북이라는 이데올로기의 경계를 과감하게 허물어뜨린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재일조선인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새롭게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 재일조선인문학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남과 북 그리고 일본이라는 세 지점으로부터 모두 일정하게 거리를 둔 작가와 작품을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재일조선인 시문학에 한정할 때 이러한 문학적 지향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낸 시인이 바로 김시종이다.

(하상일, 「제주 4·3의 기억과 ‘재일’의 틈새를 통해 본 ‘비평’으로서의 서정」, 25쪽)

 

통일은 서로 간의 ‘영혼이 만나듯이’ 과학적으로 예술적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이야기하게 되는 박봉우 시인과 신동엽 시인은 민족동질성 회복의 차원에서 깊이 되새겨보아야 할 시인이다. 문화계도 각계각층 구성원들이 저마다의 필드에서 노력을 계속해야 하듯이…… 문화 필드에서 일차원적 영감을 생산하는 시인들은 더욱 ‘평화통일’에 정서적 에너지를 부여하여야 한다. 돌이켜볼 때 독일이 통일되기 전에 통일준비 차원에서 동서독 작가들은 거의 15년 동안 창작품을 교환했던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준태, 「김준태의 시 70년 오디세이」, 97쪽)

 

변혜지, 남지은, 마윤지의 첫 시집은 점차 ‘손’을 상실해가는 우리들의 비사물적 세계를 새롭게 사유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시적 모험으로 다가온다. 변혜지의 시가 손끝에서 펼쳐지는 ‘완벽한 엔딩’이라는 가상에 균열을 낸다면, 남지은과 마윤지의 시는 아이들의 손과 놀이에 잠재되어 있는 애니미즘적 상상력을 통해 ‘생명과 비생명’, ‘사물과 비사물’, ‘존재와 비존재’의 이분법을 넘어 이들의 공거(cohabitation)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은란, 「젊은 평론가가 읽는 오늘의 시(2)」, 145~146쪽)

 

카프카는 『변신』에서 가족들의 행위를 잔인하게, 그레고르의 죽음을 잔혹하게 표현하여 돈이 인간의 존엄성 위에 설 수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의지와 상관없이 노동력을 잃어 가족에게 ‘벌레’가 되는 사람이 없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 가족이 돈 때문에 인간의 존엄성을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김응교, 「카프카 100년」, 161쪽)

 

박석삼 : 김남주라는 분을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 다르겠지요. 어떤 사람은 시인으로, 어떤 사람은 혁명가로, 어떤 사람은 시인이자 혁명가로 여기겠지요. 저한테는 친형보다 가까운 형이기도 했지만, 그냥 전사로 여겨져요. 본인도 시에서 해방 전사, 혁명 전사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잖아요. 전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모범이 되려고 굳은 결심을 한 것 같았어요. 김남주 형은 제 앞에서 시를 쓰거나 시에 관한 얘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저에게 김남주 형은 그냥 전사예요. 저는 그 점을 높게 평가해요.

(「김남주 읽기 (2)」, 1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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