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비교문학, 문학이론
한국 현대시와 비교문학
김한성 지음|학술총서 65|160×232×25mm(하드커버)|376쪽
34,000원|ISBN 979-11-308-2169-6 93800 | 2024.8.26
■ 도서 소개
동시대 세계문학의 흐름 속 한국문학에 관한
비교문학적 고찰
김한성 교수(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의 『한국 현대시와 비교문학』이 푸른사상사의 학술총서 65로 출간되었다. 192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한국 현대시와 서구문학, 한·중·일 동아시아 문학 텍스트를 비교하여 한국문학이 지닌 보편적 성격을 규명한 연구서이다.
■ 저자 소개
김한성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동아시아지역학으로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김기림 문학 연구:비교문학적 관점을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부교수이다.
■ 목차
■ 책머리에
서론 : 세계문학의 시각에 서서
1부 조선문학의 세계사적 동시대성에 대한 인식
주요한과 예이츠의 초기 시에 대한 숙고
황석우의 시에서 나타난 여성 형상화
이상화 시에서 드러난 남성 화자의 자기분열
김소월의 시에 나타난 여성성의 의미
한국 낭만주의·모더니즘 시단에 나타난 세대 간의 갈등
2부 모더니즘 시단의 세계문학과의 상호 관련성 추구
이상(李箱)의 「오감도 시제 1호」 다시 읽기
김기림의 『기상도』와 T.S. 엘리엇의 『황무지』의 상호텍스트성
김기림, T.S. 엘리엇, 니체
김기림의 글쓰기에 나타난 반파시즘의 기치
3부 국민국가의 건설과 시대적 보편성의 확립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에 구현된 여성주의
김수영이 중역한 파스테르나크
신동엽의 시와 음악
김지하와 베이다오의 시세계에 나타난 니체적 사유
결론 : 세계문학과의 ‘분리된 연관’으로 현대시 읽기
■ 참고문헌
■ 수록 글 발표지면
■ 찾아보기
■ 책머리에 중에서
한국 현대문학 텍스트를 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시대의 서구문학과 동아시아 문학 텍스트를 같이 놓고 견주어보아야 한다. 하나의 국민 문학사 내에서 수직적인 계보로 이루어진 문학의 전통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학의 보편적 가치를 꿈꾸었던 한국 현대 시인들은 동시대의 세계문학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였다. 식민지 상황에서도, 해방 이후 상황에서도 그들은 자신의 문학이 국민문학의 특수한 가치를 담보하면서도 동시대적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책에서는 한국문학과 외국문학 간의 텍스트 사이에 벌어진 문화 접촉과 충돌의 지점(Cultural Contact Zone)을 상호텍스트성 개념과 연계하여 설명하려 한다. 접촉과 충돌의 지점은 메리 루이스 프랫(Mary Louise Pratt)의 용어로 그녀는 제국과 식민지 간 접촉과 충돌의 지점에 주목하여 제국 출신의 여행자가 식민지를 탐험한 기행문과 일기를 분석한다.
한국의 현대 시인들은 동시대 서구문학, 동아시아 문학과 접점을 맺거나 충돌하면서 상호텍스트성을 구현해왔다. 서구문학, 서구철학, 일본어에 대한 그들의 해박한 지식은 그들의 시 텍스트와 서구 언어의 시, 일본어 시 사이의 문화적 경계를 무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서구 중심주의 비교문학 연구에서 평가절하되어왔던 제국과 식민지 간 접촉과 충돌의 지점이 지닌 의미는 점점 확대되고 강조되어왔으며, 이 확대된 지점에 대한 평가는 국민국가의 경계와 언어의 차이를 지우고 텍스트의 교호작용을 강조하는 ‘상호텍스트성’에 기반하여 이루어질 것이다. 현대 시인이 구현하고자 하였던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교차점은 그들이 추구했던 보편과 특수의 상호 길항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 출판사 리뷰
문학의 보편적 가치를 꿈꾸었던 한국 현대 시인들은 세계문학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동시대 서구문학, 일본문학, 중국문학과 접점을 맺거나 충돌하면서 상호텍스트성을 구현해왔다. 이 책의 저자인 김한성 교수는 세계문학론의 관점에서 한국 현대시문학의 계보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 연구서에서는 한국문학과 외국문학 간의 텍스트 사이에 벌어진 문화 접촉과 충돌의 지점을 상호텍스트성 개념과 연계하여 설명했다. 1920년대에서 1980년대에 이르는 한국 현대시와 서구문학, 동아시아 문학 텍스트를 비교하여 한국문학이 지닌 보편적 성격을 규명하고자 했다.
