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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간행도서

맹문재 엮음, <박인환 산문 전집>

by 푸른사상 2023. 9. 11.

 

분류--한국문학, 전집

 

박인환 산문 전집

 

맹문재 엮음|박인환문학관 학술연구총서 5|160×232×27mm(하드커버)|328쪽

32,000원|ISBN 979-11-308-2084-2 93810 | 2023.9.10

 

 

■ 도서 소개

 

인연을 지극히 사랑했던 시인, 박인환

 

2019년부터 간행해 온 박인환 전집 시리즈의 마지막 권으로 『박인환 산문 전집』(맹문재 엮음)이 푸른사상에서 간행되었다. 수필, 한국전쟁의 체험, 미국 여행기, 서간, 전기, 설문 등 41편의 글을 이 전집에 수록하여 인연을 지극히 사랑했던 박인환 시인의 면모와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집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박인환 시인의 경기공립중학교 학적부, 제적등본, 다수의 사진을 수록해 시인의 생애를 한층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전집에는 박인환 시인의 부인과 아들 및 딸이 남편과 아버지를 추모한 글도 싣고 있다.

 

 

■ 박인환 연보

 

1926년(1세) 8월 15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면 상동리 159번지에서 태어나다.

1933년(8세) 인제공립보통학교 입학하다.

1936년(11세) 서울 덕수공립보통학교 4학년에 편입하다.

1939년(14세) 경기공립중학교에 입학하다.

1941년(16세) 경기공립중학교 자퇴하고 개성에 있는 송도중학교로 전학하다.

1942년(17세) 명신중학교로 전학하다.

1944년(19세) 평양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다.

1945년(20세) 광복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상경해 ‘마리서사(茉莉書舍)’를 개업하다.

1948년(23세) 4월 20일 김경린, 김경희, 김병욱, 임호권과 『신시론』 발간하다. 4월 이정숙(李丁淑)과 결혼하다. 12월 장남 세형(世馨) 태어나다.

1949년(24세) 4월 5일 김경린, 김수영, 임호권, 양병식과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발간하다. 김경린, 김규동, 김차영, 이봉래, 조향 등과 ‘후반기’ 동인 결성하다.

1950년(25세) 1월 『경향신문』 입사하다. 한국전쟁 겪다. 9월 딸 세화(世華) 태어나다.

1951년(26세) 5월 육군종군작가단에 참여하다.

1952년(27세) 5월 15일 존 스타인벡의 기행문 『소련의 내막』 번역해서 간행하다. 6월 16일 「주간국제」의 ‘후반기 동인 문예’ 특집에 평론 발표하다.

1953년(28세) 5월 차남 세곤(世崑) 태어나다. 7월 중순 서울로 돌아오다.

1954년(29세) 1월 오종식, 유두연, 이봉래, 허백년, 김규동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 발족하다.

1955년(30세) 3월 5일 미국 여행하다. 10월 1일 시작품 「목마와 숙녀」(『시작』) 발표하다. 10월 15일 시집 『선시집』 간행하다.

1956년(31세) 3월 시작품 「세월이 가면」 이진섭 작곡으로 널리 불리다. 3월 20일 오후 9시 자택에서 타계해 3월 22일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되다.

1959년(3주기) 10월 10일 윌러 캐더의 장편소설 『이별』 번역해서 간행되다.

2014년(58주기) 7월 25일 이정숙 여사 별세하다.

 

 

■ 엮은이 소개

 

맹문재

엮은 책으로 『박인환 평론 전집』 『박인환 영화평론 전집』 『박인환 시 전집』 『박인환 번역 전집』 『박인환 전집』 『박인환 깊이 읽기』 『김명순 전집-시·희곡』 『김규동 깊이 읽기』 『김남주 산문 전집』, 시론 및 비평집으로 『한국 민중시 문학사』 『지식인 시의 대상애』 『현대시의 성숙과 지향』 『시학의 변주』 『만인보의 시학』 『여성시의 대문자』 『여성성의 시론』 『시와 정치』 『현대시의 가족애』 등이 있다. 고려대 국문과 및 같은 대학원 졸업. 현재 안양대 국문과 교수.

 

 

■ 목차

 

∎ 책머리에

∎ 일러두기

 

제1부 수필

고(故) 변 군(邊 君)

여성미의 본질 ― 코

실연기(失戀記)

제야유감(除夜有感)

현대 여성에 관한 각서

원시림에 새소리, 금강(金剛)은 국토의 자랑

천필(泉筆)

즐겁지 않은 계절

낙엽 일기

크리스마스와 여자

미담이 있는 사회

꿈같이 지낸 신생활(新生活)

환경에서 유혹 ― 회상 우리의 약혼 시절

사랑은 죽음의 날개와 함께

불안과 희망 사이

 

제2부 전쟁 수기

서울 재탈환

서울역에서 남대문까지

암흑과 더불어 3개월

밤이나 낮이나 ― 중부 동부 전선초(戰線抄)

밴 플리트 장군과 시

 

제3부 여행기

19일간의 아메리카

서북 미주의 항구를 돌아

미국에 사는 한국 이민

몇 가지의 노트

 

제4부 서간

이정숙에게

사랑하는 아내에게

사랑하는 나의 정숙이에게

정숙, 사랑하는 아내에게

정숙이

정숙이

무제

정숙이

정숙이

무제

무제

이봉구 형

이봉구 학형

 

제5부 전기

칭기즈 칸(成吉思汗)

 

제6부 설문

남북 요인 회담 요청이 일부에서는 농숙(濃熟)한 모양인데, 이에 대한 기대는 어떠하십니까?

