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딨지?’…시에 담은 청소년들 꿈과 고민
홍일표 시인, 38년 교단 마무리 ‘청소년 시집’ 출간
[문학뉴스=남미리 기자] 38년 교단에서 오롯이 보낸 시간을 한 권의 시집으로 묶었다. 그 시들은 모두 교단에 서 있는 시인에게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던져주던 청소년들을 다루고 있다.
홍일표(洪壹杓) 시인의 청소년 시집 『우리는 어딨지?』(1만 1000원)가 푸른사상사의 <청소년시집 4>로 출간되었다. 시집에는 성적, 학업, 진로, 친구 관계와 부모, 선생님에 대한 생각 등 여러 가지 고민을 끌어안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놓인 청소년들의 다양하고도 생생한 모습들이 담겨 있다. 시인은 학생들이 겪는 결핍과 슬픔을 다독이며 우리가 어떻게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준다.
“어느덧 38년이 지났다. 처음 교단에 섰을 때가 스물네 살, 아련하고 애틋하다….많은 아이들과 만나고 헤어졌다….이 시집에 내가 만난 아이들의 삶을 여러 무늬로 새겨 넣었다. 돌아보니 그들과 함께한 세월은 축복이고 기쁨이었다.”(‘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은 퇴임을 앞둔 지난해부터 청소년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교직의 마무리 작업인 동시에 청소년에게 전하는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랐다. 시집은 제1부 <비겁의 역사>, 제2부 <프린들 주세요>, 제3부 <이상한 곳>, 제4부 <미래형>으로 나뉘어 모두 59편의 작품을 싣고 있다.
홍 시인은 입시 공부에 초점을 맞춘 학교에서 사춘기를 맞은 청소년의 방황을 보듬어 줘야 하는 교사의 자세를 반영해 그들 마음속 내면의 소리를 전하고자 한다. 이혜미 시인은 해설에서 시인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독백은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침묵 속의 소리이자 메아리로 쓴 일기다. 창문에 입김을 불어 그 위에 곧 사라질 글자를 쓰듯 시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 구석에 숨겨 두었던 속내를 안개처럼 읊조린다. 시인은 아이들의 감정과 마음에 빙의하듯 다가가 실감나는 구어체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의 시선은 대부분 소외되고, 가난하고, 외로운 마음 곁에 머문다.” 그래서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나침반’ 같은 존재가 되는 시편들이라고 복효근 시인은 읽기를 권하고 있다.
홍일표 시인은 충청도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때 교내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고, 당시 전국 규모의 『학원』 문학상과 『학생중앙』 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1988년 『심상』 신인상과 199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살바도르 달리풍의 낮달』『매혹의 지도』 『밀서』 『나는 노래를 가지러 왔다』 등의 시집을 냈고, 평설집 『홀림의 풍경들』, 산문집 『조선시대 인물 기행』 등을 펴냈다. 지리산문학상과 시인광장 작품상을 수상했다.
문학뉴스, "‘우리는 어딨지?’…시에 담은 청소년들 꿈과 고민", 202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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