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여행 수다
일상 벗어나 자유 향한 수다로
장현숙 외 8명 지음 | 푸른사상
여행,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는 자유를 향해 낯선 곳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을 맞닥뜨리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과 인연을 맺고, 때로는 아쉬운 이별을 하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마주치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권태로운 일상 사이사이에 행복한 단비를 뿌리는 일, 그것이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뭉게구름 떠다니는 하늘 사이로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느끼며 자연과 교감하는 것, 우리는 여행지에서 마음과 육신을 치유하며 지친 삶에 안식을 얻는다.
9인의 여성들이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들려주는 솔직하고 생생한 사연들은 읽는 재미와 깊은 의미를 선사한다. 실크로드의 끝없는 사막, 문화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그곳에 잠든 예술가들, 인도네시아의 정글에서 만난 오랑우탄 등 낯선 곳에서 만난 색다른 삶을 저자들은 부담스럽지 않게, 친근한 이웃의 ‘수다’처럼 자유롭게 들려준다. 인간의 의지를 뛰어넘고 새로운 꿈을 꾸며 자유를 만끽하는 여행, 영원한 낯섦을 향해 가며 숱한 매력을 가진 여행, 그 속에서 저자들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장소에 발을 들여놓는 것부터 여행의 매력은 시작되고, 여자들의 솔직하고 생생한 ‘수다’는 폭발한다.
여행은 인간의 의지를 뛰어넘는 힘을 가졌다. 구속된 일상에서 벗어나 훨훨 날아가고 싶은 자유에 대한 욕망. 이 순수한 욕망을, 여행은 묘하게 비웃기도 하고 깨뜨리면서, 인간을 해체시키기도 한다. 예기치 않은 사건들, 만남과 이별, 우연의 연속, 권태로움이 솟구치는 일상 사이사이에 단비처럼 내리는 행복, 낯선 곳에서의 신선한 경험, 몸과 마음의 치유 등등, 이 모든 것이 여행의 매력 아닐까.
이 책에는, 여행의 매력을 놓치지 않은 아홉 명 작가들이 ‘수다’처럼 들려주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솔직하고 자유로운 글로 가득하다. 감추거나 꾸미지 않았다. 설렘, 두려움, 실수, 환희 등, 이러한 감정들이 비약이거나 과장이라 할지라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일상의 제약 속에서, 알게 모르게 머뭇거렸던 행동과 마음의 물결들. 이제 일상에서 탈주하여 낯선 길 위에서 만난 경험과 감성을 글로 풀어냈다. 그래서 『여자들의 여행 수다』는 산사에서 듣는 풍경 소리처럼 맑고 소박하다. 때로는 너울대는 파도의 격랑을 만나 힘들어하다가도 어느덧 고요한 바다가 되어 하늘과 어우러진다.
이 책에 담고자 한 것은, 여행 정보나 견문이 아니고, 이렇게 아롱다롱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정의 골짜기에 숨어 있는 작은 숨결들에 의미를 두었다. 작가들마다 삶의 무늬와 마음의 무늬가 다르므로 아롱다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문채(文彩)가 나리라 기대한다. 사진을 함께 실은 것은, 독자와 세미한 부분까지 소통하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서다.
인간의 의지를 뛰어넘고 새로운 꿈을 꾸며 자유를 만끽하는 여행, 그리움으로 재현되고, 영원한 낯섦을 향해 가며 숱한 매력을 가진 여행, 여행들! 세상 모든 여행을 위해, 건배!
교수신문, "여자들의 여행 수다", 20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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