5월 달에 당신은?

설문

 

제7부 기타

가을밤 거리에서(시)

書籍と風景(시)

 

 

【부록】

 

제1부 활동 상황

예술의 밤 개최

시지 『신시론』 제1집을 발간

신시론 동인 엔솔러지 발간

신간 소개

1949년 7월 19일자 서울(무초)에서 국무장관에게, “신문기자 체포”

1949년 7월 28일자 서울에서 국무장관에게, “유엔 한위에 알려진 기자 5명 체포”

한위(韓委) 출입 기자 3명 송청(送廳)

성명서

성명서

한국문학가협회 결성

시지(詩誌) 『후반기』 발행

국 민 앞에 사과하라

신간 소개

회장에 오종식 씨 영화평론가협회

모시는 말씀

사고(社告)

자유문협회 총회 문총 중앙위원 선출

시작사 ‘시 낭독회’

금룡상(金龍賞) 첫 수상자 결정

신간 도서

『선시집』 출판기념

초청장

회원 합동 출판 기념회

4씨에게 수상 확정

시인 박인환 씨 사망

해방 후 물고 작가 추념제

 

제2부 가족 추모의 글

박인환, 그 눈동자 입술은 서늘한 내 가슴에 있네 - 이희정

당신의 시를 읽고 있는 여기가 그립습니까 - 박세형

「어린 딸에게」의 세파 이야기 - 박세화

 

∎ 작품 해설

∎ 작품 연보

∎ 박인환 연보

 

 

■ 출판사 리뷰

 

푸른사상사에서 간행해온 박인환 전집 시리즈 『박인환 번역 전집』 『박인환 시 전집』 『박인환 영화평론 전집』 『박인환 평론 전집』에 이어 마지막 권 『박인환 산문 전집』(맹문재 엮음)을 펴낸다.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박인환 시인의 수필, 한국전쟁의 체험 수기, 미국 여행기, 서간, 전기, 설문 등 41편의 글을 이 책에 수록했다. 아울러 당대 시인의 활동 상황을 참고할 수 있는 언론 기사를 실었다. 부인 이정숙과 큰아들, 딸의 추모글도 수록했다. 특히 이번 전집에는 박인환 시인의 경기공립중학교 학적부와 제적등본이 공개되어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았고, 가족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사진들도 수록되어 시인의 생전 모습을 다양하고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박인환이 시인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전 1940년에 발표한 「고(故) 변(邊) 군(君)」부터, 타계하기 직전에 쓴 「환경에서 유혹」(1956), 타계 후에 발표된 「사랑은 죽음의 날개와 함께」(1963), 「불안과 희망 사이」(1967) 등 총 15편의 수필을 쓴 것으로 파악된다. 시인은 사랑에 관한 글을 주로 썼는데,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혼란한 시대, 한국전쟁으로 인한 사람들의 죽음과 불타고 황폐해진 도시의 참상을 목도하며 「서울 재탈환」, 「서울역에서 남대문까지」 등 5편의 수기에 여실히 기록했다. 「19일간의 아메리카」, 「서북 미주의 항구를 돌아」 등 4편의 미국 여행기에서는 미국에서의 체험, 한국 유학생과 이민자들의 삶을 살펴보고, 여행에서 만난 사람 등을 소개했다. 박인환 시인이 아내 이정숙 여사에게 보낸 편지와 이봉구 소설가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연을 향한 시인의 다정다감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 ‘책머리에’ 중에서

 

2019년부터 간행해 오는 박인환 전집 시리즈 중에서 마지막 권으로 『박인환 산문 전집』을 내놓는다. 그동안 『박인환 번역 전집』, 『박인환 시 전집』, 『박인환 영화평론 전집』, 『박인환 평론 전집』을 간행했다. 2008년에 간행한 『박인환 전집』이 여러모로 부족해 보충 및 수정하고자 시작한 작업이 이 산문 전집으로 마무리된다. 누군가에 의해 또 다른 박인환 전집이 간행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기를 응원하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박인환 시인이 발표한 1940~50년대의 자료들을 발굴해서 입력하고 그 의미를 읽어내는 일이 여간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지만, 박인환의 작품들을 나름대로 정리했기에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이 전집들을 통해 박인환의 작품 세계에 관한 연구가 더욱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중략)

 

『박인환 산문 전집』에는 지금까지 간행된 전집들에서 볼 수 없는 중요한 자료들이 수록되었다. 무엇보다 박인환 시인의 경기공립중학교 학적부가 공개되어 그동안 잘못 알려진 사항을 바로잡았다. 지금까지 박인환 시인은 경기공립중학교를 그만두고 한성중학교 야간부, 황해도 재령에 있는 명신중학교로 전학한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이번 학적부를 통해 개성에 있는 송도중학교로 전학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인환의 맏아들 세형은 아버지가 송도중학교로 전학한 뒤 황해도 재령에 있는 명신중학교로 다시 옮겨 평양의학전문학교로 진학했다고 증언했다. 좀 더 정확한 사실 확인은 남북통일이 이루어져야 가능할 것이다.

