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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국제신문] 정온, <소리들>

by 푸른사상 2023. 4. 28.

 

이명, 고장 난 피아노…어둠에 묻힌 소리에 귀 기울인 시어들

소리들 - 정온 시집/푸른사상/1만원

정온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정 시인은 서울 태생이나 전북에서 오래도록 자랐고. 지금은 부산에서 살고 있다. 2008년 ‘문학사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첫 시집 ‘오, 작위 작위꽃’을 낸 바 있다.

시집 1부에 수록된 시의 제목은 ‘잠귀’ ‘가는귀’ ‘소리들’ ‘고장 난 피아노’ ‘이명’ 등의 순서로 이어진다. 모두 어떤 소리와 그 소리를 듣는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소리로 가득하다. 스쳐 지나버린 소리도 있지만, 어떤 소리는 천천히 머물며 많은 상념을 던져주기도 한다.

정온 시인은 어둠에 묻힌 존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듣고 내적 풍경을 자각하며 뜨겁게 빛을 발하는 정념을 발견한다. 존재의 심연을 위로함으로써 우리의 생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감각적인 언어로 노래하고 있다.

시 ‘소리들’의 첫 구절은 이렇다. “애기동백 꽃송이째 떨어지고, 그에 휘둥그레진 동박새 쓰윗 쯔윗 날아간다 가지에 걸린 울음은 쯔윗 쓰윗 동박새를 쫓지 못해 안달이어서 소리는 꼬리를 떨며 오래도록 귓바퀴를 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선 소리, 혹은 익숙한 소리에 귀 기울이는 마음으로 시집이 내는 소리를 듣는다. 동백이 떨어진 자리에 동박새의 울음이 아직 남아 있는 풍경이 보인다.

국제신문, "이명, 고장 난 피아노…어둠에 묻힌 소리에 귀 기울인 시어들",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3.4.27

링크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230428.22014008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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