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 간행도서

계간 푸른사상 2020 여름호(통권 32호)

by 푸른사상 2020. 6. 11.

 

계간 푸른사상 2020 여름호(통권 32호) 

153×224×18 mm28813,000ISSN 2092-8416 | 2020.6.15.

 

 

■ 도서 소개

 

푸른사상2020년 여름호(통권 32)가 발간되었다. 이번 호의 특집은 광주의 아픔이자 우리 현대사의 상흔으로 남아 있는 ‘5·18민주화운동 40이다. 채희윤·전용호·조진태·박관서의 좌담에서는 오월문학의 현재를 점검하고 향후 전개되어야 할 방향에 대해 토론하였다. 온갖 유언비어와 은폐로 조작되었던 광주의 참상과 진실을 시로써 알리고자 한 시인들의 5월시 25편을 이승철 시인이 선정했다. 신좌섭 교수와 맹문재 시인이 신동엽 시인의 시세계를 정밀하게 살펴본 대담도 수록되었다. <시인 조명>은 최기순 시인의 시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유성호 교수 해설). 김수영 시인의 부인인 김현경 여사는 김수영의 산문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세환, 강태승, 노혜경, 이규배, 이상인 시인을 비롯한 9명의 신작 시와 권지영, 김도수, 김성범, 양윤덕 시인의 신작 동시도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김준태 시인은 <70년 오디세이>에서 멕시코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시세계를 조명했다. 김응교 교수의 <다시 만나는 김수영>, 강성위 교수의 <현대시 한역(漢譯)>도 연재로 수록되었다.

 

 

■ 목차

 

특집 | 5·18민주화운동 40

채희윤·전용호·조진태·박관서 _ 5·18광주민중항쟁 40년에 대한 문인 좌담회

이승철 _ 아직 끝나지 않은 5월의 목소리들

5월시 25

 

신작 시

강세환 _ 시인들은 남의 시를 얼마나 읽을까

강태승 _ 아프리카 반야심경

김해자 _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는 동안

노혜경 _ 시집 읽은 뒤끝

박소란 _ 초대

손택수 _ 나뭇잎을 닦다

신혜정 _ 롱테이크

이규배 _ 30

이상인 _ 제주 외돌개

 

신작 동시

권지영 _ 별들이 속닥속닥

김도수 _ 여름

김성범 _ 특별한 약속

양윤덕 _ 웃는 간판

 

특별 좌담 | 신동엽 시인 타계 51주기·4

신좌섭·맹문재 _ 신동엽 시인의 시 읽기

 

시인 조명 | 최기순

_ 떨림에 대하여 외

최기순론 _ 떨림과 오램과 깊음의 매혹 / 유성호

 

김현경의 회고담·10

김현경·맹문재 _ 김수영 산문 읽기 (3)

 

기획 연재

김준태 _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 장시 태양의 돌나는 너다 그리고 너는 나다’(不二)의 세계(9)

김응교 _ 다시 만나는 김수영(10)

강성위 _ 현대시 한역(漢譯)(4)

 

 

■ 책 속으로

 

돌이켜보면 19805월 이후 광주 사람들은 크게 웃거나 큰소리로 얘기할 수도 없는 참담함 속에서 살아가야 했다. 내 이웃과 일가친척, 형제자매들의 억울한 죽음은 머릿속에서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5월이 안겨준 트라우마에 한동안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살아 있지만 온전히 살아 있는 게 아니었기에 절망 속에서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다. 또한 경찰과 보안사, 안기부 등 정보요원들이 찻집과 주점, 대학가 캠퍼스 등에서 시민과 학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억장이 무너지고 숨이 막혀 살아갈 수 없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5월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존재가 지워진 사람들, 5월광주의 희생자들을 생각할 때마다 진실을 생각했다.

한 편의 시가 감추어진 진실을 드러낼 때 그것은 가장 강력한 선전선동의 수단이 된다. 어느 날 시인들은 비루한 생존에 맞서 시대정신을 구현하고자 문학운동의 대열에 뛰어들었다. 등단한 시인이든 혹은 미등단의 문청이든 간에 19805월을 한국문학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삼기 시작했고, 문학운동의 근거지를 확보하기 위해 소집단 동인운동과 무크운동을 펼쳐냈다.

(이승철 시인 특집 중에서, 37)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젊은 시절 온몸으로 겪은 전쟁 체험은 시세계에 뿌리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 아버님의 시세계는 전쟁과 죽음 없이는 상상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장의 도구들은 우리 모두와 다르지 않은 사연을 품은, 처절한, 그러나 아름다운, 가련한 삶과 끊임없이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중략)

무기나 전장을 지목하는 시어들은 아버님이 시에서 지향하는 본연의 상태, 즉 원수성, 귀수성 세계에 대비되는 차수성 세계를 상징하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장의 도구들은 전장의 흔적과 무자비한 폭력을 상징하지만 이것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은 멀리 떨어져 객관화되어 있습니다. 도구들 그 자체는 죄가 없고 따라서 증오의 대상도 아니지요.

(신좌섭 교수 대담 중에서, 159~160)

 

1949년 언더우드 2세 연희대 총장의 부인이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있었는데, 김병욱 시인이 가담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어요. 그때 연희대(지금의 연세대) 강사였는데, 그 사건으로 강의 자리도 잃었지요. 그래서 이북으로 갔지요. 6·25 때 내려와 나하고 혜화동에서 만났어요. 김 시인을 만나러 우리 집으로 오다가 길에서 나를 만난 것이에요. 그래서 다방에 들어가 자초지종 얘기를 했어요. 김 시인이 의용군에 붙잡혀 간 지 며칠 되지 않은 때였어요. 고생을 많이 할 것이라고 얘기했어요. 북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어요. 군복을 입지 않고 평상복 차림이었어요. 체격이 김 시인만큼 컸어요. 부인과 아들 하나가 있었는데, 6·25 전에 김 시인의 고모님 댁에 놀러오기도 했어요. 우리 시어머니가 운영하던 유명옥에 와서 식사를 한 적도 있어요.

(김현경 여사 대담 중에서, 23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