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속 공동체·반성·생태 공간 분석 '오롯이'
이성부 주제 다룬 국내 1호 박사학위 논문 평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어디 뻘밭 구석이거나/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지쳐 나자빠져 있다가/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흔들어 깨우면/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후략…(시 ‘봄’)고 노래했던 광주출신 이성부 시인(1942~2012)에 대한 연구서가 출간됐다.
지난 2월 광주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으로 제출된 뒤 단행본으로 최근 나온 백애송(광주대 외래교수)씨의 ‘이성부 시에 나타난 공간 인식’이 그것으로, 이성부 시인에 대한 삶과 시문학세계를 촘촘하게 분석해내고 있다.
이성부 시인의 작품들을 수집, 정리하고 원본을 확정했으며 연보의 사실 관계를 확인, 연구의 기본 토대를 마련한 저자는 시인의 시에 나타난 공간들에 주목했다.
저자는 핵심적인 매개로 활용되는 ‘공간’이 시인의 시세계를 견고하게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원전을 종합하고 검토·활용, 시인이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특히 시인의 시에서 공간은 그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시를 끌고 가는 핵심적 주제로 파악한다.
시인은 공간들을 순환과 공동체, 반성과 의지, 초월과 생태의 공간으로 접근한다.
이를테면 순환의 공간에서는 떠남과 되돌아옴 및 평등의 삶을, 공동체의 공간에서는 민중과 남도의식의 삶을, 반성의 공간에서는 5월 광주와 죄의식 탈피의 삶을, 의지의 공간에서는 지리산과 역사적 삶을, 초월의 공간에서는 길과 미지의 삶을, 생태의 공간에서는 환경오염과 문명 비판 및 상생의 삶을 각각 조망하고 있다.
이성부의 지리산 시 속에 등장하는 신라말의 지식인인 고운 최치원에서부터 격동기의 보헤미안 화가로 일컬어지는 양수아, 여성 최초의 산악인 남난희 등의 인물에서부터 길이라고 하는 공간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리산은 아름다움과 슬픔을 동시에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해야 옳다. 지리산을 이루는 구성체들을 통해 삶의 진리를 발견한다. 산으로부터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공간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이 연구서는 1장과 2장에서 공간에 대한 이론과 시에 나타난 공간의 특성에 대해, 3·4·5장에서는 이성부 시에 나타나 있는 공간을 토대로 그의 시를 통해 시인이 공간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각각 다루고 있다.
부록으로 원전이 다른 시와 시인연보가 더해져 이해를 돕고 있다.
한편 이 연구서는 이성부 시인을 단일 주제로 한 첫번째 박사학위 논문의 내용이다. 백씨는 광주대 대학원 시(詩) 파트 문학박사 학위 1호 취득자로 기록되고 있다.
광남일보/2016.08.03/고선주 기자 rainidea@hanmail.net
출처 : http://www.gwangnam.co.kr/read.php3?aid=1470215819239307025&search=%C0%CC%BC%BA%BA%CE
최근에 소개해드린적 있는 백애송 선생님의 『이성부 시에 나타난 공간 인식』이
광남일보에서도 소개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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