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문학(소설), 영미소설
헨리 4세 1부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이태주 옮김|세계 문학을 읽는다 9|146×210×13mm|192쪽
19,000원|ISBN 979-11-92149-42-4 03840 | 2024.2.10
■ 도서 소개
서민들의 자유롭고 반항적인 일상과
궁중의 권력투쟁이 교차되는 셰익스피어 대표 사극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사극 중 하나인 『헨리 4세 1부』(이태주 옮김)가 <세계 문학을 읽는다 9>로 출간되었다. 리처드 2세를 폐위시키고 잉글랜드 왕이 된 헨리 4세의 왕위 찬탈 과정과 정통성 문제로 벌어진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을 소재로 한 역사극이다. 궁중의 권력투쟁과 서민들의 자유롭고 반항적인 일상을 교차시키며, 셰익스피어는 역사 속 권력과 정치에 대한 본질적 문제에 접근한다.
■ 작가 소개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제임스 1세 시대를 대표하는 극작가. 청년기인 1585년부터 1592년까지 그가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는 알려진 것이 없지만, 1592년 런던 템스강 남쪽 극장가에서 이름이 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20년 동안 37편의 희곡(「두 사람의 귀공자」 「에드워드 3세」 「토머스 모어 경」까지 3편을 추가할 수 있다)과 소네트, 4편의 시극을 남겼다. 벤 존슨이 “그는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시인이었다”라고 말했듯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현재까지 오페라, 무용, 미술, 영화, 뮤지컬 등 수많은 장르에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 옮긴이 소개
이태주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하와이대학교 및 조지타운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셰익스피어 관련 저서로 『이웃사람 셰익스피어』 『원어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명언집』 『셰익스피어와 함께 읽는 채근담』 등이 있고, 그 외에 『세계 연극의 미학』 『연극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브로드웨이』 『R 교수의 연극론』 『충격과 방황의 한국연극』 『한국연극 전환시대의 질주』 『재벌들의 밥상』 『유진 오닐:빛과 사랑의 여로』 『불멸의 연인들:로렌스 올리비에와 비비안 리』 등을 펴냈다.
단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연극영화학과 교수·공연예술연구소장·대중문화예술대학원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국제연극평론가협회(IATC) 집행위원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센터 위원장, 예술의전당 이사, 국립극장 운영위원, 서울시극단장, 한국연극교육학회장,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회장,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공연예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 목차
■ 책머리에
헨리 4세 1부
■ 작품 해설
■ 작가 연보
■ 셰익스피어 가계도
■ 장미전쟁 역사극의 가계도
■ 영국 왕가 족보
■ '작가의 말' 중에서
셰익스피어 사극은 영국 왕조 시대 이야기입니다. 전쟁과 해외 원정이 끝날 줄 모르고 계속되면서 국민들은 폭력과 약탈, 기근과 질병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존 왕> <리처드 2세> <헨리 4세>(2부작) <헨리 5세> <헨리 6세>(3부작), <리처드 3세> 등 영국 역사극은 반란과 폭동, 정치적 책략과 배신 등 왕권 쟁탈전이 되풀이되면서 평화와 질서가 유린되는 수난의 기록입니다.(중략)
이 모든 영국사의 참극과 그 이후 세계에서 전개된 전쟁의 역사를 보면서 나는 왜 전쟁은 끝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한 첫걸음으로 영국의 역사를 읽고, 셰익스피어 역사극을 이해하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전쟁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과거는 정말이지 오늘과 내일을 비추는 거울이었습니다. (중략)
나는 <헨리 4세>를 읽으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재미있고, 지혜롭고, 감동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재미의 원천은 왕자와 폴스타프가 펼치는 드라마 때문입니다. 다양한 성격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한 사람도 놓칠 수 없이 흥미롭습니다. 그들의 대사는 자극적이요, 유머러스하고, 감성적이며 본능적입니다. 극은 다층구조입니다. 폴스타프가 술집에서 진행하는 극중극은 그 좋은 예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재미있습니다. 왕권의 질서와 민중의 무질서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파탄으로 가는 2부 끝머리 장면은 생의 비극을 맛보게 합니다. 극중극에서 폴스타프와 왕자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면서 현실과 허구세계의 상반(相反)을 보여줍니다. 대중적 흥미를 고조시키는 교묘한 극작술이요, 연극적 카타르시스입니다. 그 재미에 본인도 압도당합니다. 폴스타프는 모순투성입니다. 꿈속에서 웃고, 현실에서 눈물짓는 인생 그 자체의 부조리와 모순입니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 이스트치프 선술집에 모인 사람들로부터 분출합니다. 엘리자베스 시대 대중들은 그랬습니다. 노도와 질풍이었습니다. 전란 속 사람들은 모두 그러합니다, 우리도 남들도 그랬습니다.
■ 작품 세계
<헨리 4세 1부>는 “왕자의 교육”, “우울한 왕실”, “홋스퍼의 반란” 또는 “폴스타프”라는 부제가 붙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역사적인 배경은 32세의 나이로 1399년 사촌인 리처드 2세의 왕관을 탈취한 랭카스터의 헨리가 1413년 자연사할 때까지의 왕국의 통치 상황이다. 셰익스피어가 묘사한 헨리 왕은 평생 왕관의 탈취를 고통스럽게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 실제로 헨리 4세의 말기 5년간은 국내적으로 평온한 시기였던 반면, 왕위에 오른 초기 8년 동안은 소란스러운 통치 시기였다. 1400년부터 1408년까지 웨일스는 해마다 여름이면 반란을 일으켰다. 이 시기 동안에 여러 모양의 반란 사건이 국내적으로 발생했다. 그러나 1409년 헨리 왕과 할 왕자의 노력으로 국내 사정이 안정되었다.
