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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울산매일신문] 임윤, <지워진 길>

by 푸른사상 2023. 8. 9.

 

한민족의 국경지대 사람들 삶의 애환

"아이가 엄마 손 놓치지 않으려/손가락 끝에 묻어난 계절이 안간힘 쓸 때/강물로 뛰어든 정강이가 시릴 즈음/단단한 각질 벗겨내는 물결처럼/잡목이 삼켜버린 길 위에 포개진 발자국은 침묵한다/강의 어깨를 물고/끝 간 데 없이 출렁거리는 국경/모래밭에 찍힌 화살표 물새 발자국이/위화도에서 말머리를 돌렸던 편자의 깊이 같다/"(임 윤 시인의 '지워진 길' 중)

임 윤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지워진 길』(144쪽·푸른사상)이 나왔다. 두 번째 시집 『서리꽃은 왜 유리창에 피는가』 이후 8년 만이다.

압록강과 두만강 너머 한민족의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활동과 그에 따른 삶의 애환이 시집에서 서사적으로 펼쳐진다.

'끊어진 철교' '수풍댐' '만포 구리광산' '중강진' '남백두에서 발원한 강물' '천지' 등의 시어들이 생경한 듯하면서도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임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눈보라가 발목을 휘감는 엄동설한에 앞선 발자국이 사라지는 걸 바라본다. 나보다 먼저 걸어간 사람은 어디로 흘러갔는지, 나는 또 어디로 가는지, 방향을 가늠치 못해 지워진 길 위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이라고 썼다.

맹문재 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는 "임윤은 한국 시문학사에서 중국의 단동을 중심으로 남북 교류 상황을 집중적으로 그린 시인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시인은 그곳에서의 체험을 통해 남북 분단에 따른 남북 교류의 한계는 물론 그 극복의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평했다.

임 시인은 2007년 『시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변방> 동인을 통해 시 공부를 했다. 첫 시집은 2011년에 낸 『레닌 공원이 어둠을 껴입으면』이다.

 

울산매일신문, "한민족의 국경지대 사람들 삶의 애환", 고은정 기자, 2023.8.3

링크 : https://www.iu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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