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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간행도서

한덕수 산문집, <버릴 줄 아는 용기>

by 푸른사상 2019. 11. 4.



분류--문학(산문)

버릴 줄 아는 용기

한덕수 지음푸른사상 산문선 27147×217×15 mm240

15,500ISBN 979-11-308-1467-4 03810 | 2019.10.29



■ 도서 소개

 

세상살이에 필요한 용기와 교훈

 

한덕수 시인의 산문집 버릴 줄 아는 용기<푸른사상 산문선 27>로 출간되었다. 삶의 체험들이 배어 있는 글들이어서 무게감이 느껴질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인간 가치와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풍부한 독서 경험을 통해 인용되는 글들은 삶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고 아울러 작품의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자신은 물론 주위의 사람들에게 기울이는 깊은 관심은 우리에게 삶의 도리와 행복을 동시에 깨닫게 해준다.

 


■ 시인 소개

 

한덕수 韓德洙


1965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보안시스템 전문업체인 ()인컴씨를 창업하고 경영하는 동안에도 지식과 학문에 대한 갈증으로 인쇄된 종이 냄새를 잊어본 적이 없다. 2018년 시집 아궁이에 불 지피고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이 산문집을 출간하면서 길 잃은 철새가 제집을 찾아온 양 포근함을 맛보고 있다.          (E-mail_ hds3636@hanmail.net)

 


■ 목차

 

책머리에

 

1부 여명을 바라보며

여명을 바라보며 / 사랑 / 얼어 죽을 것인가 스키를 탈 것인가 / 비싼 시계 / 비교하고 비교되고 / 인생은 연습이라고 용기 있게 착각하면서 / 밥값 / 가보지 않은 길 / 꿈꾸는 대신 돈을 꾼다 / 대단한 질문

 

2부 소처럼 느린 걸음으로

행복 / 전업주부 / 좋은 선물 / 가까운 손님 / 병원 / 어버이날 / 소처럼 느리게 / 행복한 날 / 맞벌이의 조건 / 가족관계증명서 / 버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3부 인생 여정

자신을 믿고 의지하라 / 마음의 거울 / 최소한의 조건 / 어떤 상상을 할 것인가 / 넋두리 / 흐르는 물처럼 / 담백한 음식 / 먼 산이 보인다 / 인생 여정

 

4부 한번은 덥고 한번은 춥고

좋은 욕심 / 결국은 한 가지 / 지나치니 집착이지 / 작별인사 / 10년 뒤에도 같은 후회 / 경제적으로 잘 사는 방법 /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 나만의 길 / 내 것 네 것이 따로 있나 / 아욱국

 

5부 아름다운 별 지구

인기 없는 노래 / 봉급쟁이 / 삶의 우선순위 / 이만하면 평등하다 / 때로는 구경꾼처럼 / 시냇물 같은 사랑 / 잘사는 동네 / 기업의 의무 / 아름다운 별 지구 



■ '책머리에' 중에서


중요하거나 급하지 않은 말들은 몇 년 전부터 운도 떼보지 못한 채 미수꾸리해서 던져놓은 이야기보따리가 여러 개 있다. 그렇게 말로는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글로는 표현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사소한 이야기가 됐든 잔소리나 넋두리가 됐든 한 줄 한 줄 적어놓았다. 정작 글을 정리하다 보니까 마치 산나물 뜯으러 갔다가 심 본 것처럼 내 안에서 함께 살고 있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의 묵은 감정들과 만나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더 많은 위안을 받았고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소중한 사람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새롭게 되새겨볼 수 있었다.