헨리 4세, 즉 볼링브로크의 헨리는 에드워드 3세의 세 번째 아들인 랭카스터 공작 곤트의 존이 첫 결혼에서 얻은 유일한 자손이었다. 그는 국내외적으로 명성을 떨친 현군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정력적이고 학식이 풍부하며, 경건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민들의 신임을 얻었다.
노섬벌랜드와 그의 아들 홋스퍼는 영국 북방 최대의 영주로서 1399년 7월 유랑에서 영국으로 귀환한 볼링브로크가 왕권을 장악하도록 만든 공신들이었다. 그들은 막강한 군사력과 조직력 그리고 재정으로 웨일스에서 리처드 2세를 생포하고, 볼링브로크를 헨리 4세로 왕위에 오르게 한 공로자들이었다. 이들의 공로를 치하해서 헨리 왕은 막대한 수입, 광활한 토지, 풍부한 직책을 이들에게 하사했다. 그러나 1403년 이들은 헨리 왕에 대한 반란을 모의하게 되었다. 그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학자들 사이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 확실한 원인을 알 수 없다. 그 원인 가운데 한 가지가 <헨리 4세 1부>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스코틀랜드 군인 포로 문제이다. 포로 송환 문제로 퍼시 일가와 헨리 왕은 대립하고 있었다. 홋스퍼의 의형제인 에드먼드 모티머를 리처드 2세의 법적 왕권 계승자로 홋스퍼가 지목하고 있는데, 모티머가 웨일스 반군에 의해 체포되었을 때, 헨리 왕은 그의 석방금을 지불하지 않아 홋스퍼를 격노하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생긴 불화의 원인도 이 작품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왕권 탈취의 법적 정당성 시비, 금전상의 불화 등이 겹쳐서 두 집안의 반목이 심화되었는데, 셰익스피어는 두 집안의 주장을 작품 속에 공평하게 다루고 있다.
― 작품 해설 중에서
■ 출판사 리뷰
세계적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대표 역사극 『헨리 4세(1·2부)』가 출간되었다. 수세기를 걸쳐 현대인들에게도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창작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는 셰익스피어의 극문학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창작물들의 원천이 되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역사적 사실을 재구성함으로써 정치의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고, 정치가 인간에 미친 영향이 무엇인지 탐구하고자 했다. 셰익스피어 문학 연구자인 이태주 교수가 『헨리 4세(1·2부)』를 원문을 최대한 살려 번역하였고,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해설을 실었다.
이 작품은 왕권 탈취의 법적 정당성 시비와 재정상의 불화 등 궁중의 권력투쟁이 일어나는 한편, 서민들의 자유롭고 반항적인 일상이 교차되어 전개된다. 시대적 배경은 1399년 사촌인 리처드 2세를 폐위시키고 잉글랜드 왕이 된 헨리가 왕국을 통치하던 시기이다. 왕위 계승의 정통성 문제로 시달리던 헨리 4세가 노섬벌랜드 백작의 아들 홋스퍼가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 등이 주요 소재이다. 제목은 헨리 4세이지만,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그 아들 왕세자 할이다. 변두리에서 시정잡배와 어울려 다니며 왕실의 골칫거리 취급을 받던 할이 슈루즈베리 전투에서 국왕군을 승리로 이끌며 왕의 재목임을 드러내 보인다.
셰익스피어는, 혼란을 극복하고 점차 안정을 찾아 나가는 시대를 배경으로 정치적 갈등과 개인적 성찰을 균형 있게 그려내면서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권력과 정치에 대한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다.
■ 작품 속으로
왕 자:네놈들의 수작은 익히 다 알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은 너희들이 마음껏 놀도록 내버려두겠다. 나는 태양의 흉내를 내겠다. 때로는 험상궂은 해로운 먹구름이 하늘을 덮어 아름다운 태양의 빛을 사람의 눈으로부터 빼앗아가기도 하지만,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빛을 밝힐 필요가 있으면, 일시적으로 하늘을 덮은 듯했던 추악한 운무를 무찌르고 뛰어나간다. 세상 사람들은 태양을 안타깝게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운 눈초리로 태양을 우러러본다. 일 년 내내 매일매일이 휴일이라면, 노는 것도, 일하는 것도 똑같이 지루한 나날이 될 것이다. 간혹 찾아오는 휴일이기 때문에, 노는 날이 즐거운 것이다.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 사람을 즐겁게 하는 법이다. 내 경우도 마찬가지. 이런 방종한 생활을 집어치우고, 돌려줄 약속도 하지 않았던 부채를 갚는다면,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고,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더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법이다. 검은 바탕에 박힌 황금 세공처럼, 나의 개심은 나의 비행을 배경으로 한층 더 빛나게 된다. 바탕의 배경이 있으면 없는 경우보다 더 아름답게 보이고 사람의 이목을 끄는 법이다. 내가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악행을 방편으로 삼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미처 생각도 하기 전에, 낭비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26~27쪽)
폴스타프:그야 물론 그대도 알고 있으시겠지, 당신이 보통 사람이라면 몰라도, 왕자님이시니깐 이야기가 달라요. 나는 사자 새끼 울음소리를 겁내듯이 왕자님을 겁내고 있어요.
왕 자:왜 사자라고는 말하지 않는가?
폴스타프:사자처럼 무서워하는 것은 임금님뿐이다. 당신은 내가 임금님을 무서워하듯 당신을 무서워한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에, 무서워한다면 어떤 재앙도 상관하지 않겠다. 이 허리띠가 끊어져도 상관치 않겠다.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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