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성 첫 시집 ' 도살된 황소를 위한 기도'
진리 찾는 순례자의 근원적 질문
“장엄한 다비식이다/ 누구의 장례일까/ 장작더미 같은 산마루를 화염이 휩싼다/ 각다귀 떼가 산만하게 날아오르고/ 물고기들도 튀어 올라 그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오늘 하루도 나의 스승이구나/ 일몰의 하늘 아래서 나는 착한 학생이 된다// 냇가에 앉아 조약돌 하나를 집는다/ 온기가 남아 있다/ 이것은 그의 유훈// 마지막 불씨까지 꺼지면/ 초저녁 별들이 사리처럼 눈을 뜰 것이다”(‘하루의 다비식’ 전문)
김옥성 시인의 첫 시집 <도살된 황소를 위한 기도>가 ‘푸른사상 시선 171’로 출간됐다. 오랜 시간 종교적 상상과 생태적 사유를 천착해온 시인은 시를 통해 자아와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사랑과 고통을 깊게 인식한다.
30여 년 써온 작품들을 묶은 이번 시집의 주제는 종교와 영성, 생태주의, 사랑과 고통, 앙가주망 등으로 서로 긴밀하게 맞물리며 신비로운 연대기를 형성한다. 시집은 제1부 ‘검은 사제들’에 이어 ‘화개 시차’, ‘여행자’, ‘비애고지’ 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
문학평론가 김유중 서울대 교수는 “시란 생의 비밀을 풀기 위해 시도되는 기약 없는 여정”이며 “그것은 어쩌면 한 줌 지혜를 구하기 위해 떠나야만 하는 저주받은 영혼의 하염없는 구도의 과정과도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끝내 도달할 수 없을지라도, 깨우침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어쨌든 떠나야만 한다”며 “그 길 위에서 김옥성 시인은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불교신문, "김옥성 첫 시집 ' 도살된 황소를 위한 기도'", 김선두 선임기자, 2023.5.3
링크 :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40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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