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저자 이정숙은 문학박사, 한성대학교 한국어문학부 교수이다. 하버드 대학교 Yenching 연구소 방문 교수를 하였으며 현재 한국현대소설학회, 구보학회, 한성어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실향소설연구』(1989), 『한국현대소설연구』(1999) 외에 『이청준 소설 벽허물기 열두 마당』(2007), 『문학이란 무엇인가』(2011)를 한성대 현대문학연구 모임과 함께 펴내었다. 이 외에 현대소설 관련 논문 50여 편이 있다.
*도서소개
한국 현대소설에 담긴 역사의 소용돌이,
그 ‘떠남’과 ‘상처’에 대한 탐구
우리 현대소설을 연구했던 지난 시간 동안 저자에게는 ‘떠남’과 ‘상처’라는 키워드가 매우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역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박사논문을 「실향소설연구」(1989)로 쓰게 된 것도 그러한 관심의 표현이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 땅을 떠나 망명을 택한 한 개인의 내면세계에 대한 관심과 그 이후 해방 공간과 6·25전쟁 등 역사의 격랑을 헤쳐 온 개인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이데올로기와 월북, 그로 인한 가족의 이산과 그 이후의 양상 등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제 강점기의 한복판에서 소련으로 망명한 작가 조명희에 대한 관심은 작가 개인의 내면세계 천착과 작품세계의 탐구로 나누어 두 편의 논문으로 정리되었고, 저자 스스로 “참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두면서 들여다보고 싶은 작가”인 재일 조선인 작가 김사량에 대한 관심도 개인사와 고향 평양과의 관계 등에 비중을 두면서 두 편의 논문으로, 그리고 우리 민족의 거대 서사시인 ?토지?도 ‘이중성과 아이러니’ ‘이율배반’이라는 키워드로 작가의 의식과 인물 설정을 통해 두 편의 논문으로 나온 것이 그 반증이 될 만하다.
이 책의 목차는 시대 순으로 엮여졌다.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작가와 그때가 배경이 되는 작품들을 1부로 묶고, 2부에서는 해방과 6·25전쟁, 6·25전쟁 이후와 현재까지 시간의 흐름을 바탕으로 이데올로기와 떠남 혹은 이주와 귀환의 궤적을 살펴보고자 했다.
*추천의 글
1992년에 북한의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하기 시작한 다부작 예술영화 <민족과 운명>의 한 시리즈인 ‘카프 작가 편’은 혁명시인 이찬을 주인공으로 하여 동경 카프 지부의 문인들이 대거 등장, 그들의 삶과 사랑과 문학과 투쟁을 극적으로 그리고 있는 대하드라마이다. 배경은 1930년대 동경과 서울, 그리고 6·25전쟁 중의 서울과 평양인데 여기 등장하는 문인들은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지어 ‘혁명시인’이라는 칭호를 받은 이찬 외에 조명희, 이기영, 최서해, 강경애, 송영, 박세영, 박팔양 등 카프 문인들과 춘원, 월파, 그리고 홍난파 등이 등장하고 있다. 최서해, 김소월, 김우진과 윤심덕의 죽음이 배경으로 비중 있게 처리되고 이상화가 자주 언급되며, 한설야, 임화, 김동인도 잠깐씩 등장한다. 이들 중 이기영, 한설야, 송영 등은 특히 카프 해산에 동조하지 않았던 이른바 카프 비해소파의 중심인물로 ‘이념적 강경파’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동경파는 카프 내부에서도 급진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던 만큼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카프의 급진적 이념적 강경파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할 수 있으며, 그 기관지인 ?문학 건설?이나 ?예술운동? 발간과 카프 해체 등이 중요 모티브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야기 전개의 큰 줄기는 남녀 간의 사랑을 토대로 하여 전개하고 있으니 연정시를 즐겨 쓴 이찬과 김경란의 사랑, 최서해와 「보석반지」(?시대일보?, 1925. 7)의 여성인 혜경(숙향)과의 지순한 애정 등 사랑에 관한 내용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사랑을 통해 조국과 민족으로 더 가까이 가게 되는 설정으로, 문학작품에서 그려지는 사랑이 예외 없이 혁명적 사랑이긴 하지만 그만큼 대중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문학적 장치로 작용하면서, 빈번한 시의 삽입, 낭송과 함께 일단 인간적이고 유화적인 인상을 주는 데 기여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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