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소개
이 시론집은 시가 시인으로부터 창작돼 나오는 과정을 몸의 분비 및 배설 원리와 닮아 있는 것으로 보고, 분비와 배설의 다각적인 측면을 탐색하고 있다. 이때 분비와 배설 개념은 따로 세분되지 않는다. 좁은 의미에서 분비라는 낱말은 인간 신체에서 흘러나오는 땀, 눈물, 침 등으로 한정돼 사용되지만 가득 찬 것을 비우기 위해 밖으로 내버리는 배설의 양상을 띠는 똥, 오줌, 정액 등도 넓은 의미에서는 분비에 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분비와 배설 모두 생명활동의 유지와 조절을 위해 안엣것을 밖으로 내보내는 인간 몸의 생리 작용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개념이자 상생적인 개념이 된다. 분비와 배설 양상에 따라 각각 다원(多元) 시인, 변용(變容) 시인, 발분(發憤) 시인이라 명명된 시인들은 유치환, 김소월, 정현종과 서정주, 김민부와 김수영, 최승호 등이다. 다원 시인이란 유치환 시의 페르소나가 가진 물질적 다원성(多元性)을 근거로, 변용 시인이란 서정주 시를 이끌어 가는 몸의 변용 모티프를 근거로, 발분 시인은 김수영 시를 추동하는 발분서정을 근거로 한다. 이들 시인의 배설 양상은 각각 오줌, 정액과 쾌변, 변비로 나타난다. 이러한 유형화에 따라 각각 다른 물성(物性)을 나타내는 이들 시는 액화(液化)되고, 풍화(風化)되고, 경화(硬化)되는 시로 구분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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