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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사상 미디어서평

[경상일보] 울산민족문학회, <신화 바다 대곡천>

by 푸른사상 2022. 1. 21.

 

시인들, 반구대암각화를 노래하다
암각화 발견 50주년 기념
울산지역 시인 31명 참여
‘신화 바다 대곡천’ 펴내
선사시대의 암벽 소재로
우리의 현재 돌아보게 해

‘신과 자연과 인간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던 시대. 반구대 암각화가 그려지던 시기는 어느 하나가 자신의 우월을 강조하며 타자를 억압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존중받던 시대였다. 인간은 신을 두려워했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았으며,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자각하며 정신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풍요로웠을 것이다. 거대한 기후 위기가 닥쳐오며 숲은 타들어가고 강은 흘러넘치고 바이러스가 인간의 삶을 철저히 유린하는 지금, 우리가 다시 반구대 암각화를 떠올린 이유다!’

지난해는 반구대암각화 발견 50주년이었다. 한해가 저물기 직전, 울산의 시인들이 조용히 책 한 권을 엮어냈다. 울산민족문학회의 <신화 바다 대곡천>(푸른사상)이다.

참여 문인은 강현숙, 곽구영, 구명자, 김윤삼, 김종원, 김태수, 나정욱, 노효지, 도순태, 박기눙, 백무산, 서경, 손인식, 송은숙, 엄하경, 이노형, 이동고, 이병길, 이수진, 이숙희, 이인호, 이제향, 임윤, 장상관, 정석봉, 정성희, 정소슬, 조덕자, 조숙, 조숙향, 황주경씨까지 모두 31명이다.

구정회, 이수일, 김정님 작가는 사진으로 이번 작업에 동참했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바위의 씨앗’ ‘사랑, 암각하다’ ‘무량한 바위 책입니다’ ‘오래된 달력’ ‘각서, 각식, 각석의 변주’ 등 수록 작품 모두는 수천년 시공간을 건너뛰어 지금의 우리와 맞닿은 선사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고라니 지나가는 길/새들 쉬어 가는 곳/뒤돌아보면 아무것도 없는/무애의 걸음으로/이 세상에 온 적 없다는 듯이/이 세상 살지 않은 듯이…’­강현숙 시인의 ‘천전리 각석 가는 길’ 중에서

‘…출렁거리는 문자로 왁자한 계곡/족쇄를 채우려 안달해도/물고문 일삼고/곡괭이 들이대며 으름장 놓아도/결코 가부좌를 풀지 않을 작정입니다…’­임윤 시인의 ‘선사시대의 밤’ 중에서

백무산 시인은 지금의 반구천을 신화의 바다, 생명의 바다라고 규정했다. ‘신화의 꿈은 생명의 꿈입니다. 고래는 아직도 고요의 소리를 따라 깊은 밤 강을 거슬러 오릅니다’­여는 글 ‘신화의 바다, 반구천’ 중에서

이인호 시인은 추천사에서 “반구대 암각화가 그려지던 시기는 서로가 존중받던 시대였다”며 “거대한 기후 위기 시대 우리는 반구대 암각화를 통해 지금껏 놓친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일깨워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상일보, "시인들, 반구대암각화를 노래하다", 홍영진 기자, 2022.1.20

링크 :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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