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식 시인 |
박노식 시인(56)이 첫 시집 ‘고개 숙인 모든 것’을 푸른사상 시선 75번째권으로 펴냈다.
고요 속에 움직이는 존재들의 가치와 의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시편들이 수록된 이번 시집은 인간이 지닌 착한 본성과 강인한 생명력을 정중동의 실체로 확인시켜준다는 평이다.
쉰넷이라고 하는 나이로 등단했으니까 그는 늦깎이 시인이 맞다. 하지만 시에 대한 열정만큼은 청년이다. 그를 만나보면 잔정이 많은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그래서일까. 시편들마다 순박하다. 광주를 떠나 전남 화순군 한천면 오지에 머물며 시창작을 한다. 요란한 시적 장치 또한 없다. 산골에서 침잠하는 시간과 함께 보내는 시적 자아는 ‘종일 햇볕이 머문 지붕은 그늘이 들면서 앓는’(‘그늘’) 것처럼 그 지붕과 그늘을 넘나들며 촌부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듯하다. 애초 촌부가 아닌, 스스로 촌부로 강제편입시킨 그의 삶들은 ‘안이 빈 사람이 드물어서 올 가을도 외로울까’(‘백로’)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오지에서 기거하는 것보다는 ‘오늘 하루가 빠져나가서 손금이 가’(‘가을 저녁’)벼워지는 삶이 버릇처럼 굳어질 까 조바심스럽다.
분명한 것은 ‘담벼락’(‘노랑할미새’)에 숨지 않고, ‘진흙터널’(‘백양사에서’)을 빠져나오기 위한 시인의 시적 여정이 계속될 것이다.
김준태 시인은 추천의 글을 통해 “이 봄에 먼 산자락, 아주 작은 마을에서 ‘소슬한 시’가 찾아와 잠시 명상에 젖게 한다. 어쩌면 구시월 바람 소리 같은 소색임으로 다가오는 그런 애잔함의 반짝거림…흙에 바탕을 둔 가만가만한 자연과의 소통에서 빚어진 질 고운 서정…요즘 한국 시단에서 귀히 여겨도 좋을 그런 시가 찾아와 고개를 끄덕거리게 한다”고 밝혔다.
박노식 시인은 광주 출생으로 조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수료했다. 2015년 ‘유심’에 ‘화순장을 다녀와서’ 등 5편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문단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출판기념회는 오는 7월14일 오후 6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옛 금남로 광주가톨릭센터) 7층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광남일보] 고선주 기자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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