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문단 이끄는 시인 '산문집' 가난 속 '문학열정' 진솔하게 담아
■ 파지에 시를 쓰다┃정세훈 지음. 푸른사상 펴냄. 270쪽. 1만6천원
우리나라 노동자 문단을 이끌고 있으며 인천민예총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세훈 시인이 산문집을 냈다.
책에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노동현장에 뛰어들었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시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은 시인의 삶이 진솔하게 담겼다. 스스로 '실패'와 '패배'를 말하지만, 그의 삶과 문학이 누구보다 치열했음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1955년 충남 홍성군에서 태어난 정 시인은 우연히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접하고 처음으로 시인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가난한 가정형편 탓에 진학도 포기한 채 돈을 벌어야겠다고 작정하고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전했다. 잘 곳이 없어 대형 냉동고나 가마솥에 숨어 지내기도 했다.
어렵사리 영세 에나멜 동선 제조업체에서 자리를 잡았으나 석면과 독한 화공약품 등에 노출된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인해 건강을 잃었다.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한 대가로 얻은 것은 직업병뿐이었다.
문학에 대해 꿈을 놓지 않고 공장 작업장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파지에 시를 쓴 정 시인. 세상은 그를 노동자 시인이라 부른다.
시를 통해 그는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을 말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며 가난과 병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 사이의 연대를 강조했다.
정 시인은 "유년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자전적 산문에 관련 시 한 편이 배치된 이 산문집에 특별한 애착이 있다"면서 "제 인생 후반기를 맞아 자신을 점검해 보고 싶었고, 문자화시켜 놓은 지난날 그 거울을 들여다보며 앞으로의 삶의 길을 닦고 싶었다"고 책에 대한 의미를 밝혔다.
[ 경인일보]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새로나온 책]파지에 시를 쓰다 / 2019.09.27
링크 : http://www.kyeongin.com/main/view.php?key=20190926010009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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