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영,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부산일보>, 2014.1.14
'정신분석' 돋보기로 현대시를 읽다
김혜영 평론집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 8년 만에 새 평론집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을 낸 김혜영 씨. 부산일보 DB 익숙한 시를 찾는 독자에게 불편하고 난데없는 시를 들이미는 게 현대시다.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시인들은 늘고, 반면 시를 읽는 독자는 줄어든다. 시가 난해한 것은 삶이, 현대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 오래도록 현대와 현대인을 읽는 틀이 돼 온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을 바탕으로 현대시를 읽는 독법을 제시한 평론집이 나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혜영이 최근 낸 평론집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푸른사상)이다.
정신분석학을 통한 시 읽기는 저자의 오랜 정신적 여정의 결과다. 그 역시 자신의 근원을 놓고 오래도록 고민해 왔고, 미국의 고백파 시인들을 만나면서 정신분석학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들의 시에 등장하는 광기와 우울과 불안이 어느새 내게도 깃들어 있음을 발견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초상, 낯선 이미지 혹은 아득한 무의식이 가슴에 밀려드는 순간이 있다."
그리고 8년 만에 낸 평론집에서 정신분석학을 큰 틀로 삼게 됐다. 저자는 "나라는 존재를 찾고 싶은 욕망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어떤 것과 주변의 타자들에 대한 애증을 추적하는 것이 이번 평론집의 주된 테마"라고 설명한다. 평론집은 현대적 주체들의 욕망과 억압된 무의식에 초점을 둔 1부 '분열된 주체와 무의식', 불특정한 개인이 타자에게 자행하는 폭력과 그 폭력에 노출된 자의 상흔이 시 속에서 구현되는 양상 및 국가 혹은 제도로서 자행되는 폭력을 살핀 2부 '폭력과 유머', 현대사회에서 시를 통해 심리적 외상의 탈출구를 찾는 여성 시인들의 경향을 읽어 낸 3부 '트라우마와 여성시' 등 크게 3부로 현대시들을 독해한다.
동시에 김언 이하석 김유석 신진 서효인 김경수 정채원 허혜정 안효희 등 특징적인 현대시 발걸음을 내디뎌 온 시인들을 두루 살피고 있다. 난해하기만 한 현대시가 뜻밖에 쉽게 읽힐 수 있으며, 현대사회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 독자들에게 내놓으려는 저자의 구체적인 성과들이다.
김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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