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남 시인 첫 시집 발간
임신·출산·양육 기록 시로 담은 ‘성규의 집’
‘소변 결과 임신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산부인과에 갔다. 초음파 진단을 했다./ “아기가 보이지 않아요, 심장이 뛰는 것이 없는데요”/ 절망하고 검사대에서 내리려는데, 질 속으로 초음파를 해보자고 했다./ 심장이 박동하고 있었다./ 아기가 애기집의 아래쪽에 자리잡고 앉은 것이다./ 심장이 세상에 노크했다./ 쿵쿵쿵쿵’ (‘첫 만남’)
진주지역에서 활동 중인 정진남 시인의 새 시집 ‘성규의 집’이 발간됐다. ‘성규의 집’은 시인의 삶이자 가족의 풍경인 ‘성규’를 중심으로 시인의 내면을 다루고 있다.
정 시인의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은 ‘아무 문제가 없어 문제입니다’를 시작으로 유산의 아픔, ‘첫 만남’을 통한 아이와의 만남에 대한 기쁨, 산달을 지나 ‘태초’에 이르기까지 출산에 이르는 경험들을 담담히 담아냈다. 2~3부에서는 ‘성규’와 시인을 비롯한 가족이 살아가는 단편을, 4부에서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인과 남편, ‘성규’에 대한 이야기를 읊고 있다.
해설을 통해 맹문재 문학평론가(안양대 교수)는 “정진남 시인의 작품들은 여성이 치르는 임신, 출산, 양육, 교육 등과 관계된 의지와 감정을 통해 모성이 얼마나 위대하고 숭고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며 “평등한 관계로 함께 실천하는 모성이야말로 공동체적인 인간 가치를 이룰 수 있는 길이다. 정진남 시인의 작품들은 모성의 숭고함을 넘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진남 시인은 하동 출생, 신문사 기자직을 거쳐 지난 1997년 생긴 진주여성민우회에서 ‘여성주의 상담’과 여성학 도서와 관련한 일을 했다. 정 시인은 시민 단체 활동과 함께 시작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 [경남일보] 김귀현 기자 k2@gnnews.co.kr 201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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