또한 박인환 시인의 제적등본이 공개되어 가족 사항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었다. (중략)

박인환 시인은 가족은 물론이고 인연이 있는 사람들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였다. 그의 산문은 그 사랑이 얼마나 진실하고 열정적인 것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돈이라는 괴물이 이 세상의 모든 가치를 집어삼키는 시대에 인간의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 ‘작품 해설’ 중에서

 

박인환이 쓴 산문 중에서 수필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글은 총 15편이다. 그는 본격적으로 시인의 길에 들어서기 전인 1940년 「고(故) 변(邊) 군(君)」이라는 수필을 썼고, 그가 타계하기 직전인 1956년 2월 「환경에서 유혹―회상 우리의 약혼 시절」)을 썼으므로 시 못지않게 평생 동안 썼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세상을 뜬 뒤에도 「사랑은 죽음의 날개와 함께」(1963)가 유고작으로 발표되었고,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과 『선시집』의 서문을 발췌해서 「불안과 희망 사이」(1967)로 발표되기도 했다. (중략)

박인환은 사랑에 관한 수필을 많이 썼다. 「여성미의 본질-코」에서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얼굴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코가 아름다웠다고 회상했고, 「천필(泉筆)」에서는 만년필을 가지고 싶어하는 남편을 위해 마련해준 아내에게 고마워했다. 「꿈같이 지낸 신생활(新生活)」은 아내와의 결혼생활을, 「환경에서 유혹」에서는 아내와의 약혼 시절을 그렸다. 「현대 여성에 관한 각서」에서는 사랑이 인간 사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실연기(失戀記)」와 「사랑은 죽음의 날개와 함께」에서는 지나간 사랑에 대한 회한을 담고 있다. (중략)

박인환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이 세대는 세계사가 그러한 것과 같이 참으로 기묘한 불안정한 연대였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성장해온 그 어떠한 시대보다 혼란하였으며 정신적으로 고통을 준 것이었다.”(『선시집』 후기)라고 토로했듯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충격을 받았다. 참전 군인과 민간인이 100만 명 이상 전사하거나 부상당했을 뿐만 아니라 1,000만 명 이상의 이산가족이 발생하였고, 폭격으로 말미암아 주택과 건물들이 파괴된 참상을 바라보면서 깊은 슬픔과 상실감을 가졌다. 종군기자로 활동하면서, 또 숨어 지내거나 피란하면서 겪은 충격은 5편의 수기에서 여실하게 나타난다.

 

 

■ 책 속으로

 

세월은 잡을 수 없고 인생은 늙었다. 나는 간성에서 기차를 타고 고성을 지나 금강산 구경을 했다. 비로봉…… 그것은 인간의 건실한 존엄성을 상징하며 외금강 푸른 물결과 접립(摺立)한 바위는 수난에 살던 우리들 가난한 민족의 저항하는 정신을 소리 없이 지니고 있다. 이처럼 강원도의 모든 풍물은 고난과 질곡과 박해에 억눌린 우리 민족의 슬픈 표정을 간직한 것과 다름이 없었으며 이것은 즉 강원도만이 가질 수 있었던 최후적인 한국의 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원시림에 새소리, 금강(金剛)은 국토의 자랑」, 67쪽)

 

밤은 깊어졌다. 교회의 앞을 지날 때 요란스럽게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찬미가가 들린다. 마치 술 취한 나를 비웃는 듯이…….

골목길을 지나 막 다음 골목으로 빠지려고 할 때 한 소녀가 울고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물어볼 필요도 없었지만 술의 힘을 빌려 왜 우는가를 물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날 밤의 죽음. 나는 술이 활짝 깼다. 집이라고는 말뿐 판잣집 속 희미한 등불 아래에서 그의 어머니도 역시 흐느껴 울고 있다.

그래서 지나가는 행인의 친절로 주머니 속에 있던 돈을 모조리 꺼내 조위금으로 털어 버렸다. 그의 아버지가 무엇을 하던 사람인지, 그 소녀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 필요도 없이 나는 그들이 거절하는 것을 뿌리치고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역할을 했을 따름이다.

(「크리스마스와 여자」, 80~81쪽)

 

나는 그들이 정신적으로 연령이 어리다고 여기서 말할 수는 없으나, 우리 한국의 어떤 일부의 대표적인 사람과 그곳 일부의 동일한 자격의 인간을 비한다면, 오히려 우리들이 정신적으로 지식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지 않는가 생각한다. 물론 아메리카 전반의 대가(大家)의 문화 수준은 우리가 비할 수가 없으나, 그러나 우리들이 조금도 정신적으로 뒤떨어져 있다고는 믿고 싶지가 않다. (「19일간의 아메리카」,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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