1부에서는 주요한, 황석우, 이상화, 김억, 김소월 등 1910~1920년대 한국 현대시문학과 서구문학, 일본문학과의 관련성을 살피며 ‘조선문학의 세계사적 동시대성에 대한 인식’을 다루었다. 2부에서는 1930년대 주요 모더니즘 시인인 김기림과 이상의 텍스트를 통해 모더니즘 시단의 세계문학과의 상호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3부에서는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시기에 현대시인들이 서구 및 동아시아 시인들과 어떻게 접점을 통해 국민국가를 건설하고자 했는지를 살핀다. 박인환, 김수영, 신동엽, 김지하 시인을 대상으로 하여 그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민주적 국민국가 건설을 위해 어떤 시적 모티프를 외부의 모티프와 결부시켜 상호텍스트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지속적으로 여러 언어로 번역되고 있는 한국문학은 이제 한국문학 내의 테두리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세계문학과 연관성을 지니고 나아갈 기회를 갖게 되었다. 한국 현대시가 단지 한국문학이 아닌 세계문학으로 나아가기를 이 연구서는 지향하고 있다.
■ 책 속으로
마리서사에서 김기림과 대화를 종종 주고받았던 후배 시인 김수영은 김기림처럼 전통이 소멸하는 시대를 산 시인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가 활동한 1960년대는 분단되었지만, 해방된 한국이 나름의 문학 전통을 비로소 만들어보자고 외쳤던 시대였다. 김수영은 전통을 어떻게 일구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동시대 일본문학과 영미 문학작품을 열심히 읽는 데 그 해답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동시대의 일본문학과 영미 문학작품과 비평을 열심히 소개하고 번역하는데, 예이츠의 배타적이지 않은 민족주의적인 정신이 새로운 젊은 세대가 이끌 한국의 건설에 필요하다고 보았다. 예이츠의 비잔티움으로의 항해가 김기림에게 세대 구분의 영감을 주었던 반면, 김수영에게는 영원한 제국, 비잔티움과 같은 이상적인 국가 건설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던 것이었다.
(128쪽)
파스테르나크는 스탈린 이데올로기의 허위의식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간과된 자연으로 눈을 돌려 이데올로기에 앞서는 자연의 위대함을 시로 노래하였다. 그는 이데올로기가 만들어낸 길은 하늘의 길, 즉 빈 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김수영이 이 작품을 텅 빈 길, 즉 공로(空路)로 번역한 이유는 이런 뉘앙스를 살린 번역이 아니었을까 한다. 김수영 역시 전통 만들기라는 선택과 배제의 이분법에서 눈을 돌려 거대한 뿌리 찾기는 주변의 보잘것없는 것부터 바라보기라는 역설을 보여주었다. 그는 파스테르나크의 작품 가운데 이러한 전통 찾기의 고뇌가 드러나는 작품을 선택하여 국내에 번역·소개하였는데, 이는 번역자로서 자의식을 상당 부분 노출한 것이다. 그에게 번역은 작품 선정부터 자신의 주체적 의사가 표출되는 작업이었던 것이었다.
(301쪽)
최근 한국음악과 드라마 붐이 한국문화를 바라보는 전 세계적 시야에 다소 간의 균열을 내고 있음이 발견된다. 한국문학을 K-pop, K-drama로 이야기하는 한류 현상과 같이 K-문학과 같은 새로운 용어로 지칭하고자 하는 다소 과감한 시도도 이와 같은 목적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여겨진다. 서구문학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문학의 헤게모니에서 다소 열세에 놓여 있었던 한국문학은 서구문학, 나아가 같은 시대의 동아시아 문학과 대등하게 겹쳐 읽기를 시도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이해되고 향유되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한류 문화 현상이 세계무대에서 향유되고 소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평 획득을 위한 노력이 요청된다.
(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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