■ 출판사 리뷰

 

한덕수 시인의 산문집 버릴 줄 아는 용기는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 시인이 마음에 묻고 사는 말들을 진솔하게 글로 담아낸 산문집이다. 산책을 하고, 살림을 챙기고, 음식을 해 먹고, 자녀를 결혼시키는 등 일상의 소소한 일들을 되돌아보며 그때그때의 느낌과 생각을 담아내었다. 가정과 사회, 주변의 사람들, 무엇 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고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시인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진다.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오늘날 집집마다 냉장고와 옷장이 포화상태이다. 버리기에는 아깝고, 언젠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막연히 담아둔 것들이 쌓여만 간다. 이것이 다 우리의 욕심과 게으름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소유욕을 버리고 물건이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게 해주는 것이 진정한 나눔의 시작이며 자신과 사회 전체의 쾌적함에 밑바탕이 되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는 버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한 저자는 한 가정의 일원이자 사회의 일원으로서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배우자로서의 도리를 이야기한다. 나아가 건강하고 사람답게 살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소박한 방법론도 제시한다

  

 

■ 책 속으로

  

절제되지 않은 무분별한 접속과 선별되지 않은 접촉으로 인하여 안 그래도 바쁜 인생을 더 바쁘게 내몰아세울 필요는 없다. 바쁘게 살다 보니 내 시간이 없고 내 시간이 없다 보니 나라는 존재가 실종되고 없는 것이다. 그렇게 내가 실종되었으니 나를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나를 바라볼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있어야만 진정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며 내가 있어야 네가 있고 내가 있어야 세상도 존재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없는 세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바쁘게 살다 보니 매일매일 허둥대기만 할 뿐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도 없다. 그러니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찾아 헤매고 머리는 동쪽을 가리키는데 몸은 서쪽으로 가고 있다. 그뿐인가, 아침에 일어나서는 저녁인 줄로 착각하고 명함을 줘야 하는데 카드를 내밀고 있으며 자기가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잘 익은 술도 한 번 걸러야 맛있는 것처럼 삶에서도 거를 건 걸러내고 알맹이와 껍데기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 시작이 바로 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다. 일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하거나 그때그때 닥치는 대로 한다면 그것은 결국 자신의 어리석음을 드러내놓고 자랑하는 꼴이 될 뿐이다.

무분별한 접속과 접촉으로 바쁘게 살다 보면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 정리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툭하면 버스 놓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을 자주 겪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일과 삶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의 공통된 증상이다. 이런 증상은 현대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질병이니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의술이고 자신을 성찰해보는 것이 약이다.

삶의 우선순위(101~102)

 

무소유에서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내게 꼭 필요한 것들만 최소한으로 소유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살아있는 생명체들만이 종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숨 못 쉬고 말 못 하는 물건들에게도 언젠가는 변화가 있으며 다름이 있고 다함이 있다. 그래서 유행이 지나거나 더 좋은 대체품이 나오게 되면 그 물건은 생명을 다하게 된다. 그러니 물건도 쓸모가 있을 때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사용자의 마지막 역할이다.

우리네 삶에서도 버리고 비워서 얻는 이득은 참으로 많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크기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큰 것도 있다. 인생에서 버린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을 의미할 때도 있지만 포기한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아서 무능한 사람이 어떤 일을 지속하지 못하고 아쉽게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더 큰 것을 위해서 한 발 물러나거나 전략적으로 양보하는 또 다른 선택일 수도 있다. 그래서 현명한 포기는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 썩은 동아줄을 놓고 새 동아줄을 잡는 지혜로운 선택이 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포기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일의 연장선상에서는 더욱더 탄력을 받아서 가속도를 낼 수도 있다. 과수원을 경작하는 농부가 가지치기를 하여 나무를 더욱 튼실하게 만들고 열매를 솎아주어 풍작을 이루는 것처럼 말이다. 나무를 잘라내고 열매를 따서 버리는 것이 결코 손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실제로는 버리는 것 이상의 소득을 거둘 수 있다.

그러니 삶에서도 버려야 할 때는 과감하게 버리고 포기해야 할 때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이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보면 그 손실이 주는 결실은 매우 값지고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전쟁터에서처럼 버리고 포기하는 데에도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버리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1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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