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낯선 곳으로 떠나는 문학 여행
하재영 시집 ·신금철 수필집
[동양일보 김미나 기자]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코로나19 시대, 낯선 여행지에서의 사유를 문학으로 풀어낸 2권의 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남아메리카의 풍경들을 시집에 담은 하재영(63·사진) 시인의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와 가족과 함께 떠났던 유럽 여행을 수필로 쓴 신금철(72·사진) 수필가의 <가족 그 아름다운 화소-유럽을 담다>가 최근 발간됐다.
시집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는 잉카 문명이 번성했던 페루의 마추픽추, 하늘을 거울처럼 비추는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세상의 남쪽 끝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 또 칠레와 브라질까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남미의 풍경들이 담겨 있다.
시인은 어느 날 문득 배낭을 메고 남아메리카라는 낯선 장소로 떠났다. 시인에게 남미는 칠레의 시인 네루다, 아르헨티나의 문학가 보르헤스가 살았던 문학과 지성의 대륙이다.
이 낯선 곳, 낯선 길 위에서 시인은 서성이며 묻고 대답하는 시간 속에 조금씩 삶과 세계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는 시상들을 떠올렸다.
하 시인은 “독자들이 시를 읽어가는 동안 인간의 꿈과 살아가는 냄새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집은 페루(17편), 볼리비아(16편), 칠레(18편), 아르헨티나(20편), 브라질(15편) 등으로 구성, 모두 85편의 시가 수록됐다. 시인이 직접 촬영한 남미의 이국적인 풍경 사진도 35컷 곁들였다.
곽재구 시인은 추천의 글을 통해 “별을 보며 터벅터벅 걷는 시간 속에서 시 한 줄을 쓰고, 낡은 게스트하우스의 나무 침대에 엎드려 또 한 줄을 쓰고, 낯선 도시로 가는 밤 열차 안에서 또 한 줄을 쓰고, 그렇게 한 줄 한 줄 써가는 과정 속에 세계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꿈을 소롯이 만난다”며 “여행 속에서 시가 태어나고 시 속에서 인간의 꿈이 빚어지는 과정을 하재영의 시가 따뜻이 보여준다. 길과 여행, 여행과 시. 인간에게 이보다 우아한 종교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 오송읍이 고향인 하 시인은 1988년 ‘충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1989년 ‘아동문예’ 작품상에 동시, 199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1992년 계몽사 아동문학상에 장편 소년소설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년소설 <할아버지의 비밀>, 동화집 <안경 낀 향나무>, 시집 <별빛의 길을 닦는 나무들>, <바다는 넓은 귀를 가졌다> 등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그의 3번째 시집이다.
포항문예아카데미 원장, <포항문학> 발행인을 지냈고 현재는 문학 운동을 펼치기 위한 헌책방 오픈을 청주 강내면 월곡리에 준비중이다.
동양일보, "코로나19 시대, 낯선 곳으로 떠나는 문학 여행", 김미나 기자, 202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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