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 간행도서

이화형, <나혜석, 융합적 삶을 위한 외길에 홀로 서다>

by 푸른사상 2023. 7. 5.

 

분류--여성학

 

나혜석, 융합적 삶을 위한 외길에 홀로 서다

 

이화형 지음|지식에세이 9|128×188×12mm|192쪽

16,000원|979-11-308-2053-8 03330 | 2023.6.26

 

 

■ 도서 소개

 

나혜석, 융합적 삶과 자유를 꿈꿔온 조선 최초의 페미니스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작가이며 여성해방의 선구자인 나혜석의 삶을 조명한 『나혜석, 융합적 삶을 위한 외길에 홀로 서다』가 푸른사상 <지식에세이 9>로 출간되었다. 격동하는 조선 사회에서 여성을 향한 불합리한 사회적 제도와 인식에 강직하게 맞서 싸우며 융합적 삶의 가치와 자유를 꿈꾸었던 나혜석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 저자 소개

 

이화형

경희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외국어 대학 한국어학과 교수를 지내고, 현재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고황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학을 넘어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연구를 해왔으며 『한국문화의 힘, 휴머니즘』을 포함하여 50여 권의 저서가 있다. 특히 『여성, 역사 속의 주체적인 삶』 등의 저서를 출간하며 전통여성부터 현대여성에 이르기까지의 여성사를 통합적 시각으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 목차

 

책을 내면서

프롤로그

 

제1부 이상적 부인을 꿈꾸다

1. 여성교육에 눈뜨다

2. 해외유학을 떠나다

 

제2부 사람이 되고 싶다

3. 애인의 묘로 신혼여행을 가다

4. 정조는 취미라 선언하다

5. 모성 신화에 도전하다

 

제3부 무엇으로 사는가

6. 예술가로서 명성을 떨치다

7. 여성도 사람이라 외치다

8. 투철한 민족의식으로 살다

 

제4부 길 위에서 죽다

9. 재기의 불길이 사그라지다

10. 길에서 생을 마감하다

 

에필로그

 

 

 

■ 출판사 리뷰

 

우리나라가 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인 때, 식민지 체제의 억압에 더해 한국 사회에 잔존해 있는 가부장적 남성중심주의와 봉건사상으로 인해 여성들의 삶은 가혹하기만 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신식교육을 받고 새로운 풍경의 근대를 열어간 소위 ‘신여성’이 출현했다. 이화형 교수는 근대여성들의 삶을 여성교육, 섹슈얼리티, 젠더의 측면에서 살펴보기 위한 일환으로 『열정에서 소외까지, 신여성』을 펴낸 데 이어, 이번 『나혜석, 융합적 삶을 위한 외길에 홀로 서다』에서는 우리나라 여성 최초 서양화가이자 작가이며 여성해방의 선구자였던 정월 나혜석(1896~1948)의 삶과 활동을 조명했다.

진명여학고 졸업 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서양화를 배우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나혜석은, 경성 최초의 서양화 개인전을 개최할 만큼 서양화가로서 미술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1918년에는 조혼과 가부장제 등 봉건적 인습에 묶여 있던 여성의 자각을 그려낸 소설 「경희」 외 다수의 소설을 발표하며 작가로서도 남다른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화가이자 작가, 그리고 신여성으로서 예술의 길에 매진하며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에 강직하게 맞서 싸웠다.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정조 관념과 현모양처라는 경직된 틀에 구속되는 것을 거부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던 그녀는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고, 끝내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세인의 냉대와 가족의 외면을 기꺼이 감수하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선택한 바른길을 실천해나갔던, 행동하는 의인이었다.

나혜석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남기며 가부장제 타파와 여성 의식화에 주춧돌을 놓았다. 그녀는 남녀 우열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탈피하여 가문 중심의 결혼 제도와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사랑에 기초한 인격적인 결합으로서의 결혼을 꿈꾸었다. 이는 격동하는 조선 사회에서 여성을 향한 불합리한 사회제도와 남성 중심적 관습에 맞서 싸운 과감한 도전이었다. 변화의 꿈과 욕망이 현실에서 융합적으로 실현되기를 갈망했던 그녀의 비전과 의지는 21세기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 책머리에 중에서

 

한국 여성에 관한 지식을 많은 독자들과 공유하려는 의도로 ‘지식에세이’라는 이름의 총서(9권) 출간을 기획하였다. 그래서 2017년 1차로 ‘전통여성’에 관하여 『주체적 삶, 전통여성』, 『융합적 인재, 신사임당』, 『강직한 지식인, 인수대비』 등 3권의 저서를 간행했다. 그리고 2019년부터 2차로 ‘기생’에 대하여 『꽃이라 부르지 마라』, 『황진이, 풍류와 지성으로 살다』, 『이매창, 순수 서정으로 빛나다』 등 3권의 책을 출간했다. 마지막 단계로 2022년에 3차에 해당하는 ‘신여성’에 관한 총론으로 『열정에서 소외까지, 신여성』을 세상에 내놓은 바 있다. 이제 출간하는 2권과 3권은 신여성을 대표하는 나혜석과 김일엽에 대한 것이다. (중략)

