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문학 필독서 「번하이머 보고서」 30년 만에 번역 출간
비교문학 연구의 필독서로 꼽히는 미국비교문학회(ACLA)의 「번하이머 보고서」가 3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한국비교문학회 회원들이 공동으로 번역하고 푸른사상 출판사가 펴낸 책 『다문화주의 시대의 비교문학』(원저: Comparative Literature in the Age of Multiculturalism, 1995)이다.
비교문학이란 두 나라 이상의 문학을 비교하여 문학 양식·사상·영향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비교문학에 관한 학술적 담론을 주도해 온 미국비교문학회에서는 10년 주기로 기준 보고서를 발표하여 연구 현황과 향후 지평을 점검하는데, 그 중에서도 ‘세기적 전환기의 비교문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번하이머 보고서」(1993)는 비교문학이라는 학문의 정의뿐만 아니라 문학 연구의 문화적 역할 전반을 설명하고 있어 학계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화와 다문화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한국 인문학계에서도 비교문학 연구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번하이머 보고서」를 비롯해 대부분의 해외 자료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지 않아 해외 연구 동향과 방법론에 대한 자료 접근이 어려운 실정이다. 문학과 다문화주의에 대한 석학들의 치열한 논쟁을 담은 이 책은 1990년대 미국 비교문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들의 학문적 고민과 비교문학의 정체성 및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에는 「번하이머 보고서」 외에도 「레빈 보고서」(1965), 「그린 보고서」(1975)까지 총 세 편의 기준 보고서와 「번하이머 보고서」를 둘러싼 토론문 및 소논문들이 수록됐다. 비교문학 논의의 역사에서 다문화주의가 확장되는 시기에 비교문학이 마주한 전통적 유럽 중심주의 문제, 외국어와 번역의 역할 문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 책이다.
한국비교문학회 소속 9명의 연구자들(남수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이론과 교수, 박문정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문학연구소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박지해 한국외대·가천대·을지대 강사, 심효원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 연구교수, 이정민 국립대만사범대학 초빙교수, 이형진 숙명여자대학교 영문학부 교수, 정익순 중앙대학교 다빈치 교양대학 교수, 조성원 서울여자대학교 영문학과 교수, 최현희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학과 교수)이 번역에 참여했다.
현 한국비교문학회 회장이자 번역의 최종 감수를 맡은 이형진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외국 문학’을 공부하는 모든 연구자들은 해당 외국 문학을 자국에서 자국어로 연구하는 해외 연구자들과는 달리, 필연적으로 비교문학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문학 연구나 문학 교육이 궁극적으로는 비교문학적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는 고민을 공유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되면 좋겠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한편, 1959년 창립된 한국비교문학회는 지난 2010년 ‘문학 올림픽’이라 불리는 ‘국제비교문학회(ICLA) 세계대회’를 서울에 유치했던 동아시아권의 대표적인 비교문학 학술단체다.
독서신문, "비교문학 필독서 「번하이머 보고서」 30년 만에 번역 출간", 김혜경 기자, 2022.6.25
링크 : http://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6116
'푸른사상 미디어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수신문] 찰스 번하이머, <다문화주의 시대의 비교문학> (0) | 2022.07.01 |
---|---|
[내외신문] <계간 푸른사상 2022 여름호(통권 40호)> (0) | 2022.06.27 |
[브레이크뉴스] <계간 푸른사상 2022 여름호> (0) | 2022.06.27 |
[무등일보] 조용환, <목련 그늘> (0) | 2022.06.24 |
[베리타스알파] 찰스 번하이머, <다문화주의 시대의 비교문학> (0) | 2022.06.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