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부조리 조망
심영의 장편소설 ‘오늘의 기분’ 출간
타인 고통 향한 책임·공동체 윤리 역설
대학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부조리의 내면을 조망한 소설가 겸 문학평론가 심영의씨의 장편소설 ‘오늘의 기분’(푸른사상 刊)이 나왔다.
이 소설은 대학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부조리, 일명 지식인들의 속물적 욕망, 그것으로 인해 소설 속 인물들은 끊임없이 소외되고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 5·18민주화운동의 기억과 구조적 모순에 빠진 대학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책임 윤리와 공동체 윤리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개정 강사법의 모순과 그 속에 내재돼 있는 구조적 문제를 전면화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5·18민주화운동에서 고통받은 한 개인의 문제와 사회적 폭력의 문제를 통해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향한 책임 윤리와 공동체 윤리를 역설한다.
스토리는 작품 속에서 시간강사로 등장하는 ‘이은주’가 생전 그나마 가까이 지낸다고 여긴 동료 강사 ‘김재영’에게 논문 한 편을 남기고 자살하는 것으로부터 전개된다. 대학이라는 지성과 학문의 공동체 안에서 학위논문 통과와 몇 시간짜리 강의를 위해, 여자 강사라는 이유로 끊임없는 성적 폭력에 노출됐던 그녀를 통해 오늘날 우리 사회의 폭력적 구조의 민낯이 드러난다.
그녀의 죽음을 추적하는 ‘김재영’ 또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현대사의 비극을 겪으며 고통받은 한 개인이었지만,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소외된 이방인으로서 현실의 부조리와 폭력에 상처를 입는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비주류 개인에게 쏟아내는 사회적 폭력과 차별, 고통에 무감각할 뿐 아니라 방관과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포착해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책임 윤리와 공동체 윤리를 통한 새로운 세상을 모색한다.
작가는 자서를 통해 “무엇보다 마음으로 가까웠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점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몇 년 전 그녀와의 마지막이었던 식사 때, 당신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주지 못했던 게 오랫동안 마음을 아프게 한다. 아무려나 이 소설을 읽는 나와 가깝거나 그렇지 않은 이들이 소설이 허구를 본질로 하는 만큼 행여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소설가 겸 평론가로 활동중인 심영의씨는 광주출생으로 전남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 광남일보 신춘문예 평론 등으로 등단했으며, 소설집 ‘그 희미한 시간 너머로’, 장편소설 ‘사랑의 흔적’, 연구서 ‘5·18과 기억 그리고 소설’, ‘현대문학의 이해’, ‘작가의 내면’, ‘작품의 틈새’, ‘텍스트의 안과 밖’, ‘5·18과 문학적 파편들’, ‘소설에 대하여’, ‘한국문학과 그 주체’, 평론집 ‘소설적 상상력과 젠더 정치학’ 등 다수를 펴냈다. 조선대학교 교양학부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국문과 등에 출강하고 있다.
광남일보, "대학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부조리 조망", 고선주 기자, 2020.11.15
'푸른사상 미디어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합뉴스] 이소영·정정호, <번역은 사랑의 수고이다> (0) | 2020.11.25 |
---|---|
[대전일보] 이형권, <미주 한인 시문학사> (0) | 2020.11.19 |
[중도일보] 이형권, <미주 한인 시문학사> (0) | 2020.11.16 |
[경인일보] 정세훈, <훈이와 아기 제비들> (0) | 2020.11.13 |
[세계일보] 정세훈, <훈이와 아기 제비들> (0) | 2020.11.1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