비록 성공은 못 했더라도 새 시대를 여는 데 혼신을 다했던 신여성의 노력에 대해 1권에 ‘열정에서 소외까지’라는 표제어를 붙이고 한국 여성문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전통여성과 기생들에게 적용했던 방식으로 그녀들에 관해 여성교육, 섹슈얼리티, 젠더의 측면에서 다뤄보고자 했다. 이제 2권과 3권에서도 큰 틀에서 여성교육, 섹슈얼리티, 젠더의 방식으로 나혜석과 김일엽의 삶과 활동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녀들은 “먹고만 살다 죽으면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금수라”고 생각하면서 주체적 각성과 인격 형성을 위한 여성교육의 가치를 깨닫고 그 목표를 실천하고자 애썼으며, “진실한 사랑을 상대에게 온전히 바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처녀로 자처할 수 있다”는 ‘신정조론’을 주장하며 차별적 성 이데올로기에 맞섰으며,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여성운동을 전개했을 뿐만 아니라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했고 국권 회복을 위한 독립운동에 기개를 보이기도 했다.

오랫동안 소외되어온 이 땅의 많은 여성들에게 이제 행복을 돌려주어야 할 책임이 우리들에게 있다. 특히 봉건적 잔재, 식민 통치 등 몇 겹의 억압을 뚫고 사회적 자아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했던 신여성들은 선각자로서 대우받아 마땅하다. 이 책에서는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던 그녀들의 주체적인 삶을 정확하게 밝히는 데 주력하였다.

 

 

■ 책 속으로

 

인간의 본질과 가치가 이성에 있으며 모든 인간은 이성적 존재로서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신여성들은 이러한 이성적 사고와 자유사상에 힘입어 그동안 여성들이 배제되어온 역사를 비판하며,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여성의 억압과 차별에 저항하면서 여성도 남성과 같은 권리를 가질 수 있음을 주장했다. 인간으로 살고 싶었던 나혜석은 인본주의에 기초한 이성적 판단과 자유사상에 입각하여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존중받고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그녀는 식민지 시대 공적인 세계로 통하는 화가로서 예술의 길에 매진하며 스스로 가시밭길을 선택했던 진정한 자유인이었다. 어느 누구의 간섭이 들어오거나 어떠한 상황에 놓일지라도 자유로이 그리고 일관되게 여성의 억압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평생을 여권 회복을 위해 죽을힘을 다했던 여성해방의 선구자였다. (14~15쪽)

 

나혜석은 1910년 삼일여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1906년 한국인이 설립한 최초의 사립 여학교인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설립자 엄준원)에 들어갔다. 서울의 명문인 이 학교에서의 3년은 나혜석의 생애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왜 배워야 하는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습득할 것인가라는 교육의 원론적인 것에서부터 장차 여성으로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예술가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등 많은 것을 생각하고 깨닫게 하는 시기였다. 나혜석은 무엇보다 근대 학교를 통해서 여성으로서의 삶과 의식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아직도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가 OECD 국가 중에 가장 큰 사실을 감안하면 그녀의 문제의식과 그 기반이 된 교육적 수혜 등은 더욱 돋보인다. (27쪽)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나혜석의 위상은 나름 독자성을 띤다. 도쿄 유학과 구미 여행이라는 나혜석의 경험은 조선 근대화의 동력으로서의 개인의 각성과 여성의 자각을 선도했다. 특히 서구의 문화를 습득하고 조선에 정착시키는 서구/조선의 조우 과정에서 나혜석은 자신의 그림세계와 젠더 인식이라는 예술/가정, 여성성/모성 등의 융합적 가치를 실천을 통해서 보여주었던 것이다. (103쪽)

 

한 개인은 자기가 태어난 시대를 넘어서기 힘들다. 나혜석 역시 근대 사회로 변환하는 길목의 조선 사회에 여자로 태어난 자신의 시대적 운명을 넘어서기 위해 피투성이의 싸움을 치렀다. 그리고 패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자유를 향해 절규하는 데서 그녀의 현실/이상, 죽음/삶, 과거/현재의 갈등을 초월하는 영원과 미래를 향한 융합적 꿈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과거와 현재가 공(空)인 나는 미래로 나가자.”고 했다. (175쪽)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